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 내부 문건 확인…기획재정부 "공식문서 아니다" 해명

야권으로부터 사퇴 요구를 받고 있는 강만수 기획재정부 장관을 두고 부처 내에서 '경제부총리 만들기'를 위한 문건이 작성된 사실이 드러났다.

이 같은 사실은, 민주당이 21일 공개한 '(강만수) 장관님 PI관리를 통한 대외이미지 제고방안'이라는 기획재정부 내부 문건을 통해 확인됐다.

문건은, "장관님은 취임초부터 언론으로부터 부정적 이미지로 묘사되어온 측면"이 있지만 "최근의 이미지 변화 기회를 활용하여 장관님의 PI(Personal Identity; 개인 이미지)를 보다 적극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고 명기했다.

특히 "최근에는 부총리제 부활 논의가 야당차원에서도 이루어지는 상황임을 감안할 필요", "부총리제에 걸맞는 조직모습과 장관님의 역할을 부각할 필요" 등을 강조해, 강 장관이 경제부총리로 내정되기 위한 목적이 있음을 드러냈다.

이어 "경제부처 선임수장으로서의 역할 강화"라는 항목 아래, "기획재정부 주도하에 통일된 경제정책이 생산되는 모습 보일 필요", "각 부처 정책 Tool의 Coordination을 통해 위기상황에 대해 신속히 대응하여 정책효과를 극대화", "개별 부처 차원에서는 제시 곤란한 창의적ㆍ총괄적 Agenda 제시를 통해 정책 총괄 기능을 강화" 등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BH(청와대)에서는 최근 기획재정부가 보이지 않는다는 평가도 존재"한다면서 "장관님의 위기관리 능력에 대한 긍정적 평가를 유도하고 향후 부총리제 부활 논의에서도 유리한 여건 조성"이라는 내용도 언급됐다.

◈ 민주당 "황당한 일" 강력 비난

민주당은 "황당한 일이 벌어졌다"면서 강도 높게 비난했다.

민주당 최재성 대변인은 "이 문건을 만들었다는 사실 하나로 기획재정부를 포함한 강만수 장관은 용서받기 어려운 행위를 한 것"이라고 질타했다.

그는 "지금 경제가 망하느냐 흥하느냐 하는 상황에서 온 국민이 가슴을 졸이고 있는데, 경제 주체 누구도 신임하지 않는 강만수 장관이 이런 황당한 꿈을 꾸고 공무원으로 하여금 이런 일을 하게끔 지시했다면 엄벌에 처해야 할 일"이라고 밝혔다.

최 대변인은 또 "엄청난 사태이고 한 사람이 벌인 해프닝으로 볼 것이 아니다"라면서 "작금의 상황에서 이 일이 사실이라면 용서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민주당은 이에 따라 강만수 장관의 사퇴를 거듭 촉구하는 한편, 관련 대응책을 논의하고 있다.

이에 대해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한 실무자가 만든 자료일뿐, 공식 문서도 아니고 부총리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도 실행된 내용도 없다"고 해명했다.

한편 21일 민주당이 공개한 이 같은 내용은 전날 한 경제신문이 인터넷판을 통해 보도했지만, 이후 기획재정부의 요청에 따라 삭제된 뒤 지면에도 실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또 다른 논란을 낳고 있다./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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