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남자 가을 여자(2)
때로는
고독(孤獨)한 여자가
아름다울 때도 있지 않던가..
가을 남자는
갓 잡아 올린
등푸른 생선의 비늘처럼
찰랑거리며 윤기 흐르던
미루나무 광채가
사라지기 시작하면
메마른 수수깡처럼
가슴이 푸석해진다.
가을여자가
"잃어버린 여자"를
환생시키고 있을 때
가을남자는
기억의 저편,
신화처럼 살아 있는
오늘의 장미를
기억해 내며
목젖으로 올라오는
쓸쓸함을 삼킨다.
가을여자는
홀로 떠난 여행길에서
여자의 인생‘을
되돌아보며
자신을 옥죄는
결박에서 벗어나
어디론가 깊숙이
숨겠노라 다짐하지만
그건 늘 꿈꾸는
일상의 희망사항일 뿐
숨죽였던 생명들이
소생하는 새벽이 오면
원래의 자리로
되돌아가는 첫 차를 탄다.
김진홍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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