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308회]

3.재위 13년중 10년간 원정하며 33세에 세상을 떠나다.
알렉산더는 힌두쿠시를 가로질러 남하하여 카이버 고개를 지나 인도로 진입해 펀자브를 통과하고자 했다. 알렉산더의 진군을 막아선 것은 펀자브 일대를 지배하는 포루스 왕이었다.

히다스페스 강에서 치러진 전투에서 알렉산더는 다른 전투보다 상대적으로 큰 희생을 치르고 승리했다. 그러나 알렉산더는 포루스 왕이 그 지역을 계속 통치하도록 했다.

히다스페스 강 전투 이후 원정군은 계속 진군했지만, 하루 60~80킬로미터를 걸으며 수많은 전투를 치르는 사이 지친 병사들은 귀국하기를 바랐다. 더구나 지금까지 마주한 적들보다 훨씬 강한 적이 있다는 소문마저 나돌았다. 열병과 기후 악조건도 심했다.

사실상 진군을 거부하는 병사의 뜻을 접한 알렉산더는 사흘을 기다리며 병사들의 맘이 바뀌기를 기다렸지만 소용이 없었다. 결국 귀환을 결정한 알렉산더는 기원전 326년 11월 인더스 강을 따라 남하하여 이듬해 7월 인도양에 도착했다. 이후 서쪽으로 방향을 틀어 발루치스탄 사막을 거쳐 기원전 324년 초 페르시아의 페르세폴리스로 돌아왔다. 

알렉산더는 여러 지역에 조폐소를 만들어 페르시아 제국에서 입수한 막대한 금을 화폐로 바꾸어 제국 전역에 걸친 경제권을 형성하려 했고, 바빌론을 수도로 삼아 제국을 안정시키려 했지만, 기원전 323년 6월 13일 바빌론에서 세상을 떠났다. 재위 기간 13년 중 10년을 원정으로 보내며 대제국을 건설한 그의 나이 33세 때였다.

바빌론에서 알렉산더는 새로운 원정과 탐사 계획을 세우고, 제국을 안정적으로 통치하기 위한 구상을 하는데 바빴지만, 심신의 과로와 제국 운영이라는 사명의 중압감, 원정 때 입은 여러 차례의 부상(그는 후방에 남아 있지 않고 직접 전투에 가담해 용맹하게 싸웠다.) 후유증이 그를 괴롭혔다. 그런 상태에서 걸린 열병이 과도한 음주로 악화되어 더 이상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했던 것이다.

4. 알렉산더의 유산, ‘동서 문화의 교류와 융합’
‘헬레니즘 세계의 형성’
그의 사후 제국은 세 나라로 갈라졌지만, 알렉산더 이전과 이후는 결코 더 이상 같을 수 없었다. 알렉산더 사후 박트리아 지역의 그리스인과 마케도니아인들은 힌두쿠시를 가로질러 캘커타 지역에 이르는 인도를 정복했고, 간다라로 불리는 카이버 고개 지역에서는 동서양이 절충된 새로운 예술양식, 간다라 미술로 불리는 양식이 탄생했다.

알렉산더는 정복지의 관습과 제도를 인정하고 융화 정책을 폈기 때문에, 그리스 문화가 확산되면서도 각 지역의 문화와 융합되어 새로운 문화가 탄생 할 수 있었다.

기원전 330년경부터 이집트가 로마에 정복당하는 기원전 30년에 이르는 약 300년의 시기, 즉 헬레니즘 시대는 알렉산더가 연 시대였다. 헬레니즘 시대는 로마제국의 토양이 된 것은 물론, 이후 비잔틴 세계, 이슬람 세계, 서유럽 세계에도 공통의 유산으로 영향을 미쳤다.

헬레니즘 시대인 기원전 2세기의 역사가 폴리비오스는 이렇게 말했다. “과거의 세계는 단절된 사건들 뿐 이었지만 이제 역사는 진정으로 연결되었다. 유럽과 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사건이 아시아의 사건과 관련되어 있다.”

역사가에 따라서는 헬레니즘 시대를(고전시대) 그리스 문화의 쇠퇴기로 보기도 하지만, 그리스 문화의 융합적 보편화와 확산의 시기로 평가하는 시각도 많다.

물론 알렉산더의 정복 전쟁은 살육과 파괴로 피정복민 에게 크나큰 고통을 안겨준 것도 사실이다. 그는 대부분의 세월을 원정으로 보내다가 젊은 나이에 세상을 떠난 탓에, 제국을 안정시키고 다스리는 정치가로서의 면모를 본격적으로 보여줄 기회도 사실상 없었다.

말년에는 격분과 우울을 오가며 비정상적인 행동을 보이기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편협한 세계인식에서 벗어나 세계주의를 지향하며 지리적, 문화적, 상업적 측면에서 사람들의 세계 인식을 확장시키고 보편주의가 자리 잡을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은, 그의 정복사업이 남긴 분명한 유산이다.

오늘도 알렉산더 대왕처럼 일만명의 병사의 이름은 외우진 못하지만, 주위의 지인 몇사람은 이름을 기억하는 화요일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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