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전에는 추석에 연을 날리며 놀았습니다.
바람을 따라 조금씩 조금씩 움직이는 연을 보고 있으면 절로 기분이 좋아지곤 했습니다.
요즘은 추석 때 연이 아닌 비행기, 드론 등을 날리며 아이들이 놀더군요.
비행기와 드론은 특유의 시끄러운 소음을 내며 빨라도 너무 빠르게 휙휙 지나갔습니다.
기분이 나빴습니다.
쉽게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는 모습에 정신이 다 사나워졌습니다.
우리는 어느새 느긋함을 잊은 것 같습니다.
빠르지 않으면 인생에서 도태되고 버림받는다 생각하는 지경에 이른 것 같습니다.
만남도 빨리.. 이별도 빨리..
모두 빨리빨리 병에 걸려 여유를 잃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심장은 빠른 것에 감동하지 않습니다.
비행기와 드론은 말초신경을 자극해 순간적인 눈에 즐거움을 줄 수 있을지 모르나
우리의 심장을 어루만지지는 못합니다.
그러나 연은 다릅니다.
우리가 날린 연이 하늘 높이 떠서 바람 따라.. 구름 따라.. 멀리멀리 훨훨 날면
심장이 함께 두근두근.. 뛰기 시작합니다.
그 자유로움에..
그 평화로움에..
그 느긋한 여유에..
가끔은 멈춰서 뒤를 돌아보는 여유가 저와 여러분의 삶에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오늘은 연을 날리고 싶은 날입니다..
김관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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