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또 7대 사기극" 폭로 vs "음모론" 맞짱, 진실게임

로또시스템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으며 당첨조작 의혹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그간 언론을 통해 제기됐던 로또 조작 의혹이 국회자료를 통해 서서히 그 베일이 벗겨지고 있다.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지난 17일 브리핑을 통해 “복권위원회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단말기와 메인시스템간 판매데이터가 불일치할 뿐만 아니라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 간 데이터, 만일의 사고에 대비해 동일하게 구축한 2개의 감사시스템 데이터 또한 불일치했다”며 “로또복권시스템에 치명적인 오류가 있음에도 복귄위원회와 나눔로또가 이를 방치한 것으로 드러났다”고 주장했다.

또한 진 의원은 ‘추첨처리확인서’를 제시하며 “메인시스템에서 정산한 판매금액, 데이터 조작여부 등을 검증해야 할 감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고 추첨방송 전까지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 간 판매금액을 확인하지 않았다”며 “심지어 추첨방송이 진행되는 동안 금액을 일치시키는 등 당첨조작 의혹까지 드러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그는 “온 국민이 경악할만한 대국민 사기사건”으로 규정하면서 로또복권사업을 당장 중단할 것과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에 대한 감사원 감사, 필요 시 검찰수사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했다.

이에 대해 나눔로또 측은 시사주간지 <사건의내막>과의 전화 통화에서 “회차마감 후에는 복권발매가 불가능하고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의 금액은 일치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조사가 있다면 적극 응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로또 조작 의혹은 진실공방으로 비화하며 확산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로또는 지난 2002년 12월 시작된 이래 전 국민을 고객으로 국가가 인정하는 사행산업으로 자리매김했다. 행정안전부, 문화체육관광부 등 정부 10개 부처가 연합 발행하고 국민은행이 운영(1기 로또)해 오다 2007년 12월부터는 컨소시엄 업체인 나눔로또가 로또 사업자로 참여(2기 로또)하고 있다.

판매수익금(복권기금)의 70%는 저소득층의 주거안정 지원사업과 국가유공자에 대한 복지사업 등 공익사업에 활용되고 있다. 이러한 공익적 측면 때문에 로또복권사업은 무엇보다 신뢰성과 투명성을 중시 해왔다. 하지만 로또시스템 문제와 조작 의혹이 끊이질 않으면서 로또사업의 존재가치에 대한 불신과 비난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로또 조작 진실공방

국회 기획재정위 소속의 한나라당 진수희 의원은 “지난해 사업자 선정단계부터 말 많았던 제 2기 로또사업(나눔로또)에 치명적인 시스템 오류가 있으며 당첨조작 의혹까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며 로또 사업의 중대결함과 문제점을 지적하고 나섰다.

진 의원은 “로또복권사업의 감독기관인 복권위원회가 2기로또 사업 시작 첫 회차부터 단말기-메인시스템-감사시스템 간 데이터가 불일치하고 이로 인해 데이터 조작까지 자행될 수 있는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음을 알면서도 현재까지 의도적으로 방치, 당첨조작에 직접 개입했을 가능성이 높다”며 “국정감사를 통해 이 문제를 집중 따지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진 의원이 복권위원회의 조작개입 가능성을 주장하는 것은 일부 복권위원회 직원들에게만 감사시스템 접근이 허용돼 있기 때문이다. 현재 로또복권 시스템은 8359개의 단말기(판매점 7315대, 농협 1044대)와 메인시스템, 감사시스템으로 이뤄져 있으며 모든 데이터는 전용선을 통해 실시간 동기화되도록 구축돼 있다.

때문에 특정 단말기에서 구입하거나 취소한 모든 데이터가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에 실시간 기록된다. 특히 감사시스템의 경우 단말기와 메인시스템의 판매정보 확인뿐만 아니라 데이터 조작여부 확인을 위한 것으로 복권위사무처 공무원들만 접근이 가능하도록 설치되어 있다.

또한 판매회차 마감과 추첨이 이뤄지는 토요일에는 회차 마감에서부터 판매금액확인, 당첨번호 및 당첨금액 확인 등 일련의 업무진행상황을 ‘추첨처리확인서’에 기록하고 있다. 

진수희 의원 “로또시스템 치명적 오류 발생, 당첨조작 의혹… 복권위.나눔로또는 단말기-메인시스템-감사시스템 간 데이터 불일치로 데이터 조작 자행 또는 의도적으로 방치, 당첨조작 직접 개입 가능성 배제 못해”

진수희 의원은 단말기-메인시스템-감사시스템간 데이터가 불일치한 정황에 대해 근거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지난 6월 21일(290회차) 특정단말기에서 판매마감 직후인 8시 0분 25초에 정산.출력한 한주동안 총판매금액(722만5000원)과 6월23일 나눔로또 메인시스템에서 정산한 금액(719만7000원) 사이에 2만8000원, 즉 28게임분의 금액차이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사실 올해 1월과 6월 전국 로또 복권 판매점 업주들이 판매금액이 불일치한 것과 관련해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 측에 민원을 제기한 일은 이미 언론을 통해 보도된 바 있다.

이와 관련 나눔로또 측은 “토요일 마감 직전 데이터 폭증으로 정산이 지연되는 현상”이라고 해명했으나 진 의원은 “전용선을 사용하는데다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 간에 체결한 계약서에서 ‘초당 5000게임 이상을 최소 10분 이상 판매 가능하도록 구축해야 한다’(21조)고 강조했다는 점에서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을 나타냈다.

또한 지난해 12월2일부터 2008년 8월9일까지 총 36회차 중 12회차에 걸쳐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 간 테이터가 불일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는 “Special cancle(스페셜 캔슬), 즉 마감시간에 임박해서 구입 또는 취소 시, 단말기 작동불능, 용지고갈 등의 사유로 발생하는 사소한 문제, 초기에 일시적으로 나타난 것뿐”이라고 반박했다.

하지만 진 의원은 “지난 7월까지 이러한 문제가 지속되어 온 것은 ‘고질적 내지 의도적’인 시스템 오류”라고 주장했다. 즉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은 만일의 사고를 대비해 각각 동일한 2개의 시스템을 동시에 운영하고 있기 때문에 어떠한 경우에도 데이터 값이 다르게 나올 수가 없다는 것.

진 의원은 올해 3월29일, 5월16일과 17일 3회에 걸쳐 감사시스템 두 개의 데이터가 불일치한 사실을 들어 “메인시스템이 정산한 판매액 증의 정보가 조작되거나 오류가 있어도 이를 검증할 기준조차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감사시스템 정산/출력시간이 지연된 부분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보통 토요일 오후 8시 정각에 판매를 마감하고 8시 30분까지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에서 각각 정산/출력한 판매건수/판매금액 자료를 대사하고 8시 45분에 추첨방송을 진행한다.

그러나 복권위원회가 제출한 감사시스템 회차별 판매보고서 출력시간을 보면 판매금액 대사시간인 8시 30분을 넘긴 것은 5회, 나눔로또 첫 회차(262회)의 경우 추첨방송 종료 후인 9시 59분에 정산/출력이 이뤄졌다는 것.

이와 관련해 진 의원은 “추첨처리확인서에 따르면 262회차부터 271회차까지 2개월 동안 267회와 270회차를 제외한 매주 ‘감사시스템 판매액 미확인’, ‘작동지연’ 등 감사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는 것이 명백하게 기록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밖에도 시스템 및 추첨처리확인서 조작가능성과 추첨처리확인서의 양식을 변경해 감사시스템 총판매액 확인검증기능을 없앤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사건의내막>은 지난 513호 ‘사고뭉치 LG CNS, 이번엔 로또 시스템 결함?’이란 제하의 기사를 통해 <YTN>이 제기했던 백업시스템 및 감사시스템 오류와 당첨번호 조작 가능성에 대한 진위여부를 다룬 바 있다.

전산시스템을 총괄하고 있는 LG CNS측은 "우리가 전산시스템을 운영하고 있긴 하지만 로또사업은 고객사업이기 때문에 나눔로또 홍보담당자와 먼저 통화하는 게 좋을 것 같다"고 구체적인 언급을 피면서도 "공식적인 입장은 아니지만 최소한 소비자에게 피해가 간 부분은 아직까지 없는 것으로 안다"는 말로 의혹을 일축한 바 있다.

하지만 진 의원이 로또 시스템 오류와 조작 가능성을 또다시 제기하면서 파문은 일파만파로 확산되고 있다. 진 의원은 일련의 사태와 관련해 온 국민이 경악할 만한 대국민 사기사건이라 규정하면서 “이러한 오류투성이의 시스템을 가지고 지난해에 기술평가를 통과, 사업자로 선정되었다는 자체가 미스터리”라고 분개했다.

그는“진실성과 투명성을 상실한 복권사업은 그 존재가치가 없는 것이기 때문에 로또복권사업을 당장 중단하고 복권위원회와 나눔로또에 대한 감사원 감사는 물론 필요하다면 검찰수사를 해야 할 것”이라고 거듭 강조하며 국정감사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루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그러나 나눔로또 측은 진 의원이 제기한 7대 의혹을 전면 부인했다. 나눔로또는 17일 보도자료를 통해 “회차 마감 후에는 복권발매가 중단되기 때문에 더 이상 복권이 판매/인쇄되지 않는다. 또한 메인시스템의 판매 데이터를 감사시스템에 전송완료하게 되면 각 시스템의 저장된 판매 데이터의 위변조 및 수정은 원천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한 “어떤 경우에도 회차 마감시 판매액(건)과 취소액(건) 등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의 금액은 일치한다”며 “공신력 있는 기관의 조사가 있다면 적극적으로 응하겠다”고 밝혔다. 더불어 나눔로또 측은 “공익기업으로서 국민들과 국가기관에 심려를 끼쳐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한다. 향후 오해가 없도록 운영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나눔로또 “회차 마감 후에는 복권발매 불가능, 어떠한 경우에도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의 금액은 일치한다. 공신력 있는 기관의 조사가 있다면 적극 응하겠다” 강력 부인

"시스템 오류·조작 확실" vs "데이터 일치, 위변조 불가능"

나눔로또는 7대 의혹과 관련해 조목조목 반박했다.

단말기와 메인시스템 데이터가 불일치한다는 주장에 대해 나눔로또는 “지난 6월21일 2기 로또사업 출범 후 최초로 발생한 1등 당첨금 이월로 인해 판매량이 전 회차에 비해 2배 이상 증가했고 마감직전 데이터 폭증으로 인한 거래내역 반영 지연(약 5분)이 발생했으나 데이터가 불일치한 것은 아니다”며 “복권판매 데이터는 판매와 동시에 정상적으로 저장됐으며 각 판매인별 거래내역을 취합, 정리하여 보고서 형태로 가공하는 과정에서 지연이 발생한 것으로서 전용선 사용여부와는 무관한 사안이다. 판매점주들도 판매내역을 확인하는 방법을 통해 시스템 오류가 아님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계약서에서 명시한 ‘초당 5000게임 이상을 최소 10분 이상 판매가 가능하도록’이라는 부분은 복권의 판매, 취소, 지급 거래에 해당하며 모든 판매, 취소, 지급 거래는 지연없이 정상적으로 처리됐다는 것이다.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간 데이터 불일치 의혹에 대해서도 나눔로또 측은 “인트라롯(Intralot)의 메인시스템과 ESL사의 감사시스템은 현재 세계 각국에서 동일한 환경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스페셜 캔슬(미완성 판매거래에 대한 역분개)이 발생할 때 이를 해석하고 표시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 데이터가 불일치한 것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메인시스템은 스페셜 캔슬이 발생한 일자에 취소처리를 하나 감사시스템은 이를 미완성 판매거래가 발생한 일자에 취소처리를 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어 데이터의 위변조나 불일치가 아닌 표기 방식을 다르게 하는 것이라는 설명이다.

즉 (서로 다른) 두 시스템의 설계 사상의 차이에 기인한 것으로 모든 스페셜 캔슬 내역은 추적관리가 되고 있어 ‘고질적 내지 의도적 시스템 오류’라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는 것.

나눔로또 측은 시스템을 일치시키는 방향(기준을 메인시스템으로 할지, 감사시스템으로 할지 여부)에 대한 논의가 끝나지 않아 일단 감사시스템만 메인시스템 처리방식과 동일하게 처리하도록 올해 4월27일 시스템을 변경하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감사시스템 간 데이터 불일치 여부에 대해서도 나눔로또는 사실과 다르다고 주장했다. 감사시스템 1, 2의 보고서가 상이한 것은 감사시스템2를 메이시스템과 동일한 방식으로 변경했기 때문이라는 것. 또한 3월 29일자 감사시스템1,2의 각각의 보고서는 동일한 것으로 확인했다는 것이다.

나눔로또는 “진 의원실의 3월29일자 자료는 확인결과 감사시스템 1의 취소금액은 회차별 판매보고서를 인용하였고 감사시스템 2의 취소금액은 일자별총거래보고서의 내용을 참고한 것이었다”며 “같은 금액에 대해 서로 다른 반영시점을 적용한 보고서를 교차 참조해서 틀리다고 주장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진수희 의원이 감사시스템 정산/출력시간이 지연됐다고 주장한 데 대해서도 “나눔로또가 추첨처리절차에서 수행하는 1, 2차 데이터 대사의 의미는 판매 마감 후 추첨방송 전에 메인시스템과 백업시스템의 판매내역 등 게임데이터를 확인(3종의 보고서 출력, 1차 대시)하고 이를 추첨방송 후의 게임데이터 내역과 일치하는지 여부를 확인(동일 3종의 보고서 재출력 후 비교, 2차 대사)함으로써 추첨방송 전후의 데이터 위변조 여부를 검증하는 것”이라며 “추첨 전에 감사시스템과 판매금액을 대사해야 한다는 것은 진수희 의원실의 견해로서 당사의 추첨처리 규정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진수희 의원이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 간 판매데이터가 다를 경우 추첨을 진행할 수 없기 때문에 토요일 회차마감과 동시에 ‘Special block’(스페셜 블록)을 인위적으로 걸어 메인-감사시스템의 금액을 일치시키고 있다”며 시스템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과 관련해 나눔로또는 사실과 다르다는 입장을 밝혔다.

스페셜 블록은 회차를 넘어가는 스페셜 캔슬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시스템적인 장치로 메인시스템과 감사시스템 금액을 인위적으로 일치시키는 등의 일은 발생하지 않으며 시스템 조작이 아니라는 것.

추첨처리확인서의 양식을 변경해 감사시스템 총판매액 기록을 아예 생략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감사시스템의 총판매액 확인이 나눔로또가 진행하는 추첨처리 절차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추첨처리확인서에 표기되어 오해의 소지가 있음을 확인, ‘감사데이터 수신완료’로 변경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나눔로또 측의 해명에도 불구하고 진 의원 측은 “내부제보가 있었다”며 사실상 로또 당첨조작이 있을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양측이 팽팽한 입장차를 보이는 가운데 사건의 진위는 향후 감사원 조사나 검찰조사에서 밝혀질 것으로 보인다.

한편, 제2기 온라인복권사업의 메인시스템용 소프트웨어를 공급해온 기업 인트라롯은 진수희 의원이 제기한 로또 관련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인트라롯은 19일 보도자료를 통해 “진 의원의 보도자료는 명백히 IT분야에 대한 이해가 결여된 상태에서 작성됐다”며 “진 의원이 근거없는 가능성만 확대해 주장하는 것을 볼 때 과연 누구의 이해관계를 위해 보도자료를 낸 것인지 의도 자체를 의심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또한 인트라롯이 대만, 호주,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에 공급한 온라인복권시스템에 기술적 문제가 발생했다고 진 의원이 주장한 데 대해서도 “인트라롯은 해당 국가에 공급된 인트라롯 시스템에서 어떠한 문제도 발생한 적이 없었고 시스템의 개발철학을 충실히 실현, 각국의 사업자가 요구하고 있는 모든 계약조건을 충족시켰다”며 “해당 국가에서 기술적 문제 때문에 벌금 또는 징계를 받은 적이 전혀 없었다”고 강조했다.

인트라롯은 “기술력에 대한 신뢰 역시 미국의 전국복권업협회, 세계복권협회 등 공신력 있는 기관에 의해 수차례 검증됐다”며 “인트라롯의 평판을 음해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자신뿐만 아니라 한국소비자 및 복권산업을 위하여 적용할 수 있는 모든 국내/국제법에 호소할 것”임을 밝혔다./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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