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교동사람들 DJ서거 후 1516일째 묘역참배

[조은뉴스=김주경 기자]  우리나라 최초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대한민국 15대 김대중 대통령은 2009년 8월 18일 서거했다. 그러나 DJ는 떠났지만 DJ와 생사고락을 함께 했던 권노갑 민주당 상임고문을 비롯, 김옥두 남궁진 윤철상 이훈평 김태랑 전 의원 등 동교동계 인사들은 매주 이희호 여사와 함께 동작동 국립현충원의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을 찾아 1516일 동안 5년째 참배일정을 이어가고 있다.


현충원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에는 DJ와 함께 했던 전 현직 관료와 국회의원, 지방자치단체장과 시의원, 도의원과 대통령 고향사람들과 목포상고 후배는 물론 일반 지지자들까지 각계각층이 참여하고 있다. 주요 선거 국면에서는 여야를 막론하고 선거에 출마하는 후보들이 묘역으로 발길을 돌려 김대중 대통령과 인연과 재임 때 국정이야기, 정치적 리더십에 대한 견해를 자연스럽게 주고받는다.

김대중 전 대통령은 국가부도사태인 IMF 풍랑 속에서 당선된 이후 현재까지 ‘집권 1년차 대통령의 지지율’ 부문에서 부동의 1위(60%)를 차지하고 있다. 갤럽이 정기적으로 발표한 이 분야 여론조사에서 2위는 박근혜 대통령(56%), 3위 김영삼 55%, 4위 노태우 45%, 5위 이명박 32% 순으로 나타났다.

# 25년째 이어진 김대중과 박정희 지지도의 공통점
정치권은 박근혜 대통령의 수식어로 통하는 ‘오만’, ‘불통’, ‘독선’ 등의 단어를 무색케 하는 이러한 2위권 지지율의 배경에 대해 제1 야당의 역량 부족과 박대통령 부녀지간 관련설에서 찾곤 한다. 미혼 여성대통령인데다가 부모가 모두 흉탄에 세상을 떠난데 대한 안쓰러움, 남편과 가족이 없어 친인척 부정비리가 없을 것이라는 복합적 시각이 반영됐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지극히 감성적 측면이 강하다. 그러나 시대적 쟁점과 이슈가 경제난과 팍팍한 서민 살림살이 해결이 급선무로 등장하면서 국정운영과 정치운영에 그 무게가 실린 탓이라는 분석이 훨씬 설득력이 있다. 즉 경제주기 변화와 지지도가 맞물려 있어 국가적 정치적 운명론이 그 지지도의 본질이라는 것이 학자들의 분석이다. 이러한 분석은 언론이 발표한 각종 여론조사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다.

실제 갤럽이 1979년부터 시행한 ‘가구 살림살이 전망’ 조사결과의 추이를 보면 80년 ‘내년 살림살이가 더 좋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60%, ‘나빠질 것’ 13%, 무응답 12%였던 것이 89년까지 10년 동안 긍정과 부정적 시각의 차가 크게 벌어진 상태가 지속됐다. 경제 낙관론이 35%대까지 추락하다가 97년 IMF이라는 국가부도와 함께 김대중 대통령 당선 시점에서 최악의 수준인 27%까지 밑바닥을 내리 쳤다. 무응답도 사상 최고치인 47%에 이르렀다.

# 민심 변화의 작동 키워드는 경제 살리기와 강력한 리더십
이러한 현상은 경제난에 지칠 대로 지친 민심이 절망의 밑바닥까지 이르렀음을 웅변한다. 17년 전 절망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던 우리 국민들의 인식은 여론조사에서 크게 긍정과 부정적으로 구분할 경우 그 시각차가 17년째 지속됐다. 그러다가 경제 낙관론이 98년 44%로 최고치를 기록한다. 18년 전 60%에 비할 때 국민 기대치는 큰 폭으로 낮아진 대신 비관론 역시 16%로 그 간격의 차이가 크게 좁혀진다. 반대로 무응답은 61%로 79년의 긍정적 시각의 수치인 60%대의 동일선상으로 나타난다.

그리고 2014년 낙관론은 21%라는 최저치, 비관론은 16%로 17년 전과 동일한 수치를 기록한다. 17년 주기로 경제주기는 똑 같아지고 긍정과 부정적 견해차 폭은 더욱 좁혀진 대신에 61%의 무응답은 17년 전과 동일한 수치를 보여준다. 국민들의 의식수준이 25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놀랍게 높아졌고 국정운영에서 결정적인 신뢰가 밑바탕에 있지 않고서는 민심이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을 말해준다. 이런 민심의 변화에 호응하는 길은 당연히 경제 살리기와 강력한 리더십이다.

이런 국민들의 생각은 2008년 건국 60주년 국민의식 여론조사에서 ‘가장 긍정적 평가를 받는 대통령’으로 1위 박정희, 2위 김대중, 3의 노무현(동아일보, 2008.4.1), ‘업적을 많이 남긴 대통령’ 1위 박정희, 2위 김대중, 3위 노무현(KBS,국민, 조선, 한국, 연합뉴스 등 2008.8.14), 1위 박정희 2위 김대중(동아일보, 2008.1) 등으로 나타났다.

역대 대통령 중 ‘우리나라 위상을 높이는데 가장 큰 공헌을 한 대통령’으로는 1위 박정희, 2위 김대중(동아일보, 2005.11.30/2004), 정치경제 등 ‘업무 평가’ 1위 박정희, 2위 김대중(중앙일보, 2005.10.13), ‘한국경제에 공헌도가 가장 높은 사람’은 1위 박정희, 2위 김대중(한국경제, 2005.8.22), ‘가장 바람직한 국가지도상’은 1위 박정희, 2위 김대중(동아일보, 2005.2.21), ‘대한민국을 세계에 널리 알린 인물’은 1위 박정희, 2위 김대중(KBS, 2005.1.1/한겨레, 문화, MBC, 2004) 등 2002년에서 2008년에 이르기까지 일관된 결과로 나타났다.



# 김대중 정치적 고향 목포서 ‘김대중 정신 계승’ 외치다
역대 대통령 여론조사 1위와 2위를 차지한 두 대통령은 박정희와 김대중 대통령이다. 정치적으로 극과 극에 위치한 두 사람이 갤럽과 언론사한 여론조사에서 1,2위를 차지하게 된 데는 경제 살리기와 강력한 리더십에서 비교우위를 점하고 있기 때문이다.

본격적인 6·4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러한 민심의 주기 변화 통계가 그대로 적용돼 선거전 구호로 나타나고 났다. 후보들이 앞 다퉈 경제 살리고 김대중 정신 계승을 강조한다. 신당 창당 바람의 발원지를 호남을 선택한 안철수 의원이 목포를 찾아 김대중 정신을 언급한 것도 이러한 민심이 투영된 결과이다.

동교동 마지막 세대인 이광래 전 목포시 의장은 “김대중 대통령 정치적 고향인 목포 토박이”라면서 “김대중 정신을 계승할 최적임자이며 생전에 김대중 대통령이 못 다한 꿈을 펼치는데 여생을 바치겠다.”며 김대중 정신 계승을 선거 슬로건으로 내걸었다. 동교동 좌장인 권노갑 민주당상임고문도 이광래 전 시의장과 김대중 대통령 묘역을 함께 참배한 후 목포로 내려가 “김대중 없는 권노갑 없고 권노갑 없는 이광래가 있을 수 없다”며 동교동 중심의 김대중 정신계승을 강조하며 김대중 적자론을 환기시켰다.

박지원 의원 역시 이광래 선거사무소 개소식에서 “동교동 이광래 예비후보가 곧 후보 딱지를 떼길 바라고 6월 4일 밤 이광래 목포시장으로 다시 만나길 바란다”며 동교동 결속을 통한 민주당 살리기를 제창하면서 새정치 연합과 경쟁에서 반드시 승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무튼 DJ는 지금 현충원에 고이 잠들어 있지만 저마다 후보들은 경제 살리기와 국민통합을 강조했던 김대중 리더십으로 상징되는 김대중 살리기를 외치며 유권자들에게 진정한 김대중 정신 계승자로서의 우위에 강조하며 유권자들에게 지지를 호소하고 있고, 그런 목소리는 지방선거 100일전에 돌입하면서 더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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