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남 검찰조사 향후 중요변수 언론보도에 한타측 '발끈'

검찰이 이 대통령의 셋째 사위인 조현범(36) 한국타이어 부사장의 주가조작 의혹 등에 대한 내사에 착수한 사실과 관련, 한국타이어 후계구도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에 언론과 재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9월 2일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1부는 조 부사장이 코스닥 기업 엔디코프의 지분을 사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부를 이용했는지를 확인 중이라고 밝혔다.

조현범 부사장은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의 둘째 아들로 전경련 회장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조카이며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 조 부사장은 재벌 2, 3세들의 주가조작 사건에 연루돼 수사 대상에 올랐으며, 현재 피내사자 신분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 경제신문이 이번 수사의 여파로 한국타이어의 차기 경영권 승계 구도에 큰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해 관심을 끌었다.

아시아경제, 차남 조현범 검찰조사 향후 후계구도 중요한 변수 보도


<아시아경제신문>(이하 아시아경제)은 9월9일 “조현범 한국타이어 부사장이 재벌 2, 3세들의 주가 조작 사건과 관련해 피내사자 신분으로 검찰의 조사를 받으면서 한국타이어 후계구도에도 불똥이 튈 전망이다”라는 기사를 보도했다.

아시아경제는 이 기사를 통해 이번 검찰의 수사결과가 향후 한국타이어의 후계구도에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하면서 “이번 주가조작이 사실로 들어날 경우 조 부사장의 도덕성이 크게 훼손되면서 형인 조현식 부사장과 치열한 물밑 경영승계 경쟁을 벌여왔던 한국타이어 후계구도가 깨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9월2일 검찰에 따르면 조 부사장에 대한 내사는 엔디코프의 지분을 매입하면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는지를 확인하는 것으로, 현재까지는 조 부사장이 지분을 사들이는 과정에서 미공개 정보를 이용했다는 뚜렷한 정황이 발견되지 않아 내사가 계속 진행 중이어서 조 부사장의 신분은 ‘피의자’가 아닌 ‘피내사자’이다.

현직 대통령의 사위인 조현범 부사장이 이번에 검찰에 불려 다니면서 내사를 받게 된 배경은 지난 6월 구속된 LG가 4세 구본호(35)씨부터 시작된 재벌 2~3세들의 코스닥 시장에서의 주가조작 사건 때문.

이후 두산가 박중원씨 등도 검찰 조사 명단에 올랐으며 코스닥 시장에서 주가조작 등의 수법으로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일부 ‘재벌 2·3세들’로 수사가 좁혀지고 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청와대측은 조현범 부사장에 대한 검찰 수사와 관련해 “개인의 명예가 있는데 혐의가 명백하게 드러난 것도 아닌 상황에서 실명으로 대대적으로 보도를 했다”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조현범 부사장의 아버지인 조양래 한국타이어 회장은 전경련 회장인 조석래 효성그룹 회장의 친동생으로, 이른바 범 효성가인데 1970년대에 효성그룹 창업주 조흥제 회장으로부터 효성의 주요기업들을 2세대인 조석래, 조양래 회장이 이어받았다.

당시 장남인 조석래 회장이 70년대부터 주력 기업인 효성물산과 동양나이론, 동양폴리에스터, 효성중공업 등을 맡았으며, 차남인 조양래 회장은 자동차산업의 성장에 따른 동반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됐던 한국타이어를 물려받았다.

조양래 회장의 장남인 조현식 부사장은 한국타이어에 입사한지 11년째로 중학교 졸업 직후 미국으로 가 고등학교와 대학으로 졸업하고 미국 미쓰비시 상사에서 2년간 근무한 해외파이고, 이 때문에 조 부사장은 마케팅부문의 수장으로서 한국타이어의 해외시장 개척에 몰두하면서 헝가리 진출과 같은 성과도 이뤄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의 사위로 잘 알려져 있는 조현범 부사장은 2002년 이명박 대통령의 서울시장 취임 직후 불거진 이른바 ‘히딩크 기념사진’ 사건에 얼굴을 비추면서 유명세를 타기 시작한 인물이다.

1997년 한국타이어에 입사한 조현범 부사장은 이렇듯 미디어 데뷔는 불명예스럽게 이뤄졌음에도 불구하고 2006년 전략기획본부장으로 승진한 이후부터 신사업 추진 등 그룹의 전략을 짜는 전략기획본부를 이끌면서 분석이 치밀하고 추진력이 강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현재 한국타이어의 총수자리를 조현범·조현식 형제의 아버지인 조양래 회장이 차지하고 있기는 하지만 한국타이어는 현재 조양래 회장이 경영에서 손을 떼고 20년째 전문경영인이 운영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3월5일 한국타이어는 10년간 대표이사로 회사를 이끌어 온 조충환 사장을 부회장으로 추대하고 서승화 대표이사 체제로 개편하면서 외관상으로 볼 때 전문경영인 체제에 더욱 힘이 실리게 된 것이다.

그런데, 비슷한 시기부터 조양래 회장의 아들인 조현범 부사장과 조현식 부사장 두 사람도 회사 내 중요 위치에서 기업 확장에 중추적 역할을 맡으면서 재계의 관심이 한국타이어의 ‘오너경영’ 부활 가능성에 대한 관심도 집중됐다.

이와 관련 조현식 부사장은 최근 <주간조선>과의 인터뷰에서 “전문경영인에게 일임하는 체제는 분명 아니다. 우리나라에 과연 그런 기업이 있을까”라며 “한국타이어는 굳이 말하자면 오너경영 체제와 전문경영인 체제의 하이브리드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한국타이어측 “전문경영인 체제에 후계구도 언급하는 것 어불성설” 발끈


한국타이어에 ‘오너경영’이 부활할 경우 아무래도 스포트라이트는 ‘장남’인 조현식 부사장에 쏠리기 마련일 듯하지만, 이상하게도 차남인 조현범 부사장이 형보다 더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는 것이 재계 호사가들의 입을 간지럽게 만들고 있다.

한국타이어가 가장 최근에 공시한 2008년 7월15일자 ‘최대주주 등 소유주식 변동신고서’에 따르면 조현범 부사장은 한국타이어 지분 7.10%을 보유하고 있어 형 조현식 부사장은 5.79%보다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 공시는 그동안 지분관계가 없었던 조석래 회장의 효성그룹 계열사들이 한국타이어 지분을 대량 매입함에 따른 것으로, 최대주주인 조양래 회장의 지분율은 15.64%로 변화가 없는 상태이다.

효성의 지분매입 소식도 당시 재계에 큰 화제를 불러일으켰는데, 한국타이어가 아트라스BX 31.1%를 비롯해서 대화산기 95.0%, 에이에스에이 73.3%, 엠프론티어 50.0% 등의 출자지분을 갖고 있으며 해외 현지법인의 최대주주로 그룹 경영권의 핵심 회사이기 때문이다.

조현범 부사장이 한국타이어 지분 외에도 아트라스비엑스 6.15%, 대화산기 5% 등을 보유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아시아경제는 “그동안 후계구도에선 형보다는 둘째가 더 앞섰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고 지적했다.

아시아경제는 “형제간의 나이차이가 2살밖에 나지 않고 두 사람 모두 부사장을 맡고 있는 상황이라 장남이 유리한 처지도 아니다”라며, “오히려 지분구조나 맡은 업무의 중요도, 그리고 그룹 내부 분위기를 따져볼 때는 차남이 유리한 고지를 점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반면 한국타이어측은 전문경영인 체제로 회사가 운영되는 마당에 후계구도를 언급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박했다. 한국타이어 관계자는 9월10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한 언론이 그런 식으로 기사를 썼는데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는 “한국타이어는 20년 전부터 전문경영인 체제로 운영되고 있는데 검찰내사와 관련 후계구도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된다”며, “업무영역에 있어서 어느 부서가 회사 내에서 더 중요한 위치인지도 우열을 가릴 수 없다”며 설명했다./브레이크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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