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에는 숲으로 가자] ③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

연둣빛 이파리 사이로 살금살금 햇살이 스민다. 한 발자국씩 걷는 길마다 풀내음, 나무내음 자연의 향기가 실려온다. 살랑이는 바람은 더위를 식힌다. 산림청은 잘 가꿔진 우리 숲의 가치를 높이고 국민에 널리 알리기 위해 매년 국유림 명품숲을 발표한다. 올해는 가족이 함께 찾아가면 좋을 휴양·복지형 명품숲이 10곳 선정됐다. 이제, 숲의 매력에 빠질 때다. 올 여름에는 숲으로 가자.(편집자 주) 

남부지방산림청은 1967년 개청이후 50년간 산림녹화 및 지속가능한 국유림 경영에 매진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전국 대표 명품숲으로 손꼽히는 울진 소광리 금강소나무숲은 CNN이 선정한 ‘세계 50대 트래킹 장소’이자 농림축산식품부 ‘한국관광 100선’에 선정되는 등 어쩌면 국유림 명품숲으로 지정되는 것이 당연한 듯 느껴진다.

하지만, 금강소나무숲이 우리나라 대표숲으로 자리매김하기까지 과거로부터 오랜 산림보전의 역사가 존재한다.

수백년 금강소나무숲 보호의 역사

黃腸封界(황장봉계) 地名 生達峴(지명 생달현) 安一王山(안일왕산)
大里當城(대리당성) 周回(주회) 山直命吉(산직명길)
(황장봉산의 경계지는 생달현, 안일왕산, 대리, 당성으로 정하고 산지기 명길에게 지키도록 하였다)

이 글귀는 금강소나무 입구에 자리잡은 황장봉계표석에 기록된 문구이다. 조선 숙종 6년(1680년) 금강소나무숲의 황장목을 보호하기 위해 나라 허락 없이 입산을 금지한다는 왕명을 담은 것으로 금강소나무숲이 조선시대부터 그 중요성을 인정받아 특별히 관리받아온 곳임을 알려준다.

이후 일제의 자원 수탈과 한국전쟁의 피해에서도 접근이 어려운 오지에 위치한 까닭에 백두대간 주변 금강소나무가 멸종되다시피 할 때에도 그 명맥을 유지했고 한국전쟁을 무사히 넘긴 숲은 1959년 육종보호림으로 지정된 이후 47년이 지난 2006년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제한되었다.

산림청은 1982년 울진 금강소나무숲 1610ha를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으로 최초 지정하고 현재 3705ha로 확대 관리하고 있다. 이와 함께 2013년 금강소나무 생태관리센터를 건립해 산림유전자원보호구역 내 우수 산림유전자원을 보호·육성하고 산림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한 다양한 사업과 연구·모니터링을 진행해오고 있다.

이렇게 보호된 금강소나무 숲에는 꼬리진달래, 세잎승마, 꼬리겨우살이 등 산림청 지정 희귀식물 20종과 특산식물 20종이 서식하고 있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멸종위기종 1급인 산양을 비롯해 삵, 담비, 하늘다람쥐 등 다양한 동식물들이 어우러져 살고 있다.

더욱이 보호수로 지정된 500년소나무(1995년), 못난이소나무(1995년), 대왕소나무(2014년)는 금강소나무숲을 찾는 탐방객들에게 숲의 역사와 의미를 되새겨주는 상징이 되고 있다.

사람과 자연,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징검다리

금강소나무숲길은 산림청이 국비로 조성한 첫 번째 숲길로 자연 그대로를 살린 친환경적 숲길이다. 2009년부터 조성되어 현재 6개 구간 74.1km가 개설되었으며 전국 최초로 예약탐방형 가이드제로 운영되고 있다.

과거 보부상들의 애환이 고스란히 담겨있는 숲길은 단순한 관광이 아닌 산림의 보전적 활용 중심으로 자연존중·학습·산촌마을체험 등을 중시하며, 산림청뿐 아니라 지자체, 지역주민, NGO가 숲길운영에 참여하는 숲길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금강소나무숲길은 자연과 사람이 공존하는 생태관광, 여행객 스스로 최소한의 발자취만 남겨 생태계를 보전하는 책임여행, 여행경비를 지역주민 소득창출로 연결하는 공정여행을 지향하고 있다.

특히, 숲길운영에 지역주민의 참여를 지속적으로 확대하여 다양한 경제·사회적 이익을 환원하고 있다. 지난해 마을 공동체에서 숲길 탐방객들에게 민박과 도시락을 제공하여 2억 3천만원의 소득을 창출했고 숲해설가, 숲길체험지도사 등 지역주민 20명에게 일자리를 제공하기도 했다.

지역사회의 랜드마크로 성장하는 국유림 명품숲

금강소나무숲은 예약탐방과 가이드제, 민관협력 거버넌스로 운영되는 생태관광의 대안 모델로서 빠르고 편한 것만을 추구하는 현 시대에 다소 불편함을 느끼게도 한다. 하지만 수백년의 보호·관리의 역사를 통해 금강소나무숲이 현재까지 보전되어온 것처럼 우리들도 미래세대를 위해 이 숲을 지속적으로 가꾸고 보전해야 할 의무가 있다. 

현재 산림청과 문화재청이 추진하고 있는 울진 금강소나무숲에 대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등재 추진도 이러한 일련의 과정으로 금강소나무숲의 우수성을 전세계에서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다.

명품숲이란 단어의 이면에는 오랜기간 숲을 가꾸고 보전해온 많은 이들의 노력이 담겨져 있다. 이제까지 그래왔던 것처럼 산림청은 전국의 숲을 가꾸고 보전하여 사람과 자연이 생명으로 공존하는 명품숲을 지속적으로 조성·발굴해 나갈 것이다.

작은 불편과 작은 제한이 숲을 지키고 미래에 희망을 만들어가는 원동력이 된다는 것을 전국의 명품숲을 찾는 모든 분들이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산림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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