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평화마을장터 뒤에 숨겨진 주민들의 뼈깎는 노력과 공동체 이야기

[(전북)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매월 둘째 주 토요일 전북 전주시 완산구 평화동 신성공원에는 ‘평화마을장터’가 펼쳐진다. 평화동 주민들의 마을문화시장 프로젝트인 ‘평화마을장터’는 오전 10시부터 오후 6시까지 주민들이 만든 수제품이 판매되고 체험행사와 먹거리 장터가 열린다. 평화로운 장터 뒤에는 전통문화도시 전주의 지역특성을 기반 삼아 공동체를 만들어가려는 평화동 주민들의 뼈깎는 노력이 숨어있다.

‘평화마을장터’는 문화체육관광부·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고 한국문화원연합회가 주관, 복권위원회가 후원하는 생활문화공동체만들기 사업의 일환으로 개최된다.

지난 2013년부터 시작한 평화마을장터는 올해 들어 5회째다. 장터가 열릴 때 마다 500여 명이 모일만큼 성황을 이루며 시끌벅적한 마을 축제로 성장하고 있다.

축제는 아트마켓과 무료체험행사, 먹거리장터로 이뤄져있다. 아트마켓에서는 매듭공예 팔찌, 냅킨, 레몬청과 자몽청, 압화공예품, 재활용비누, 퀼트, 원석팔찌와 비즈반지, 가죽공예, 천연비누, 리본공예, 북아트 등 평화동 주민들이 그룹 작업을 통해 기술을 익히며 빚어낸 다양한 창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더욱이 물품의 가격이 별도로 정해져 있지 않아 흥정에 따라 싸게 살 수도 있다.

재봉틀을 활용한 바느질 작업으로 △앞치마와 원피스 등 생활 의류를 만드는 규방공예(차칸공방) △냅킨을 오리거나 찢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린듯한 느낌의 생활소품을 만드는 냅킨(레인보우)공예 △꽃잎을 말리고 압축해 액세서리 등을 만드는 압화아트(꽃다지) △기존 나무 쟁반이나 서랍장 의자 등에 아크릴물감을 입혀 예술작품으로 탈바꿈시키는 포크아트(트리플라워) △나무와 솔방울 등 자연 소재를 이용해 생활용품을 만드는 자연물(네이처)공예 △천과 실을 이용해 한땀 한땀 동전지갑·가방·인형·필통 등을 만드는 퀄트공예 △직접 만든 아메리카노와 아이스티, 레몬청, 자몽청 등의 다양한 수제품들이 전시, 판매된다.

천원 단위부터 시작되는 공예품을 판매하여 나온 수익금은 90%가 재료비나 인건비로 사용되고 10%는 자율적 기부를 통한 평화마을장터 운영비로 활용되고 있다.

무료체험마당은 각 팀별로 돌아가며 실시한다. 지난 4월에는 포크(트리플라워)팀에서 원석팔찌 만들기를, 5월에는 규방(차칸공방)팀에서 더워지는 날씨를 맞아 실시한 부채 만들기를 선보였다. 이달에는 퀼트(이지네공방)팀이 무료체험마당을 진행하며 주민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할 예정이다. 특히 장터 현장에서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자연물(네이처)공예는 주민들이 직접 산속에서 채취한 솔방울, 나뭇잎 등을 재료로 사용해 의미를 더한다.

먹거리장터에서는 김치전, 어묵, 와플 등 각종 먹거리를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며 시음·시식행사도 진행해 눈 뿐만 아니라 입도 즐거운 행사장으로 꾸며질 예정이다.

한편 전주 평화마을 장터 뒤안길에는 각고의 노력이 숨어 있다. 1차 년도부터 올해 3차년도에 이르기 까지 10여개 이상의 공예팀이 구성되고 깨지는 상황이 벌어졌다. 무료로 공예품을 만들 수 있도록 해준다는 얘기에 호기심을 갖고 참여했던 주민이 교육만 받고 장터에는 참여하지 않는 등의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2년여 간의 시행착오를 겪고 올해 3차년도에는 정예 참여자를 선발해 주민 주도의 장터를 꾸려가고 있다. 자주적인 운영을 위해 주민들에게 팀별 명함을 제작토록 하고, 스스로 자신의 팀을 홍보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처음에는 지역사회복지관의 사업으로만 인식하고 의존적인 분위기를 보였으나,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주민들이 역할을 맡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 과정 속에서 포기하는 팀이 생겨나기도 했지만 자신들의 일이라는 의식이 확산되면서 장터를 자신들을 위한 재미꺼리, 자신들이 만들어 가는 놀이마당 등으로 인식이 전환되고 있다.

한편 올해 심화과정에 들어가는 바리스타(포푸리)팀은 소외 계층 중 하나인 한부모 가정의 여성 가장들의 자립을 목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라는 좀 더 구체적인 활성화 방안까지 주민들 스스로 풀어갈 수 있게 됐다. 현재 구성된 팀은 총 7개 팀으로 팀별 2명에서 4명까지 총 22명의 정예 참여주민이 참여하고 있다.

김해 학산종합사회복지관 담당자는 “평화마을장터를 운영하며 주민들의 자주성이 많이 강화된 것 같다”며 “앞으로는 예산 없이 독립적 장터 운영도 계획 중에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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