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조은뉴스=김진홍 목사]  지리산 두레마을은 경남 함양읍 삼봉산 기슭에 자리잡고 있다. 13만평의 산에 10만 평은 영성단지와 생활단지이고 3만여 평은 농업단지이다. 영성단지는 김호열 목사가 이끌고 농업분야는 내가 이끈다. 나는 화요일에 동두천에서 이곳으로 내려와 풀베기, 밭 갈기, 메밀씨 뿌리기에 열중하고 있다. 한여름 농사는 풀과의 전쟁이다. 조금만 방심하면 풀이 키만큼이나 자란다.

풀베기가 만만치 않은 것이 더운 날씨에 땀이 비오듯 하는 것도 문제려니와 풀 속에 벌집이 있고 뱀도 있다. 그러니 장화를 신고 완전 군장에 가까운 복장을 하고 풀 깎기를 한다. 풀 깎기에는 정신집중이 요구된다. 잘못 헛디디거나 칼날이 돌이나 쇠붙이에 닿아 빗나가게 되면 상처가 날 수도 있다. 고속으로 움직이는 기계여서 사고가 나게 되면 뼈를 다치는 경우까지 있다.

함양 삼봉산은 특이한 산이다. 토양과 바위에 게르마늄 성분이 함유되어 있어 약초재배에 최고의 적지이다. 이 산은 허준 선생이 골짜기 골짜기를 오르내리며 약초를 캐려 다녔던 곳이다 그러기에 삼봉산 두레자연마을은 약초단지, 양봉단지, 청소년들의 야영훈련단지를 세우려는 꿈을 꾸고 있다. 400년전 이 산을 오르내리며 사람을 살리는 약초를 캐던 허준의 후예가 이곳에서 배출되었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나는 올해 77세 나이이지만 농사일이나 노동하는 데는 젊은이들에 비하여 뒤지고 싶지 아니하다. 그래서 ‘늙어서 일하자’는 구호를 스스로 외치곤 한다. 한더위에 풀베기하다 골짜기에 흐르는 찬물에서 몸을 씻으면 천국이나 극락이 따로 있는 것이 아니라 바로 여기에 있구나 하는 감격이 밀려온다. 나는 이 땅의 젊은이들이 도시에 모여 허송세월하지 말고, 흙에 도전하고 산에 미래를 걸기를 강추하곤 한다. 그래서 입버릇처럼 말하다

"흙 속에 길이 있다"
"농업이 미래다"
"산이 당신을 행복하게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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