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극 비즈니스 모델 첫 성과…북극항로 활용에 대한 관심 높아질 것

[조은뉴스=온라인 뉴스팀]  대한민국의 새로운 북극시대가 열린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15일 북극이사회 정식 옵서버 국가로 진출했고, 극지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청사진을 마련하고자 7월 25일 정부 관계부처 합동으로 ‘북극 종합정책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이러한 추진 계획의 하나로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을 출발한 우리 국적선사의 첫 북극항로 시험 운항선이 오는 10월 중순 전남 광양항에 입항, 북극시대의 첫 장을 열게 된다.


얼마 전 G20 정상회의가 열렸던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서쪽으로 110킬로미터 떨어진 우스트루가(Ust Luga)는 핀란드만을 지나 발트해로 나아갈 수 있는 러시아의 주요 항만 도시다. 이곳 우스트루가항에서 지난 9월 16일(현지 시간) 대한민국 선사(Shipping Company) 최초의 북극해를 이용한 화물 운송길이 열렸다.

북극항로 시범 운항에 나선 국적선사(Korean Shipping Company)는 현대글로비스로, 스웨덴 스테나해운의 내빙제품유 운반선인 스테나폴라리스호를 상업용으로 운항하기 위해 빌려 국적선사 최초로 유럽~아시아 에너지 자원을 수송하는 시범 운항을 하고 있다.

해양수산부는 여천NCC가 수입하는 석유화학제품 나프타 약 4만4천톤을 실은 6만5천톤급 유조선 스테나폴라리스호가 9월 16일 러시아 우스트루가항을 출항, 북극 빙산지대의 북동항로(NSR)를 지나 10월 18일쯤 전남 광양항에 입항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해양수산부와 현대글로비스, 스테나해운은 지난 7월 9일 북극항로 운항 절차 및 노하우 등 정보 공유에 협력하기로 하고 시범운항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해양수산부 해운정책과 김성호 사무관은 “스테나폴라리스호는 30일 현재 전체 항로의 절반에 조금 못 미치는 ‘딕슨(러시아 항만시설)’ 인근 북극해를 지나고 있다”고 전했다.

스테나폴라리스호는 러시아 쇄빙선의 안내를 받으며 노선 단축을 위해 북극에 보다 가까운 신규 노선을 항해하고 있다. 러시아 정부는 이보다도 효과적인 대체 노선 개발을 검토 중이다. 1년 중 4개월가량 운항이 가능한 북극항로는 연안에 가깝게 운항할 경우 수심이 낮아 선박 적재량이 줄어들고 운항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가능하면 북극에 가깝게 운항하는 것이 경제적이나 대신 유빙의 위험성은 높아진다.

이번 북극항로 시범 운항을 기존 수에즈운하를 이용하는 항로와 비교하면 운항 기간은 약 10일, 거리는 약 7천킬로미터 정도 단축된다. 운항 기간이 단축되는 만큼 화물을 인도받는 기간도 짧아지고 물류 비용 또한 대폭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해양수산부 전기정 해운물류국장은 “이번 시범 운항은 지난 7월 범정부 차원의 ‘북극 종합정책 추진 계획’에서 발표한 북극 비즈니스 모델 발굴로 진행되는 첫 성과사업”이라고 평가하고, “국내 선주·화주의 북극항로 활용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진출을 앞당기는 긍정적인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인센티브 제공 등 북극항로 진출 적극 지원

정부는 이번 추진 계획에 따라 우리 기업의 북극항로 진출을 지원하기 위해 인센티브 제공 등 활성화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북극해 연안 국가와의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먼저 북극항로 활성화를 위해 내년부터 북극항로를 이용하는 선박이 국내 항만에 입·출항할 경우 항만시설 사용료를 50퍼센트 감면하는 ‘항만 인센티브 방안’을 도입하고, 화주(정유, 조선·플랜트, 제철) 및 자원개발회사(가스공사, 석유개발공사) 등과 ‘북극항로 활성화 지원 협의체’를 구성해 북극해를 통해 운송 가능한 화물 발굴 및 신규노선 개발 등 북극항로 이용 계획을 수립하며, 북극 개발 등에 대한 정보를 공유하고 선주·화주 동반 진출 등을 지원한다.

또한 북극 지역의 해운·물류 인프라 사업 등에 진출하는 기업에는 타당성 조사, 컨설팅 등을 지원하고, 국적 선사의 극지운항기반 구축을 위해 한·러시아 교육기관 간 전문가 파견 등 극지운항 선원 양성 교육을 시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러시아 등 북극해 연안국과 해운협력회의, 북극항로 국제세미나 등을 개최하여 북극자원 개발·수송사업 발굴, 인프라 구축 등에 관한 국제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지난 9월에는 한·러시아 간에 북극해 운항지원 협력을 위한 해운협력회의를 개최했으며, 10월에는 한·덴마크·노르웨이 간 해운회담을, 11월에는 북극해 연안국가와 북극항로 활용을 위한 국제세미나를 개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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