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세대가 시골에서 자라던 어린 시절에는 집집마다 뽕나무를 기르고 누에를 쳤다. 그 시절에는 누에치기를 안 하는 집이 오히려 이상한 집이었다. 그런데 불과 50여 년 만에 사정이 완전히 바뀌었다. 이런 변화가 발전이라면 할 말이 없지만, 그런 발전 속에서 한국 농촌에 뽕밭이 사라지고 누에치는 농가가 깡그리 사라졌다. 그러다 보니 뽕나무 역시 농촌에서 사라져 갔다.

농민들이 잘 자라고 있는 뽕나무를 뽑아 버리고 마을에는 뽕나무가 사라져 갔다. 그런데 최근 들어 뽕나무를 다시 심는 일이 일어나고 있다. 뽕나무가 국민건강에 유익한 약재라는 인식이 살아나고 있기 때문이다. 뽕나무의 모든 부위가 소중한 약재로 쓰이고 있다. 허준이 쓴 동의보감에서도 뽕나무의 높은 효능에 대하여 쓰고 있다.

두레수도원에서 열리는 10일 금식수련 기간에는 참가자들이 뽕잎차를 계속 마시게 한다. 그때 쓰는 뽕잎차는 수도원 식구들이 직접 만든 차로, 첫 서리 맞은 직후의 산뽕에서 채취한 잎을 사용한다. 그때가 가장 약효가 높은 때이기 때문이다. 금식 중에 따뜻한 뽕잎차를 계속 마시면 당뇨환자들의 당 조절이 이루어지고, 고혈압인 분은 혈압이 내려가고 저혈압인 분은 올라가게 되면서 혈압의 균형을 잡아 주는 역할을 하게 된다.

뽕잎으로 기르는 누에는 4번 허물벗기를 하는데, 4번째 허물을 벗는 때를 5령이라 하고 5령 3일째 되는 날이 약효가 가장 좋다. 이때의 누에를 동결건조하여 누에가루를 만든다. 누에가루는 약이 아니라 식품이다. 이를 석 달 정도 먹으면 당뇨 환자들이 두드러진 효과를 보고 간 기능이 월등하게 좋아진다. 농가들이 뽕나무를 다시 심기 시작하게 된 것은 뽕나무의 이런 효능이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요구가 많아졌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같이 자원 없는 나라에서 뽕나무처럼 좋은 자원을 제대로 활용하지 못한다면 참으로 애석한 일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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