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범죄가 왜 일어날까? 그리고 그 대안책은

[(부산)조은뉴스=문우람 인턴기자] 국내에서 매년 생기는 소년범은 7만 여명에 달한다. 그 중 무거운 죄를 저질러 교도소나 소년원으로 가는 인원은 5000명 안팎에 불과하고, 대부분 보호처분 등 가벼운 처벌을 받고 사회로 돌아온다. 하지만 나쁜 환경 때문에 다시 범죄 유혹에 노출된다. 이처럼 청소년들의 사회적 문제가 심각하다. 청소년범죄가 일어나는 이유, 그리고 그 대안책에 대해 비행청소년 전문가로 ‘호통판사’로 유명한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에게 그 해답을 들어보고자 한다.

'호통판사'로 유명한 부산가정법원 천종호 부장판사는 지난 21일 오후 3시 김해시청 대회의실에서 ‘이 아이들에게도 아버지가 필요합니다’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는 이날 공무원과 시민 등 300여 명이 참여했다.

천 부장판사는 청소년범죄의 주요 원인으로 학교의 붕괴와 가정 불화 등을 꼽았다. 이는 청소년의 상습적 가출과 학업 중단으로 이어지고 범죄율 상승으로 연결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가출 청소년이 20만 명에 달한다는 통계를 보여주며 강연을 이어나갔다. "2012년 기준으로 가출 여성청소년은 7만 4365명에 이른다. 그 중 67%가 성매매를 경험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천 부장판사는 '가출팸'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가출팸은 역할 분담 때문에 강력범죄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범죄의 상습화를 일으킨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김해여고생 살인사건'을 예로 들었다. "피해 학생의 원래 거주지는 부산이었다. 가출했던 피해 학생은 집으로 돌아가 아버지와 함께 김해로 피했다. 가해학생들이 여학생을 찾아내 끔찍하게 살해한 사건이었다"고 설명했다. 강연장의 분위기는 순식간에 얼어붙었다. "청소년의 강력 범죄율이 높아지면 미래에 건강한 사회가 될 확률이 낮아질 수밖에 없다"고 당부했다.

천 부장판사는 청소년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먼저 청소년비행의 의미를 생각해 봐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비행청소년들의 가정환경을 조사한 자료가 있다. 비행청소년 중 48.9%는 결손가정(한부모가정)이었다. 결손가정 청소년이 처분을 받은 뒤 3년 이내에 다시 비행을 저지른 비율은 66.2%였다"고 말했다. 방치, 유기, 학대를 받은 경험이 많은 청소년일수록 범죄에 쉽게 노출될 수 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천 부장판사는 "법정에 서는 많은 청소년들은 잘못에 책임을 지는 게 생각보다 무거운 일임을 알고 후회의 눈물을 쏟는다. 이것이 과연 청소년만의 잘못일까. 학교와 부모의 책임도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한다"고 질타했다. 그는 청소년 비행의 사전예방법으로 '가정폭력, 아동학대의 근절', '위탁가정 확대 보급'을 들었다. 특히 사법형 그룹홈을 확산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사법형 그룹홈은 청소년 돌봄·상담·교육을 목적으로 하는 일종의 대안가정이다. 김해에는 두 곳이 운영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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