구약성경에 등장하는 전략가 느헤미야에 대한 두 번째 글이다. 우리는 역사에 등장하는 전략가들에 대하여 익숙히 들으며 자랐다. 중국의 제갈량, 손자, 모택동, 한국의 김유신, 광개토대왕, 을지문덕, 이순신, 미국의 패튼, 맥아더, 프랑스의 나폴레옹, 영국의 처칠, 넬슨, 크롬웰 등등으로 손꼽자면 끝이 없을 것이다.

우리 겨레가 좁은 한반도에서 강대국들에 둘러 싸여 숱한 외침을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나라를 유지하여 올 수 있었던 데는 많은 전략가들이 겨레가 위기를 당하였을 때마다 역량을 발휘하여 국토와 국민을 지켜온 덕분일 것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 겨레의 위기를 튼튼히 지켜 나갈 전략가가 등장하지 못한 점이 아쉽고 아쉽다.

다시 느헤미야에게로 돌아가자. 그는 소년시절에 바벨론에 포로로 끌려가 각고의 세월 속에서 입신하여 왕국에서 왕을 보좌하는 측근으로 발탁되어질 수 있었다. 그러나 그의 잃어버린 조국에 대한 겨레사랑은 한결 같았다. 허물어진 조국 이스라엘을 어떻게 회복시킬 것인가가 그의 영원한 기도 제목이요 삶의 뿌리였다.

고국에서 그를 방문한 동생을 통하여 고국의 비참한 실정을 들은 후 그는 먼저 금식하며 조국의 역사회복을 위하여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나갔다. 끈기 있게 하나씩 하나씩 필요한 준비에 전념하였다. 기회가 올 때까지 기다리면서 기회가 왔을 때에 대처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어 나갔다. 기회가 오도록 기다리면서 기회를 만들어 나갔다.

그가 모시는 왕이 금식으로 수척하여진 그의 얼굴을 보고 사연을 물었다. 이때 대답을 잘못하면 불충성한 신하로 몰리게 되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묵념으로 기도하며 대답하였다.

"왕이 내게 이르되 네가 무엇을 원하느냐 하시기로 내가 곧 하늘의 하나님께 묵도하고 왕에게 이르되 왕이 만일 좋게 여기시고 종이 왕의 목전에서 은혜를 얻었사오면 나를 유다 땅 나의 조상들의 묘실이 있는 성읍에 보내어 그 성을 건축하게 하옵소서" (느헤미야서 2장 4절, 5절)

얼마나 지혜로운 대답이며 얼마나 치밀한 전략에서 우러난 대답인가! 그가 그냥 허물어진 조국의 성읍 재건하고 싶다고 말한다면 역적 같은 생각을 품고 있노라 의문을 받을 것이다. 그러나 그는 만인이 가지는 조상에 대한 효도를 앞세워 왕의 마음을 움직이는 대답을 하였다. 허물어진 조상의 묘실을 재건하고 싶노라면서 예루살렘 성을 재건하려는 의도를 완곡하게 간청하였다.

이 대답을 들은 왕이 그를 효심이 지극하다면서 그를 고국의 총독으로 파송하였다. 그의 꿈이 이루어질 수 있는 길이 시작된 것이다. 그의 탁월한 전략적 지도력을 마음껏 발휘할 수 있는 길이 열린 것이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