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레마을과 비슷한 생각으로 이루어진 이스라엘의 공동체 중에 키부츠와 모샤브 공동체가 있고 일본에는 야마기시까이, 우리말 표현으로 산안회(山岸會)가 있다. 미국에는 Amish 공동체가 두레마을과 발상이 비슷할 것이다. 그들은 오랜 세월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성장하여 나름대로 공동체다운 모습을 이루고 있다. 특히 이스라엘의 키부츠 공동체는 이스라엘 국가 발전의 기틀을 이룰 만큼 성장하였다. 그러나 두레마을 공동체는 그간에는 시행착오를 거치며 제 역할을 하지 못하였다.

이에는 여러 가지 사정이 있겠으나 두레마을 창안자인 나 자신이 일관되게 공동체 운동에 집중하지 못하고 여러 가지 활동을 펼치느라 역량이 분산되고 집중을 못한 점이 가장 큰 원인이 될 것이다. 그러나 70세가 되어 목회 일선에서 은퇴하게 된 이후부터 남은 삶을 두레마을 운동에 선택 집중하자는 결의를 다지고 동두천 깊은 산속에 7만평의 산을 구입하여 동두천 두레마을을 시작한데서 두레운동의 3기가 시작되었다.

그간의 경험에 의하여 판단하자면 공동체 운동이 성공하려면 4가지 조건을 갖추어야 한다.

1) 첫째는 공동체 구성원들이 신앙적, 이념적 일치가 이루어져야 한다.
2) 둘째는 공동체 가족들의 합심기도와 합심토론을 통하여 합의된 목표가 분명하여야 한다.
3) 셋째는 공동체 경영방식이 합리적 경영이 뒷받침 되어야 한다.
4) 넷째는 어떤 신앙, 어떤 이념보다 인간 자체를 사랑하고 존중하는 기본이 지켜져야 한다.

공동체 운동은 자칫하면 변질되어지기 쉽다. 공산주의도 처음 시작하던 때는 휴머니즘 바탕에서 평등한 사회를 이룬다는 깃발을 세우고 시작되었으나 도중에 변질되어 인류사에 크나큰 오점을 남기는 암적 존재가 되고 말았다. 그러기에 공동체 성공의 가장 큰 요소가 첫째 인간에 대한 사랑, 둘째 상대에 대한 존중, 셋째가 열린 마음으로 나누는 대화이다. 그리고 정보의 공유이다. 이런 조건들을 제대로 갖추기가 쉽지 아니하다.

나는 지난날 두레마을을 운영하는 동안에 빚은 쌓이고 몸은 지치고 서로 상처를 주는 일들이 빈번하여지면서 깊이 고민한 적이 있다. 성경 사도행전에서는 공동체가 잘 이루어졌는데 두레마을 공동체는 왜 제대로 굴러가지 않을까? 하는 고민이었다. 장고(長考) 끝에 내린 결론이 있다.

사도행전의 공동체는 성령 충만한 사람들이 이룬 공동체였으나 두레마을은 나 자신부터 돌팔이 근성에 성숙되지 못한 처지여서 제대로 되어지지 않구나 하는 결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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