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주의 2.0으로 요란을 떠는 전직 대통령

노무현의 열혈 지지자들이 기어이 그 무슨 ‘ 민주주의 2.0 ’이란 사이트를 개설했나 보다. 이 사이트가 개설될것이란 소문은 이미 몇 달전부터 있어왔는데, 결국 노무현 퇴임후 6개월 이상이 지난 9월 18일에 사이트가 공식적으로 문을 연 것이다.

명색이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을 세운지 60년이 되었고, 87년 6월항쟁의 결과물로 대통령 직선제를 쟁취한뒤 절차적 민주주의가 어느정도 향상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유감스러운것은 아직까지 우리나라엔 바람직한 전직대통령 문화가 없다.

그 가장 큰 이유는 역대 대통령이 대개는 불명예스러운 퇴임을 했고, 5년 단임의 직선제 개헌을 한 이후에 있어온 네명의 대통령도 모두 끝이 좋지를 못했던데 있다.

그런 우리의 현실에서 1946년생으로 다른 네명의 살아있는 전직대통령(전두환,노태우,김영삼,김대중)보담은 상대적으로 젊은 노무현씨로선 퇴임후 남은 여생을 어찌 보내야 할까 남다른 고민을 했었을것이라 이해도 된다.

그것도 명색이 대통령을 지낸 몸인데 무의미한 시간을 보내기 보담은 나름대로 국가와 민족을 위해 뭔가는 해야겠다는 생각도 했을것 아닌가. 어찌되었든 그 노무현 대통령의 퇴임후 6개월 하고도 반 이상이 지나서 노사모에 의해 ‘ 민주주의 2.0 ’이 개설되었다. 취지는 ‘ 시민주권시대를 열어가는 깨어있는 시민들의 토론마당 ’이라고 한다.

헌데 민주주의 2.0에 노무현 전 대통령이 개입하는것에 다른 신문도 아닌 진보언론 한겨레가 가장 먼저 비판을 하고 나섰다. 이유야 어찌되었든 전직 대통령이 세규합을 하고 현실정치에 관여하는 모습은 우리의 정치현실에서 부적절하다는것이 한겨레 사설의 핵심내용이다.

노사모 입장에선 한겨레신문의 그와같은 비판이 불쾌할수도 있을것이다. 그것도 지금껏 같은편으로 여겼던 한겨레가 감히 국태민안과 민족번영의 미래를 위한 고민에 퇴임후에도 편히 밤잠 이루실날 없으셨을 우리의 ‘ 노짱 ’ 대통령님께 감히 다른 신문도 아닌 같은편인줄 알았던 한겨레가 반기를 들다니!

뭐 어쨌거나 노무현이 현실정치에 대한 발언을 하든말든 노사모가 다시 세결집을 하든 그건 한겨레 사설에도 언급한바와같이 ‘ 그네들의 자유 ’다. 다만 개인적으론 그런 맥락에서 노무현과 노사모에게 괜찮은 제안을 하고자 한다.

다름아니라 바로 지난 몇 달간 온 나라를 뜨겁게 달군 최대의 이슈는 역시 광우병 쇠고기 수입파동 아닌가. 한편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은 일부 방송,언론과 인터넷등에 의해 과장되어왔음이 밝혀지기도 했고, PD 수첩의 방송내용도 번역 일부가 잘못되었음이 밝혀졌다. 하지만 여전히 일반 대중의 입장에선 그래도 ‘ 병든 쇠고기 ’를 사들여와 먹는다는 점에서 찜찜함과 정서적 거부감이 남아있는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한미 FTA의 근본적인 책임은 노무현 전 대통령에게 있다. 물론 쇠고기 수입협상은 이명박 대통령 당선이후 일부 졸속적으로 진행되었다는 지적이 있기도 하고. 특히 이 부분은 인터넷상에서 보수-진보 진영간에도 그리고 청문회에서 한나라-민주당 사이에도 ‘ 네탓 ’ 공방이 뜨거웠던 사안이다.

그래서말인데 FTA 협정의 근본적 책임이 있는 전직 대통령으로써 광우병 쇠고기에 대한 국민들의 공포감과 정서적 거부감을 덜어주는 의미에서 한번 노사모들과 함께 광우병 쇠고기 파티를 근사하게 벌이는건 어떨까하는 제안을 해본다. 장소는 봉하마을도 좋고 서울로 상경해서 해도 좋고 광주 금남로나 충장로 어디쯤 있을법한 고깃집에서 해도 좋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협상이 졸속으로 진행되었고, 그로인해 국민들 사이에 공포감이 커졌던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근본적으로 한미FTA 협정은 자유무역의 시대로 가는 대세에서 어차피 언젠가 누군가는 도장을 찍었어야할 사안이다.

즉, 다시말해 광우병 쇠고기 사태는 이명박 대통령이 아니라 누가 대통령이 되었어도 한번은 치렀어야할 홍역이라는 소리다.

실제로 오히려 노무현 정권 시절엔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에 대해 조중동이 적극적으로 보도했었고, 정작 작년 4월에 있었던 FTA 협정 당시엔 서프라이즈에 이런저런 한다하는 논객들은 되려 FTA 예찬에 열을 올렸다.

헌데 지금은 그 포지션이 바뀌어 조중동은 ‘ 광우병 쇠고기 아무 문제 없소 ’ 하고 목청을 돋우고 있고 신 자유주의에 대한 비판은 노사모 몫이 되었다. 어떻게 단 1년만에 상황이 바뀌어도 이렇게 바뀔수 있는지 우리나라 정치현실과 이념갈등의 후진성을 그대로 보여주는것 같아 그저 서글프기만 하다.

여하튼 그러니 노무현 전 대통령도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대해 일정부분 책임이 있는 사람이고, 노사모 역시 노정권 시절엔 FTA 예찬에 열을 올렸던 사람들이니. 그 책임을 지는 자세에서라도 또는 국민들의 광우병 쇠고기 공포증을 어느정도 해소시키는 차원에서라도 ‘ 광우병 쇠고기 먹기 ’ 이벤트를 꼭 좀 한번쯤 벌여보라는 소리다.

괜히 인터넷상에서 그 무슨 민주주의 2.0 어쩌구 하면서 또 요란을 떠느니 기왕이면 그것보다 가장 절실한 현안인 광우병 쇠고기 문제에 대해 국민공포증을 줄여주는게 퇴임한 전직대통령과 그 열혈 지지자였던 사람들로써 의무감으로서도 한번쯤은 했어야 할 일 아니냐는 소리다.

한겨레 사설 말마따나 노사모가 민주주의 2.0을 통해 세규합을 하든 정치재개를 하든 그건 그네들 자유다. 하지만 광우병 쇠고기 먹기 이벤트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국민들을 안심시키는 차원에서 꼭 한번은 해줘야 하는 일이다. 아 ! 물론 기왕이면 이명박도 함께 불러서 사이좋게 식사하면 더 모양새가 좋을것이다./빅뉴스 자유토론방의 훼드라님의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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