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부) [제 2.171회]

미국 필라델피아의 한 빈민가에서 4회전 복서로 근근이 입에 풀칠하며 살아가는 청년이 있었다. 그에겐 미래가 보이지 않았다. 암울했지만 삶을 지탱하게 하는 유일한 힘은 그가 짝사랑하는 애완동물 가게의 점원 아가씨 애드리언이다.

어느 날 그에게도 기회가 왔다. 헤비급 세계 챔피언이 독립기념일의 이벤트로서 무명의 복서에게 도전권을 준 것이다. 챔피언의 핵주먹에 15회를 버텨내는 것이 그의 유일한 목표였다.

드디어 결전의 날이 왔고 청년은 방심한 챔피언을 먼저 다운시키는 등 선전을 하면서 결국에는 15회를 견딘다. 비록 판정패를 했지만, 인간승리의 주인공인 그에게 마이크가 집중되고 그는 “애드리언!”을 외친다.

아마도 50~ 60대 장년들은 이 영화를 잘 기억할 것이다. 무슨 영화일까? 1976년에 개봉된 ‘록키(Rocky)’다. 암울했던 70년대 사람들은 자신의 처지에 빗대 이 영화를 보면서 열광했다.

이 글을 읽고 있는 여러분도 어쩌면 록키의 극적인 마지막 장면을 보면서 “와!” 하고 박수를 쳤을 것이다. 손자병법의 손자가 영화를 봤다면 어떻게 말했을까? “어이구, 한심한 친구…. ”아마 이랬을 것이다. 왜냐고? 록키는 손자가 가장 싫어하는 형태의 싸움을 했기 때문이다.

여섯 편의 록키 영화를 보면 하나 같은 공통점이 있다. 마지막 장면이다. 록키가 경기에서 이기든 지든 관계없이 링에 선 그의 눈은 시퍼렇게 멍들고 입은 퉁퉁 부었다. 차마 눈뜨고 볼 수 없다.

그야말로 상처뿐인 영광이다. 손자가 대단히 싫어하는 싸움이다. 이러한 싸움은 가장 피해야 할 싸움이다.

영화 록키의 실제 주인공, 즉 ‘리얼 록키’(Real Rocky)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최근 밝혀졌다. 그가 바로 미국의 복싱선수였던 척 웨프너 (Charles Wepner·1939년 출생) 라고 한다.

60~70년대 헤비급 선수로 활약했던 선수로서 실제로 당시 헤비급 세계챔피언 알리와 경기를 했었는데, 15회까지 버티다가 마지막 19초를 남기고 TKO패를 당했다.

이때 그의 코뼈는 부러져 있었고, 두 눈에는 피가 철철 흘러내렸다. 이 장면을 감명 깊게 본 무명배우 실베스터 스탤론이 3일 만에 후다닥 시나리오를 썼고 이로써 그는 일약 세계적인 스타가 된다.

어쨌든 이렇게 피가 터지는 싸움이 영화나 스포츠 뿐 만 아니라 실제 생활 가운데도 엇비슷하게 일어나고 있다는데 우리의 고민이 있다.

초등학교에서 반장 선거를 치르는 것부터 전쟁이다. 교정 안팎에서 부는 엄마들의 치맛바람이 얼마나 거센가! 저 멀리 섬마을의 이장선거로부터 지방자치단체장 선거판까지 모두 전쟁 일색이다. 학력 위조니, 위장 전입이니 하는 등등의 흑색선전도 난무한다.

동네의 작은 구멍가게는 공룡처럼 거대한 대형마트와 전쟁을 벌인다. 대기업 일지라도 국내외의 특허전쟁, 판매전쟁을 해야 한다. 불법다단계로 청년들이 무너진다. 불법대출, 부실운영으로 졸지에 은행이 도산한다.

그러고 보니 이런 세상에서 살아가는 것이 마치 지뢰밭을 걷는 것과 같다. 언제 어떤 상황을 만날지, 언제 뭐가 터질지 모른다. 눈을 뜨면 뉴스에 뭔가 뻥뻥 터져 있다. 과연 세상은 전쟁터다.

우리는 이 전쟁터를 피 할 수 있는가? 심산유곡에 파묻혀 살지 않는 한 전쟁에서 자유롭기란 불가능하다. 현실적으로 그럴 수 없다면 달리 도리가 없다.

경쟁과 다툼의 세상에 정면으로 맞서야 한다. 그래서 우리의 관심은 그저 소극적으로 싸움을 피하는데 있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현명하게 싸움을 할 것인가’에 있는 것이다.

이것이 적극적인 관점에서 싸움을 대하는 올바른 태도다. 여기서 꼭 명심 할 것이 있다. 이긴 후에도 후회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록키의 승리처럼 상처뿐인 영광은 곤란하다.

삶의 전쟁터에서 도망쳐서는 안 됩니다.
오늘도 정면으로 부딪쳐서 승리를 쟁취하시기를 말레이시아 페낭에서 주말에 응원합니다.
(내일은 2부로 연결됩니다.)

사단법인)독도사랑회
사무총장/박철효배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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