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는 광주U대회!] 3년 전부터 선발·교육…대회 성공 개최 ‘손과 발’

[조은뉴스=온라인뉴스팀]  “광주유니버시아드대회가 시민의 축제로 승화하기 위해서는 자원봉사가 핵심이 돼야 합니다.”

강운태(66) 광주하계유니버시아드대회(이하 광주U대회) 명예조직위원장의 말이다. 그는 이번 대회의 성공 키워드가 자원봉사자라고 강조했다. 각종 축제나 이벤트를 돕기 위해 자발적으로 나서는 자원봉사자들은 특히 올림픽이나 월드컵 등 스포츠 대회에서 큰 역할을 담당한다. 외국인 선수나 관광객들에게 통역이나 편의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행사가 원활하게 진행되게 하고 행사 운영 전반에 참여해 대회에 참가하는 선수와 함께 또 다른 주인공으로 꼽힌다.


실제로 2012 런던올림픽에서는 보라색 유니폼을 입은 자원봉사자들이 크게 주목받은 바 있다. 무려 12만 명에 달했던 자원봉사자들은 ‘게임 메이커’로 불리며 대회 운영을 도왔을 뿐 아니라 런던의 이미지를 높이는 큰 역할을 했다고 평가된다.

광주U대회조직위 역시 어느 대회보다 오랜 기간에 걸쳐 실력 있는 자원봉사자를 선발하고 교육해왔다. 자원봉사자 모집 및 홍보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통해 2012년 12월부터 이루어졌다. 2013년 2월에는 ‘자원봉사학교 개교식’을 갖고 자원봉사자 교육도 실시했다.

특히 자원봉사자들은 외국 선수단이나 관광객들과 원활한 의사소통을 해야 하기 때문에 외국어 자원봉사자를 집중 육성해왔다. 지난 2010년부터 10개 대학에 외국어 교육을 위탁해 2600여 명의 외국어 자원봉사자를 배출했다.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까지는 전국 각지에서 자원봉사자 면접을 실시했으며, 리더 자원봉사자 1000여 명을 포함해 1만여 명의 자원봉사자를 선발했다.

광주U대회에 참가한 자원봉사자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이 중 최연장자는 김종식(86) 씨다. “제가 이번 대회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게 된 이유는 세계에 우리나라를 알리고 싶어서입니다. 광주에서 치러지는 세계적인 대회를 통해 우리나라가 얼마나 발전했는지 보여주고 싶었어요.”

김 씨는 대회 기간 선수촌에서 일본어 통역을 맡고 있다. 아침 9시부터 오후 4시까지 일본 선수단의 안내를 맡고 있다. 일제강점기를 살아온 특수한 배경으로, 광복 전 일본에서 중학교 3년 재학 시절에 일본어를 집중적으로 배웠다. 이러한 일본어 실력으로 틈틈이 통역을 해왔으며, 지금도 일본 잡지를 보면서 언어 감각을 잃지 않으려 노력 중이다.

자원봉사자들 중에서 최고령자인 김 씨. 하지만 마음만은 아직 20대 청년들과 다를 바 없다. “나이가 많지만, 아직 건강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젊은이들 뛰는 데 같이 협조할 수 있는 것 같아요.”

12일 동안 치러지는 국제 대회에 임하는 각오 역시 남다르다. 김씨는 “광주U대회가 국제대회인 만큼 우리가 예의를 갖춰서 손님을 대해야 하고, 그들에게 광주에 대한 좋은 인상을 남기고 싶다”며 “자원봉사자는 외교관이라는 마음을 가지고 모든 사람들에게 따뜻한 마음으로 대하고 싶다”고 밝혔다.

최연소 자원봉사자는 초등학생인 석다연(13) 양이다. 지난해 광주시가 주최한 ‘주니어 통역사’ 선발대회에서 1차 합격했던 석 양은 남다른 언어 실력과 유니버시아드대회에 대한 관심으로 통역 자원봉사에 지원했다. 영어 실력은 2년간 캐나다 어학 연수를 다녀오면서 탄탄히 다졌다.

무엇보다 장래 희망이 외교관인 석 양이 이번 대회에 임하는 마음가짐은 남다르다. 진월국제테니스장 내 의무실에 배치받아 벌써부터 광주U대회에서 꼭 필요한 존재로 자리 잡았다. 석 양은 “다른 나라에서 온 선수들을 제 능력으로 도와줄 수 있다는 게 뿌듯하고 좋다”면서 “자원봉사를 하면서 선수들과 같이 소통할 수 있어서 좋고, 저에게 잊을 수 없는 좋은 경험인 것 같다”고 소감을 밝혔다. 석양은 “대회가 끝날 때까지 항상 밝은 모습으로 선수들을 대하고 적극적으로 참여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베버남순(61) 씨는 광주에서 자원봉사를 해온 사람들은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정도로 지역에서 오래 활동한 자원봉사자다. 광주비엔날레에서 5회나 독일어 통역 자원봉사를 했고, 현재 국립광주박물관에서 주 1회 전시 해설 자원봉사를 할 정도로 지역 문화·예술에 깊은 애정을 갖고 있다. 이름에서 알 수 있듯, 그는 지난 1975~1998 년 파독 간호사를 했다. 이 덕분에 독일어는 기본이고 영어까지 능통하다. 이번 대회에서 그는 대표단 및 VIP 의전·통역을 담당하는 아타셰(통역요원)로 활동하고 있다. 베버남순 씨는 이번 대회를 통해 광주의 음식 문화와 지역민들의 정을 세계인들이 몸소 느낄 수 있게 되길 바라고 있다.

대회조직위는 “자원봉사자는 대회 기간 중 방문하는 선수단 및 관람객들과 가장 가까운 곳에서 소통하는 대회의 얼굴인 동시에 도시 브랜드와 국가의 위상을 높이는 민간외교관의 역할을 하게 된다” 면서 “자원봉사자들이 함께 즐기는 성공적인 대회가 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쏟겠다”고 밝혔다.[위클리공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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