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조대형 기자]   11일 한국 전통내음이 살아있는 서울 남산골 한옥마을에서 ‘외국인과 함께 하는 어머니 사랑나눔 김장대축제’가 열렸다.

해마다 추위가 찾아오는 이맘때면 마음이 시린 이웃들을 위해 (사)국제위러브유운동본부(회장 장길자, 이하 위러브유) 회원들과 약 40명의 주한 외국인들이 앞치마를 둘렀다.

행사를 주최한 위러브유 측은 “겨우내 밥상을 든든하게 해줄 김치를 직접 담가 독거노인, 소년소녀가장, 다문화가정 등 소중한 이웃들과 따뜻한 가족애를 나누고자 한다”고 취지를 밝혔다.

“아무리 바빠도 어려운 이웃을 돕는 김장행사에 빠질 수 없다”며 가수 윤태규와 백미현도 참여했다.

특히 올해에는 김장에 참여한 외국인들이 작년에 비해 부쩍 많아진 게 눈에 띈다.

주한 외교관 부인 등 지난해 함께 했던 외국인들뿐 아니라 그들에게 입소문을 들은 외국인들도 함께 왔기 때문이다.

이들은 “매년 위러브유 회원들이 추위에도 아랑곳없이 김치를 담그고 어려운 이웃에게 전달하는 모습에 감동했다”며 바쁜 일정을 제치고 달려온 이유를 설명했다.

각지에서 모인 회원들과 더불어 생소하지만 부지런한 손놀림으로 김치를 담그는 외국인들. 맵지만 아삭하고 새콤한 김치가 맛있는 줄 알았지만 이렇게 정성 들여 만드는 줄은 몰랐다고.

김치를 처음 담가본다는 일라이 베레즈 씨는 “어려운 이웃에게 선물하는 김치라 더 정성껏 만들었다”며 “분명 맛있을 것”이라고 손가락을 치켜세웠다.

어린아이처럼 즐거워하는 그들에게 장길자 회장은 배추 속을 꼼꼼히 채우는 법을 알려주며 어머니 사랑을 몸소 전했다. 빨갛게 버무러진 김치를 먹기 좋게 말아 곁에 있던 외국인의 입 안에 넣어주기도 했다.

낯선 한국에서 느껴보는 어머니 사랑에 외국인들은 “감사합니다”를 연발하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즐거운 김장풍경에 러시아, 인도 일가족 등 지나던 관광객이 속속 몰려와 즉석에서 동참하기도 했다.

한 포기 한 포기 속이 꽉 찬 김치가 모아질수록 회원들과 외국인들의 마음도 뿌듯해졌다. 경기도 성남에서 왔다는 회원은 “외국인들까지 마음을 보태니 이웃에게 큰 힘이 될 것”이라며 고마움을 전했다.

이날 훈훈한 사랑으로 담가진 2000포기의 김치는 서울 중구, 노원구, 중랑구 등에 사는 500가정에 전달됐다.
장길자 회장은 “요즘 날씨가 추운데 신종플루 등 전염병으로 마음이 더 춥다. 회원들이 김장을 하며 나눔이 사랑을 전해드리고 있으니 앞으로 희망과 용기를 갖고 사시기 바란다”고 그들을 격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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