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조은뉴스=김영환 기자] ‘토기와 도자기 - 흙, 물, 불, 바람이 빚어낸 생명의 형상’전이 10일부터 내년 2월말까지 대구 근대역사관 2층 기획전시실에서 열린다.

대구향토역사관이 개최하는 이번 전시회에서는 향토역사관이 20년 이상 수집해 온 각종 토기와 도자기 88점을 선보인다. 시대별로는 삼국시대를 중심으로 한 토기류 27점과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된 청자, 백자류 35점을 전시한다.

또 서구문물의 유입과 함께 근대식 공장에서 생산된 근·현대 도자기 26점도 소개된다.

토기와 도자기류는 오랜 시간 일상적인 생활공간에서 사용되어 온 용기(容器)들이다. 전시된 삼국시대 토기유물 중 굽다리 접시의 경우 대체로 신라의 것은 구멍이 엇갈리게, 가야의 것은 구멍이 일렬로 뚫린 특징을 지니고 있다. 그릇의 형태도 대체로 신라의 것은 천천히 벌어지는 사다리 모양인 반면, 가야의 것은 좁고 날씬해 양식적인 차이를 보여준다.

또 조선시대의 분청사기와 백자에 나타난 여러 가지 문양이나 꽃과 같은 각종 그림들은 당시 사람들의 소박하면서도 풍부했던 미의식과 정서를 보여준다. 특히, 2010년 경상감영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굴된 근대기 도자기는 이번에 처음 선보이는 것으로 당시 일본에서 유입된 도자기의 사용을 보여준다.

이와 함께 일제강점기 대구지역 번화가였던 북성로의 양조장에서 사용된 커다란 술항아리와 술병들도 눈길을 끈다. 그중에서도 일제강점기 유기 공출의 결과물인 공출보국(供出報國) 문구가 새겨진 사기그릇은 일제의 침략전쟁 때문에 한국인의 밥그릇까지 빼앗겼던 당시의 생활상을 보여주는 자료 중 하나다.

이 외에도 중요무형문화재 사기장(沙器匠)이 도자기를 제작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물을 상영하며, 유적에서 발굴된 토기나 도자기류를 박물관에서 정리, 복원하는 과정을 사진과 재료, 도구들을 통해 확인할 수도 있다.

대구문화예술회관 박인현 예술지원과장은 “결실과 수확의 계절을 맞아 음식 보관과 상차림에 활용된 용기의 시대별 변천과정과 제조 공정 등을 알 수 있도록 전시회를 마련했다”며, “생활 속의 도구인 토기와 도자기의 역사와 시대별 특징 등을 개괄적으로 알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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