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사람들은 한국경제에 다시 따뜻한 봄날이 온 것처럼 들뜬 분위기다.

우선 코스피 상승 하나만으로 한국경제의 봄날을 예측한다는 것이 옳지 않다는 시각을 주지하고 싶다.

또한, 코스피 상승에 명암을 확인하면 차라리 봄날보다는 위기의식을 가져야 한다는 점을 역시 주지하고 싶다.

이번 코스피 상승은 외국인의 투자가 몰렸기 때문이다.

외국인 투자가 증가한 이유는 다음 몇 가지로 정리할 수 있다.

1, 세계경제 회복세의 가시화(물론 필자는 언론이 말하는 세계경제 회복세의 가시화를 믿지 않는다)

2, 미국 트럼프행정부의 공약이행 지연

3, 프랑스 대선 결과 프랑스의 유럽연합 탈퇴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안정세를 유지한 것

4, 박근혜 정부가 막을 내리고 문재인 정부 출범으로 인한 불확실성 해소

5, 반도체 사이클 호황으로 인한 관련 기업의 실적 증가

등이다.

필자가 무엇을 말하려고 하는지 감이 오는가?

한국 증시는 철저하게 외부의 변수에 좌우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세계경제의 불확실성이 다시 찾아오고 더불어 침체가 온다면 코스피는 연동되어 나락으로 떨어질 거라는 점이다.

또한, 세계정치가 또다시 흔들린다면 역시 코스피도 여파를 받아 하락세를 이어갈 것은 너무나 자명한 일이다.

결국, 한국 자체적인 힘이나 능력으로 증시가 오르지 않고 외부의 힘에 의해 일희일비하는 코스피 장세로 한국경제의 봄날을 점친다는 건 우스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트럼프 탄핵이 거론되고 있다. 트럼프 리스크가 어떻게 마무리될지 모르나 탄핵으로 혼돈이 오면 코스피는 크게 출렁거릴 것이다.

더불어 코스피를 상승하게 한 기업 실적 자체도 미심쩍다.

그런 기사를 본 적이 있을 것이다.

만개한 코스피 그러나 개미들은 슬퍼!

그렇다. 최근 주가 상승으로 이익을 얻은 이들은 상위 몇 개 종목을 미리 선점한 외국인들이 거의 다수다.

개미들이 산 코스피 소형주나 코스닥은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했다.

1월부터 5월까지 시가총액 1위인 삼성전자는 26.0%, 2위인 SK하이닉스는 23.1% 상승하며 주가 상승을 견인했다.

반도체가 사상 최고 수준에 비견되는 실적을 올렸기 때문이다.

문제는 1위와 2위 모두 반도체 이외의 신성장동력이 없다는 점이다.

한국의 반도체 산업을 따라잡으려고 중국이 어떤 투자 노력을 기울이는지 주의를 기울인다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그동안 한국을 먹여 살렸던(?) 한국의 주력 수출품 중 그나마 선방하는 건 반도체가 거의 유일하다.

따라서 반도체마저 경쟁력을 잃는다면 한국경제는 곧바로 위기로 진입할 수 있다.

또한, 이번 상승장은 양극화라는 한국 기업의 현주소도 드러냈다. 올해 코스피 200대 기업의 순이익 증가분(27조원) 가운데 3분의 2가량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에서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그리고 두 기업은 반도체로 이익을 냈다.

결국, 이번 상승장은 반도체만 남은 한국경제의 허약한 체질을 여실히 드러낸 위기를 표현하고 있다.

결코, 한국경제에 봄날이 왔다고 자화자찬할 때가 아니다.

끝으로 한국 주식시장은 외국인에게 의존하는 ‘천수답 구조’다. 외국인은 세계경기가 변화하거나 투자방향이 바뀔 경우 언제라도 투자금을 회수하는 의리라곤 찾을 수 없는 이들이다.

미국의 금리가 오른다 한다.

외국인들이 언제 한국에 묻어둔 돈을 빼갈지 아무도 모른다. 그들이 손을 털면 증시는 추락한다.

앞으로 한국경제는 금리인상과 체질개선, 구조조정, 신성장동력 확보 등 산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쉽게 축포를 터트려선 안 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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