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당원 입당 문제가 지도부와 당 존폐 문제로 비화

장성민 전 의원은 지난해 12월 21일 입당원서를 국민의당 서울시당에 팩스로 제출했다. 국민의당 당규 제 11조 2항에는 “입당의 심사 결정은 접수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처리하고, 그 결과를 7일 이내에 통지하여야 한다.”라고 돼 있다. 3항에는 “시·도당 또는 중앙당이 기한 내 결정하지 아니하는 때에는 입당의 경우 입당원서를 제출한 때에 허가된 것으로 본다”라고 돼 있다. 이 당규에 따르면 장 전 의원은 7일 이내에 아무 연락이 없었음으로 자동으로 국민의당 당원으로 가입된 셈이다.


장 전 의원은 1월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자신의 저서 ‘중국의 밀어내기 미국의 버티기’, ‘큰 바위 얼굴’이라는 두 권의 북 콘서트를 열었다. 출판사가 책을 판매할 목적으로 ‘장성민의 북 콘서트’라는 행사를 주최하고 저자 장성민은 이 행사에 초청받아 특강을 했다. 특강은 선관위 문의를 거쳐 책에 있는 한반도를 둘러싼 미국과 중국의 패권충돌 등을 주제로 했다.

박지원,  장성민 평당원 입당문제 질질끌며 두 달째 정치놀음 

그런데 김삼화 사무총장이 장성민 검증이 필요하다는 문제제기를 한데 이어 김경진 수석대변인도 1월 25일 공식브리핑을 통해 “장 전 의원이 지난 18일자로 서울시당에 팩스로 입당원서를 냈다”며 “서울시당에서 입당자격 심사위원회를 구성해 1월 17일 장충체육관에서 열린 북 콘서트행사에 일부 참석자가 알바를 동원했다는 의혹을 19일 한 주간지가 인터넷판에서 제기한 것을 이유로 장 전 의원이 문제점을 해명하라고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2월 21일 이미 제출한 입당 원서를 명확한 사유도 없이 대변인 입을 통해 1월 18일 입당원서를 냈다고 거짓말하는 것도 문제고, 주간지의 일방적이고 불확실한 보도를 근거로 ‘무죄 추정의 원칙’이라는 상식까지 어기며 평당원 가입 문제를 고무줄 잣대로 들이민 것도 문제라는 비판이다.

1월 31일 서울시당 자격심사위원회가 열려 만장일치로 문제가 없다는 결론이 났고 장성민 전 의원 입당서류는 관련 소명자료와 함께 중앙당으로 보내졌다. 대변인은 서울시에 일임했다고 발표해놓고 소명이 다 된 회의결과를 다시 중앙당으로 넘겨 중앙당이 이 문제를 계속 확장시켜 나가는 의도에 대해 이제 언론도 당원도 대의원도 평당원의 입당 문제를 지나치게 정치적 문제로 끌고 가며 자의적 비민주적으로 처리한다, 국민의당이 공당이냐고 되묻는 사람이 늘었다.

앵무새처럼 당규 탓하면서 스스로 당규위반 되풀이

언론보도 횟수가 늘어가면서 박지원 대표는 신문 인터뷰와 방송 출연을 통해 “곧 해결될 것이다”, “2~3일이면 결정 된다”, “자격심사위원회를 구성해야 하는데 그 기구가 없어 늦어지고 있다”는 해명이 이어졌다.


서울시당에 일임한다고 했다가 중앙당에서 자격심사위원회를 꾸려야 한다고 언급하다가 이제는 최고위원회에서 이를 언급하는 방식으로 당헌당규에 따라 처리한다고 앵무새처럼 뇌까리면서 정작 당이 당헌 당규를 대놓고 위반한다는 비판이 잇따랐다.

2월 3일 최고위원회에서 황주홍 최고위원은 “일언을 폐지하고 저는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을 무조건, 즉시 허용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장성민 전 의원의 경우가 아니라 하더라도 명백한 해당행위자가 아니라면 그 누구도 조건 없이 자동적으로 입당 처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언제부터 우리당의 평당원 자격획득 문턱이 이렇게 도도해져 버렸는가”라고 반문했다.

황주홍 최고위원, “평당원 안 되면 인재로 영입하자”

황주홍 최고위원은 8일 최고위원회에서는 “어제 의원총회에서 우리 당 경선의 현실이 기울어진 운동장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같은 맥락에서 장 전 의원 입당도 서울시당이 자율 결정토록 해 공정성 시비를 차단해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10일에는 “대통령 후보 경선 흥행 극대화를 위해 인재 영입 이 중요하다면서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을 다시 촉구”했다. 그러면서 “입당을 보류하거나 거부할 그 어떤 이유와 명분도 발견할 수 없기 때문에 거듭 장성민 전 의원 입당 허용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황 최고위원은 “지금 국민의당 일각의 지도부가 장 의원 입당 문제에 대해 보여주는 입장과 태도는 심히 옳지 못하고, 전혀 공정하지도 공명정대하지도 못하고, 이는 오히려 당 얼굴에 먹칠을 하는 일”이라고 지적했다.

황 최고위원은 “권노갑 상임고문께서 당내에서 아무개가 반대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데, 그래서는 안 된다”고 전했다. 또 “이 당 지도부의 일원으로서 부끄럽고, 인재영입위원장의 자격으로 차라리 제가 영입이라도 하겠다”고 말했다.

선관위는 장성민 선거법 무관 종결, 당원 인내폭발 항의시위

서울 중구선거관리위원회는 2월 10일 장성민 전 의원 북 콘서트 논란과 관련 이 모 씨를 검찰에 고발하고 장성민 전 의원과는 전혀 관련성이 없는 것으로 종결 처리했다. 선관위는 장성민 전 의원은 주최자가 아니고, 후보 등록한 사람이 아니고, 선거기간이 아닌 점을 들어 조사 대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입당 문제가 장기화 되면서 6일에는 시민단체 활빈단이 “장성민 전 의원의 국민의당 입당을 허용하라”며 여의도 국회 정문과 국민의당 당사 앞과 당내에서 1인시위를 펼쳤다. 5.18단체와 당원들은 6일 광주시의회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장성민 전 의원 입당 문제를 놓고 말도 되지 않는 트집과 핑계를 걸어 평당원 입당을 보류시켰다”고 비난했다. 이들 시민단체들은 “장 전 의원 입당보류는 국민의당 창당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이고 국민의당의 집권과 야권으로의 정권 교체를 갈망하는 모든 민주 세력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특히, “장 전 의원의 평당원 입당을 막는 것은 국민의당이 공당임을 포기한 것이자 정권 교체를 바라는 국민적 여망과 호남의 열망에 정면으로 배치되며 화합과 상생을 통한 대통합이라는 시대정신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목포지역 국민의당 당원50여명은 2월 4일 박지원 대표 사무실 앞에서 “왜 박지원은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을 막는가”, “당원들은 장성민을 원한다”라는 플래카드 등을 앞세우고 즉각적인 입당조치를 촉구했다. 5일에도 목포지역위원회 당원들은 박 대표 목포지역위원회 사무실 앞에서 “국민의당이 국민을 무시한다” 등의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항의시위를 벌였다.

5.18 단체 이간질하고 호남민심 속터지게 하는 국민의당  

당원들 시위는 울산, 부산을 거쳐 6일, 21일 광주로 이어졌다. 2월 6일 광주시의회 브리핑실에서는 5.18단체 회원들과 유공자들이 집결해 “국민의당은 장성민 전 의원의 평당원 입당을 허용하라”고 다시 한번 촉구했다. 5.18구속자동지회 박남선 회장을 비롯한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은 기자회견에서 “국민의당은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 문제를 놓고 말도 되지 않는 트집과 핑계를 대며 입당을 보류시키고 있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장 전 의원의 입당을 거부하는 것은 ‘누구에게나 정치 참여의 문호를 활짝 열겠다’고 밝힌 국민의당 창당 취지에 정면으로 배치되는 행위이자, 국민의당의 집권과 야권으로의 정권교체를 갈망하는 모든 민주세력의 열망에 찬물을 끼얹는 행위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들은 “국민의당이 장 전 의원의 입당을 막는 명분으로 종편 출범직후 TV조선에서 시사프로그램 앵커를 맡아 ‘호남 폄훼 발언’을 한 것을 문제 삼고 있는데, 장 전 앵커는 출연자가 오히려 5.18정신을 훼손하는 발언을 하자 이를 제지하는 등 5.18정신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으며 5.18과 관련해 전혀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그동안 박지원 대표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북 콘서트관련 선관위 조사와 종편에서 5.1 폄훼발언 한 것을 조사해보아야 한다”고 했다. 기자들과 당원들의 항의에는 “곧 자격심사를 할 것”이라고 말했고 장성민 전 의원과 직접 통화에서는 “5.18 발언은 소명이 되었고 선관위 조사 결과만 지켜보겠다”라고 말했다. 계속 오락가락했다.

<조선일보> <중앙일보> <동아일보>, “선거법과 5.18 모두 해명된 것”

<동아일보>는 2월 17일자에서 “대선정국-장성민 입당 어찌 할꼬… 머리 아픈 국민의당” 큰 제목 아래 “선관위 고발 안해 거부 명분 약해져”라는 부제를 달았다. 이 신문은 “당 내부에선 장 전 의원의 출판기념회 선거법 위반 논란을 문제 삼았지만 선거관리위원회가 최근 장 전 의원을 검찰 고발 대상에서 제외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장 전 의원은 출판사가 주최한 행사에 저자로서 초청받은 것이었고 5·18민주화운동 폄훼 논란도 출연자가 일방적으로 얘기한 것일 뿐”이라며 “국민의당은 민주당의 패거리 정치와 다르다는 걸 보여줘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보도했다. 또 “권노갑 상임고문 등 동교동계 원로들은 김대중 전 대통령 비서 출신인 장 전 의원의 입당 처리를 재촉하고 있고 박지원 대표의 머리가 아픈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조선일보>는 14일자에서 “지난달 당에 입당 원서를 냈는데 계속 보류 중”이라면서 “선관위 관계자는 장 전 의원은 검찰 고발 대상에서 빠졌기 때문에 입당을 못 할 이유는 없다”는 입장이고 “장 전 의원 지지자들은 이날도 전북 전주에서 열린 최고위 회의장을 찾아 항의 시위를 했으며 박지원 대표는 조만간 논의할 텐데 지금으로선 어떻게 결론 날지 알 수 없다”는 입장이라고 보도했다.

<중앙일보>와 <조은뉴스> 등 인터넷신문은 2월 14일자에서 “국민의당은 입당을 허용하지 않는데 당원자격심사를 윤리위원장이 맡아야 하는데, 현재 그 자리가 공석이라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선관위는 공식적 입장을 통해 장성민 북 콘서트와 장성민 전 의원의 관련성이나 선거법과는 전혀 무관해서 사건을 종결했다는 것이어서 당의 해명은 궁색해진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호남언론, “차별과 불평등 없는 ‘무등정신’ 강조한” 광주회견 일제히 부각

<무등일보> <광주일보> <광주평화방송> <광주방송> <목포시민신문> 등을 비롯 <연합뉴스> 현지 보도까지 장성민 전 국회의원이 15일 “국민의당에 입당해 당에 활력을 불어넣고 집권정당이 되는데 불쏘시개 역할을 다하겠다”는 광주시의회 기자회견 내용을 일제히 비중 있게 보도했다.

이들 언론은 “장 전의원은 지금이야말로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이룰 최적기이고 국민의당은 대한민국을 책임지고 이끄는 공당이어야 하고 집권을 포기한 모습으로 국민에게 다가가서는 안 된다”는 발언을 강조하면서 “국민의당 중심의 정권교체를 이룰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는 부분을 강조해 보도했다.

또 “국민의당 입당이 지연된 이유에 대해 장 전 의원은 당에서 저의 입당을 거부할 이유가 없으며 대의원들도 강력하게 저의 입당을 원하고 있다”며 “민주주의 정당에서 공정한 경쟁을 하지 않고 기회를 원천적으로 봉쇄하고 차단하면 안 된다”고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장 전 의원은 중도통합의 정신이야말로 진정한 무등정신이며 무등정신의 실현을 위해 실질과 실리를 추구하는 실용과 강력한 리더십과 설득과 공감의 소통 능력을 보여주겠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다 끝난 5.18문제 다시 정치적 악용, 재생산 행태 비판

그러나 회견 하루 후 2월 16일 광주의 한 일간지에 장성민 전 의원이 5.18 폄훼발언을 했다는 또 다시 숭고한 5.18정신을 이용한 소모적인 언론플레이 보도가 나왔다. 이 기사를 복사한 용지를 호주머니에서 꺼낸 박지원 대표는 두 명의 최고위원에게 보여주었는데 이 최고위원은 박 대표 의도와는 다르게 “이것 완전 모함이네?”라고 힐난했다는 것이다. 왜 박지원 대표는 그 기사를 복사해 보여줬을까? 이 문제의 기사는 정치적 의도를 확인한 후 문제의 기사를 인터넷에서 즉시 삭제했다.

결국 언론도 당원도 국민도 장성민 전 의원의 입당문제는 박지원 대표의 사당정치에서 비롯되었다고 해석하기에 이르렀다. <조은뉴스>는 “장성민 입당 막는 박지원 사당정치의 극치” 톱뉴스 제목에 “5·18주범 칭송한 자가 5·18 악용, 당원들 분노폭발”라는 부제를 단 기사에서, 박지원 대표가 입으로는 친노패권을 외치면서 정작 자신이 패권정치하면서 국민의당을 사당화 한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급기야 당원들은 공개적으로 “박지원이 물러나야 안철수도 살고 국민의당도 산다”고 역설했다고 보도했다.

지난해 정치전문지 <폴리뉴스>가 “박지원, 전두환 칭송 ‘12·12와 5·18은 영웅적 결단” 제목의 기사를 통해 국민의당 박지원 대표가 전두환 정권 시절에 5.18 주범인 전두환을 칭송하고 훈장을 받은 사실을 폭로했다고 전했다. 최근 박 대표가 장성민 전 의원 입당을 계속 끌면서 5.18단체 명의로 장성민 전 의원이 방송에서 5.18폄훼했다는 사실을 왜곡한 내용을 지방언론 언론플레이를 통해 시도하자 호남민심은 인내의 한계를 넘어 폭발했다는 것이다.

그동안 당원들과 당직자들은 당을 생각하며 발언수위를 조절해오며 ‘설마’ ‘설마’ 했는데 박지원 대표가 두 달 째 신문과 방송마다 장성민 전 의원 입당은 당헌당규에 따라 곧 처리될 거라고 말은 하면서 실제로는 장성민 전 의원에게 족쇄를 채우고 있다고 판단했다. 또 안철수 전 대표의 낮은 지지율을 방치하며 다른 정치적 계산으로 새 정치 의지와 정권교체 열망에 대한 실천의지는 없다며 행동에 돌입하자고 SNS 사발통문을 돌렸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국민의당 당원과 대의원들의 커뮤니티에서 “박지원은 나쁜 과거 감추려 정직한 장성민 막으며 당 위기 방치”, “장성민 지지 글 올리자 30년 후원한 대의원과 친구관계 끊은 박지원”, “DJ 덕 가장 많이 본 박지원이 DJ정신 광주정신 훼손”, “국민의당 지지율이 떨어진 이유는 박지원 때문이라고 격분”, “안철수와 장성민이 손잡아야 국민의당 이긴다”, “DJ비서실장이 DJ계승자 장성민 발목은 왜 묶나”, “새 정치 백년하청, 병든 정치로 죽어가는 야당”, “당원 대의원만 당 걱정, 정치인은 자기정치에 골몰” 등의 견해 등을 통해 국민의당 현주소가 심각한 지경에 이르렀다고 주장했다.

21일 광주시청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에는 호남지역 뿐 아니라 출향인사들까지 참여한 시민사회단체와 당원, 대의원들이 참여해 지금까지 있었던 집회와 달리 3시간 이상 지속된 격렬한 시위였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임계점을 넘어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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