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악 안전사고와 시민 안전, 우리가 책임지겠습니다.”

[조은뉴스=장영록 기자]   지난 5월 3일 오후 3시 35분 경 김모(65)씨는 서울 도봉구에 위치한 수락산 산행 중 철모바위 부근에서 바위에 머리를 부딪치는 사고를 당했다.

스스로 사고현장을 벗어나기 위해 나름 애를 써봤지만 생각만큼 쉬운 일이 아니었다. 머리를 다친 탓인지 몸도 잘 움직여 주지 않았다. ‘이렇게 여기서 생을 마감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막막함 뿐이었다.

그때 김 씨에게 기적과 같은 일이 벌어졌다. 수락산 산악근접 배치 중이던 119재난통신봉사단 DS1HIU(이희찬 산악팀장), DS1QQD(최회섭 6K2ETV 서흥석 DS1MMI 김일태 단원)에게 구조되어 119재난통신봉사단 상황실과 119특수구조대와의 협조체계로 무전으로 연락, 김 씨를 응급처치 후 서울 소방 헬기를 요청하여 병원에 이송돼 무사할 수 있었다.

서울 인근의 단풍명소인 수락산과 도봉산을 오르다보면 유난히 이곳저곳을 살펴보는 수상한(?) 사람들을 자주 만나게 된다.

이들은 등산객들에게 말을 건네며 산불과 산악 안전사고에 주의할 것을 당부하곤 하는데 사뭇 정체를 궁금하게 한다.

올해로 창단 10주년을 맞은 ‘119재난통신봉사대(단장 이만형)’이 바로 이들의 정체다.

‘119재난통신봉사단’은 아마추어 무선사(햄)를 중심으로 ‘안전문화 의식정착’을 위한 대시민 홍보, 각종 재난발생시 119신고 등의 재난통신 보조 활동, 무선기술교류 및 기타 소방관련 공익봉사 활동을 통하여 소방행정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한 단체이다.


이 단체는 매주 수락산과 도봉산의 주요 등산로에서 만약에 발생 할 수 있는 각종 사고(산불, 산악 안전사고)에 대비해 근접배치하여 순찰 활동을 펼치고 있다.

특이한 점은 누군가에 의한 것이 아닌 단원들 스스로의 의지로 자발적으로 나서고 있다는 사실이다.

‘119재난통신봉사단’은 순찰을 통해 예방활동을 벌이면서 사건사고 발생 시 현장에 누구보다 신속하게 뛰어가 구조 활동을 벌인다.

지난 5월 구조된 김 씨의 경우처럼 이들은 수많은 등산객들의 생명을 지키는 산속의 파수꾼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119재난통신봉사단’은 산악구조 이외에도 크고 작은 재난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벌이는 등 수많은 봉사활동을 해오고 있다. 서울시 제야 타종행사,동아마라톤대회 등 서울시 관련 행사에서 시민안전 및 위급환자 이송 등을 몸소 실천해 왔다.

지난 3월 119재난통신봉사단의 자문위원 이자 명예단장 으로 활동하며 물심양면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서울시의회 교육자문위원회 박환희(한, 노원2)의원은 서울시청을 방문한 119재난통신봉사단 집행부 일행과 면담에 참석해 향후 안전문화 의식 정착을 위해 꼭 필요한 시민단체임을 강조하며, 서울시의 아낌없는 관심과 지원을 건의하기도 했다.

산 오르기 전 철저한 준비와 대비는 필수

‘119재난통신봉사단’ 이만형 단장은 이 단체가 벌이고 있는 활동에 대해 ‘봉사’라고 단언한다.

타인 생명과 안전을 지켜주겠다는 소명의식, 즉 이웃을 돕겠다는 이타적인 의지에서 출발한 것이 이 단체의 시작이기 때문이라는 것.

“봉사단의 일을 거창하게 포장하시는 분들도 계신데 저희가 하는 일은 어찌 보면 참 쉬운 일입니다. ‘하겠다’는 의지만 있으면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거든요.”

이 단장은 최근 단풍시즌을 맞아 수많은 사람들이 산을 찾고 있는 것과 관련, 산악 안전사고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다.

실제로 소방방재청이 119 구조·구급 활동 상황을 토대로 산악 안전사고 발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올 9월 1일부터 10월 11일까지의 산악 안전사고 발생건수는 486건이었고, 총 544명의 사상사가 발생했다.

특히, 토요일(124명)과 일요일(173명)에 사고를 당한 경우가 297명으로 전체의 55%를 차지, 사상자가 주말에 집중 발생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주 5일제 시행으로 주말을 이용한 가족동반 산행 증가 등과 초보 산행자들의 체력을 감안하지 않은 무리한 산행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시간대별로 보면, ‘오후 1~2시’에 사상자가 130명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오전 11~12시(98명 ) ▲오후 3~4시(87명) ▲오후 5~6시(79명) ▲오전 9~10시(57명) 등이었다.

연령대에 따라서는 ‘50대’가 193명으로 두드러졌고, 40대 144명으로 뒤를 이었다. 그 외 ▲60대(86명) ▲70대(39명) ▲30대(37명) 등으로 집계됐다.

사고유형으로는 ‘실족·미끄러짐’이 35%를 차지했으며, ▲길 잃음·실종(11%) ▲추락(5%) 등이 뒤를 이었다. 상해부위는 ‘다리·발’이 41%에 달했는데, 실족과 추락에 의한 사고 대부분이 하체 부상으로 이어지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이 단장은 “들뜬 마음에 제대로 된 등산장비나 준비 없이 산에 오르는 등산객들이 많다”며 “산악 안전사고를 사전에 예방하기 위해서는 산을 오르기 전 철저한 준비와 대비를 반드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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