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제 2.288회]

2002년 한일월드컵을 통하여 TV시청률에서도 알 수 있듯이 히딩크의 등장은 축구에 대한 인식과 재미를 한 차원 높여주는 계기가 되고 있다.

한마디로 스타탄생이다. 축구 대표팀 내부에도 상당한 변화가 일어났다고 한다. 선수들간에 경쟁심이 높아지고 훈련 분위기가 진지해졌다.

무엇보다도 선수들이 '열심히 뛰면된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생각하는 축구'를 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이러한 히딩크식 축구가 과연 성공을 거둘지는 알 수 없지만 분명한것은 그가 고질병을 앓고 있는 한국축구에 새로운 바람을 불러일으키고 있으며 설혹 그의 실험이 실패하더라도 비싼 돈이 아깝지 않으리라는 점이다.

☆ 정신력 강조하는 ‘심리전 리더십’
거스 히딩크 감독은 심리전(心理戰)의 대가이자 스포츠계에서의 리더십이란 무엇인가를 보여주는 표상이다.

히딩크 감독이 이뤄낸 두 차례의 월드컵 4강 진출과 한 차례의 유럽 챔피언스리그 우승,  그리고 한 차례의 4강 진출은 모두 자신이 이끄는 선수들의 정신력과 심리적인 일치단결을 탁월한 용병술을 통해 100%까지 이끌어 냈기 때문에 가능한 것이었다.

특히 세계 축구의 변방인 한국 대표팀을 이끌고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 4강 신화를 일궈낸 것과 네덜란드  PSV 에인트호벤에서 유럽 톱클래스의 선수 한 명 없이 이룬 챔피언스리그 우승(1987~1988 시즌), 그리고 올 시즌 4강 진출은 히딩크 감독의 지도력을 빼고서는 모두 설명이 불가능한 일이다.

히딩크 감독의 리더십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점은 자신이 이끄는 팀 선수들의 심리상태를 장악하고 확실한 동기부여를 통해 자신감과 성취욕을 이끌어내는 것이다. 또, 프로스포츠와는 필연적인 관계인 언론 관계에 매우 능숙하다는 것이다.

이 가운데 히딩크 감독이 팀 관리에서 가장 공을 들이는 부분은 팀의 대표적인 스타플레이어를 확실한 자신의 부하로 만드는 일이다. 팀의 대표격 선수를 굴복시키면 팀 관리는 저절로 이뤄지기 때문이다. 히딩크 감독의  ‘스타 길들이기’와 관련해서는 유명한 일화들이 있다.

☆ ‘선수 길들이기’의 달인
1980년대 말 PSV 에인트호벤에서 지휘봉을 잡고 있을 당시 히딩크 감독은 브라질의 떠오르는 스타였던 호마리우를 영입했다. 그러나 브라질 선수 대부분이 그렇듯 호마리우의 성격은 지나치게 자유로웠다.

지금도 그렇지만 PSV는 당시에도 경기 당일을 제외하고는 거의 오전 10시에 팀 훈련을 시작하는데 호마리우는 매일 정확하게 10시에 맞춰서 클럽하우스에 나타나곤 했다.

10시가 훈련시작 시간이면 다른 선수들은  9시30분 쯤 나와 훈련복으로 갈아입고, 훈련시작 10분 전에는 코칭스태프로부터 오늘의 훈련 내용을 듣는 등 준비를 하게 마련이다.

그런데 호마리우는 언제나 딱 10시에 맞춰서 나타났고, 그래서 정작 훈련을 위해 그라운드에 나오는 것은 항상 다른 선수보다 늦었다. 더구나 코칭스태프로부터 훈련내용을 듣는 일은 거의 없었다.

상황이 이랬지만 10시를 넘기면 벌금을 내도록 팀 규칙이 정해져 있어 히딩크 감독으로서는 마땅히 질책 할 방법이 없었다. 그래서 낸 꾀는 이랬다. 

히딩크 감독은 “내일 10시에 경기와 관련한 팀 미팅을 할 예정이니 절대 늦지마라. 늦으면 평소의 벌금 두 배를 매기겠다”고 공개적으로 경고 메시지를 보냈다.

그리고 다음날 아침 히딩크 감독은 자신의 시계 바늘을  10분 앞당겨뒀다. 물론 다른 선수들은 평소처럼 30분 전부터 클럽하우스로 나왔지만 10시에 꼭 맞춰 나타나던 호마리우는 이날도 모습을 찾을 수 없었다.

히딩크 감독은 작전대로 10시10분 전부터 회의를 시작 했다. 팀 전원이 회의 중인 가운데 호마리우는 정확히  10시 클럽하우스의 문을 들어섰다. 그리고는 ‘정각에 나왔으니 아무 문제가 없지 않느냐’는 표정으로 자리에 앉았다.

그러자 곧 “왜 늦어놓고 아무 말도 없이 자리에 앉느냐!  팀 전원에 사과하고 벌금을 내라!”는 히딩크 감독의 불호령이 떨어졌다.

호마리우는 벽에 걸린 시계를 가리키며 “지금이 딱 10시인데 무슨 사과와 벌금이냐”고 항의했지만 히딩크 감독의 답변은 예상을 뛰어넘었다.

“내가 말한 10시는 지금 내 손목에 차고 있는 시계의 시간으로 정한 것이다. 내 시계는 이 팀의 보스인 감독의 시계이고 지금은 10시 10분이다. 억울하면 다른 팀을 알아봐라!”

호마리우는 잠시 억울한 표정을 지었지만 벌금을 내고 사과를 하지 않을 수 없었다. 이후부터 그는 다른 선수들과 마찬가지로 훈련시작 30분 전에 클럽하우스에 나왔다. 히딩크 감독은 원하는 것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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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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