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출신 박한이 4안타… 부산갈매기 꿈에 찬물

‘부산 사나이’가 ‘갈매기의 꿈’을 꺾었다.

프로야구 삼성의 톱타자 박한이(29)는 부산 출신이다. 부산에서 나서 초량초→부산중→부산고를 거쳐 동국대를 졸업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있지만, 부산 야구의 꿈을 먹고 자란 ‘원조 부산 갈매기’라고 할 수 있다. 그런 박한이가 8년만에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고향팀을 상대로 불방망이를 휘둘렀다.

박한이가 부산고 3학년이던 1996년 롯데의 1차지명 선수는 현재 팀 동료인 내야수 신명철(마산고→연세대)이었다. 박한이는 삼성에 2차 6번으로 지명됐지만, 대학에 가서 성공적인 야구 인생을 개척했다. 1998년 방콕아시안게임에 출전해 금메달을 따면서 병역혜택을 받았고, 삼성에 입단해서도 첫 해부터 주전을 꿰찼다.

박한이의 집은 부산진구 개금동, 야구팀이 있는 동의대 바로 근처다. 박한이는 “고향인 부산에서 야구하지 못한 것은 후회없다. 좋은 팀에서 열심히 하고 있다”고 밝혔다. 박한이는 8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준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6타수 4안타 2타점 3득점을 올려 테이블 세터와 해결사의 ‘이중 능력’을 확실하게 보여 주었다.

박한이는 1회초 롯데 선발 송승준에게 중전안타를 터트리며 포문을 열었다. 1사 1, 2루서 4번 진갑용의 우전안타때 홈을 파고들다 롯데 우익수 가르시아의 기막힌 홈송구에 걸려 아웃됐지만 0-1이던 3회 선두타자로 중견수 키를 넘어가는 2루타를 뿜어내 역전의 발판을 놨다. 이어 4-1이던 3회 2사 만루에서 두 번째 타석에 들어가 2타점 우전 적시타를 뿜어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박한이로서는 아쉬운 점도 있었다. 경기 MVP를 5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한 후배 박석민에게 넘겨준 것. 박한이는 “나는 원래 복이 없다”고 한탄했지만, 바로 정색하며 “1차전을 이겼다는 게 중요하다. 앞으로 2, 3차전에서도 제몫을 다해 3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겠다”고 다짐했다.

롯데는 2회말 2사 2루에서 손광민의 적시타로 선취점을 뽑았지만 선발 송승준과 뒤를 받친 이용훈이 무너지며 3회에만 대거 7실점하며 허망하게 무릎을 꿇었다. 삼성은 19안타를 터트려 준플레이오프 한 경기 팀 최다안타를 기록하며 12-3으로 크게 이겼다./사직=스포츠월드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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