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목사로 일생을 마무리함에 가장 중요한 일 중의 하나가 후계자 내지 후임자를 잘 세우는 일이다. 후임자를 그릇되게 세우면 자신이 평생에 쌓은 선한 목회가 단기간에 허물어지게 된다. 나는 이 점에 있어서는 뼈아픈 경험이 있다. 이 점에 대하여서라면 나는 좋은 목사 축에 들지 못한다. 7년 전 70세 나이로 구리두레교회를 은퇴할 때에 후임자를 잘못 세운 과(過)를 범하였기 때문이다.

구리두레교회는 내가 1997년 3월 1일 주일에 10여명의 교인들로 개척교회를 시작하여 15년간 목회한 후에 70세 은퇴 나이가 된지라 퇴임 1년 전에 10여년 가까이 장학금으로 유학을 시킨 두레장학생 출신 중에서 한 명을 후임 목사로 세웠다. 물론 내가 당회와 교인들에게 추천하여 세운 후임이다. 그런데 부임한지 1년이 지나지 않아 교회가 수라장이 되었다.

공부는 할 만큼 하였는데 인격과 영성이 뒤따르지 못한 탓이다. 그런 내면세계를 알아보지 못하고 후임으로 세운 책임을 나는 벗어날 수 없다. 퇴임 시기 6천명 교인들이 불과 2, 3년 만에 상처 받고 분열되고 뿔뿔이 흩어졌다. 교인들이 받은 상처를 생각하면 지금도 뼈아프게 나의 책임을 통감한다. 후임자를 그릇 세우면 자신도 미처 모르는 사이에 나쁜 목사가 되고 만다.

후임자를 책임 있게 세운 성경의 사례로 모세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모세는 40년간 이스라엘 백성들의 영도자로 지낸 후 자신이 하늘나라로 갈 때가 가까운 줄을 짐작하고는 하나님께 바른 후임자를 세우게 해 달라고 간청하였다.

"모세가 여호와께 여짜와 이르되 여호와, 모든 육체의 생명의 하나님이시여 원하건대 한 사람을 이 회중 위에 세워서 그로 그들 앞에 출입하며 그들을 인도하여 출입하게 하사 여호와의 회중이 목자 없는 양과 같이 되지 않게 하옵소서" (민수기 27장 15절~17절)

모세는 이같이 바른 후임을 위하여 절실한 마음으로 기도 드렸다. 하나님께서 모세의 기도에 응답하시어 한 사람을 지명하셔서 후계자로 세우게 하셨다. 모세가 가장 잘한 일 중의 하나이다.

"여호와께서 모세에게 이르시되 눈의 아들 여호수아는 그 안에 영이 머무는 자니 너는 데려다가 그에게 안수하고 ... 이스라엘 자손의 온 회중을 그에게 복종하게 하라" (민수기 27장 18절~20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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