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출ㆍ성매매 피해 소녀들 '자립' 도와…졸업 후 취업까지 지원

[조은뉴스=김현주 기자] 서울시가 가출 및 성매매 피해 소녀의 자립을 지원하는 '자립학교'를 연다.

서울시는 오는 29일 가출 및 성매매 피해 소녀들에게 기초학습, 경제교육, 성교육, 인턴십 과정 등을 교육해 실질적인 자립을 지원하는 단기형 대안학교 '늘푸른 자립학교'의 문을 연다고 23일 밝혔다.

생계비 마련 위해 성매매에 나서고 있는 생계형 가출 소녀들의 수를 줄이고,  당당히 사회의 한 일원으로서 나설 수 있게 한다는 측면에서 긍정적인 반응이다. 

가출 청소년 절반 이상이 '자립' 원해

지난해  쉼터로 연계되거나, 경찰 단속에 적발돼 보호처분을 받은 가출 청소년들의 절반 이상인 51.5%가 '자립'을 원한 것으로 조사됐다.(가출, 성매매 피해 청소녀 21명 포커스그룹 인터뷰, 2008) 하지만 '실질적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응답이 대다수였다.

청소년 전문가들은 "가출 청소년의 대부분이 중·고교 중퇴라 일자리를 갖기도, 가정복귀도 어려워 성매매를 하게 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생계비 마련을 위해 성매매를 하는 생계형 가출 청소녀의 경우 성매매를 그만두고 싶어도 생활비 마련을 위해 다시 성매매를 반복할 수밖에 없다"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한목소리를 내 왔다.

그럼에도 가출 및 성매매 피해 청소년들을 위한 종합적인 자립지원 대책은 여전히 부족한 실정이다.

가출 청소년들을 위한 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아직 쉼터에서 자립 프로그램을 운영하기엔 많은 어려움이 있다는 게 공론이다.

쉼터 내 이동인원이 많고, 청소녀 개별적인 지원에는 많은 인력이 필요하다보니 '자립'보다는 '생활'에 초점이 맞춰 운영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쉼터에서 검정고시 지원을 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청소녀들이 검정고시 학원의 획일적인 수업을 따라가지 못하고, 일반학교에서도 중도탈락 해 두 번의 실패를 경험하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9년간 운영해 온 자립지원사업의 경험적 기반을 바탕으로 가출 및 성매매 피해 청소녀의 특성을 고려한 단기형 자립학교를 설치·운영하겠다는 서울시의 발표는 가출 청소년 자립에 일대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서울시 자립학교, 실질적인 자립 도울 예정

서울시는 가출 및 성매매 피해 청소녀를 위해 이미 지난 2001년도부터 서울시내 4개 지역에서 청소년들을 대상으로 가출예방 및 상담을 위한 '거리상담 사업'과 학교 밖 위기청소녀의 경제적, 심리적 자립지원을 위한 '자립지원사업'을 진행해 왔다.

서울시는 그간의 사업으로 쌓인 노하우를 바탕으로 예방과 자립에 이르는 통합적인 지원 시스템을 신설되는 자립학교에 적극 활용한다는 방침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자립학교는 기초학습과 검정고시 학력취득, 생활상의 경제교육, 인턴십 과정을 통해 청소녀들이 실질적인 자립을 도모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또한 청소녀들의 특성을 고려하여 자기개발 프로젝트, 성교육을 통해 성매매에 대한 가치관 정립 등을 통해 자기 몸의 소중함에 대해서도 일깨울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더불어 기존 학제를 탈피, 6개월 과정 운영과 수시입학 제도를 마련해 청소녀들이 학교에 흥미를 갖고 다닐 수 있도록 하겠다는 설명이다.

가출 청소녀들은 학교에 입학하게 되면 자신의 목표를 설정, 맞춤형 자립지원 서비스를 제공받게 되며 자립학교는 이를 통해 추후 취업에 이를 수 있도록 지원하게 된다.

졸업 후에도 사후관리를 통해 성매매 재유입을 방지하여 자립의 기틀을 마련해 줄 예정이다.

서울시 조은희 여성가족정책관은 "자립학교를 통해서 가출 및 성매매 피해 청소녀의 자립을 위한 실질적인 대안이 마련되었다는 데에 매우 큰 의미가 있다"며 "소외된 10대 여성이 미래의 건강한 서울 여성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종합적인 대책을 강구해 '모든 세대의 여성이 행복한 서울'을 만드는 데 더욱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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