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효의 세상이야기 [제 2.298회]

이건희, 정주영, 박정희, 이순신, 세종대왕 등 걸출한 인물들이 단골리더 리스트들이다. 역사학자들이 최고의 왕으로 꼽는 정조는 이 리스트에 올라본 적이 없다.

21세기 한국인들은 이제 정조대왕의 리더십을 한번 되돌아 봐야 할 것이다. 그가 어떤 꿈을 꾸었으며, 
그 꿈을 실현하기 위해 무엇을 어떻게 했는가. 그리고 그의 원대한 구상이 왜 좌절됐는가를 진지하게 살펴봐야 할 것이다.

뒤주 속에서 한 많은 생을 마친 사도세자의 아들인 그는 정치적으로 소수파였다. 그는 우선 청론 사류의 정치적 입장을 수용하면서 도덕 군주를 표방했다. 외척을 물리치고, 현신들을 가까이 둠으로써 정치의 도덕성을 추구했던 것이다.

그는 또 모든 정치를 학문에 기초를 뒀다. 오늘 날 관점에서 보면 지식 기반 정치를 추구한 셈이다. 특히 규장각을 설치하여 정치에 필요한 국내외 지식 체계를 정비했다. 또 규장각에 우수한 학자들을 유치하여 인재 양성에도 힘을 쏟았다.

정조대왕은 열린 정치를 추구했다. 정조시대에는 국가통치 이데올로기로서 성리학의 권위에 대한 도전이 거세게 일어났었다. 서울 경기지역에 근거를 둔 경화사족 중 일부는 청나라 학문과 문물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며 북학을 유행시켰다.

또 기호 남인들은 새로운 학문으로서 서학(천주교)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려고 시도했다. 정조는 이런 기류에 대한 전통 성리학자들의 반발을 무마하며 새로운 학문의 유입을 간접적으로 지원했다. 스스로 주자학의 적통임을 자부하면서도 새로운 지식을 수용하는데 열린 자세를 보였던 것이다.

정조대왕은 새로운 건설자로서 기업가적 정신을 보여 줬다. 그는 당대 최고의 지식인들을 동원하여 수원 일대에 신도시를 건설했다.  오늘날 한국경제의 중추 역할을 하고 있는 삼성전자가 정조대왕이 미래를 위해 건설한 수원에서 태동하게 된 것도 우연은 아니었으리라.

한반도라는 삶의 무대는 숙명적인 면을 지니고 있다.  역사적으로 사상이든지, 기술이든지 막히고 고일 때 쇠락의 길로 갔다. 외래 문물을 받아들이고, 이를 주체적으로 재창조 할 때 번영하고 안정을 구현했었다. 불교, 유교, CDMA, 게임 등 한반도를 대표하는 문물들의 공통점은 무엇인가?

비록 외래 문명이지만 한반도에서 찬란하게 꽃을 피웠다는 점이다. 이들 문명을 처음부터 우리 것이었다고 우기면 세상에서 ‘바보’가 된다. 또 처음부터 우리가 세계적인 문명을 혼자서 만들겠다고 해도 역시 ‘바보’가 될 것이다. 분수를 넘어서기 때문이다.

한반도 공동체에서 요구하는 역사적 리더쉽은 
CEO(Clean, Electronic, Open)적인 것이다.

깨끗하며, 정보화 마인드를 갖추고 있으며, 개방적이야 한다. 그러면서도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 할 수 있는 산업 마인드(Chief Executive Officer)를 지녀야 한다.

정조대왕 CEO 리더쉽은 오늘 날 한국인들에게  ‘희망의 빛’이다. 보통 한국인들의 마음은 심한 상처를 입고있다.  누구를 존경한다고 공개적으로 말하기가 무섭다. 입장이 다르면 아귀처럼 달라 들어 할퀴고 물어 뜯기 일쑤다. 

정조대왕이 현대사에서 한번도 우상화되지 않았던 것이 다행스럽다. 그는 특정 정파의 이데올로기에 맞는 우상화의 대상이 아니다.  우리가 우리의 문제를 푸는데 필요한 ‘살아 있는 역사’적 전통이다. 특히 디지털 문명시대를 맞아 막 꽃을 피우고 있는 한반도 정보사회 문명에 정통성과 자부심을 채워주는 희망의 빛이다.

비가내린 후의 맑은 날을 맞이하네요.
한 주일 동안 수고가 많으셨습니다.
평안한 주말이 되시기를 응원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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