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警, "협조않으면 구속시키겠다"...증인들 협박

'황당공약'과 연예인 뺨치는 입담으로 일약 전국구 스타덤에 올랐던 경제공화당 허경영 총재가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될 당시 검찰이 일부 사실을 조작한 것으로 드러나 파문이 일고 있다.

특히 검찰의 조작수사가 18대 총선과 맞물리는 시점에서 진행됐다는 점과, 허 총재의 출마 지역구가 이명박 대통령의 좌장인 이재오 前의원의 텃밭이었다는 부분을 감안할 때 절대권력(?)과의 밀실작업 의혹도 제기되고 있는 상태다.

검찰은 허 총재가 지역구 출마를 준비중이던 지난 2월 22일 공직선거법 위반과 명예훼손 혐의로 허 총재를 구속기소했다. 이 당시 '허경영신드롬'은 절정에 달했고, 허 총재의 인기는 하늘을 찔렀다. 

검찰이 허 총재를 구속기소하면서 제시한 공소내용은 '허 총재가 미국의 부시 前대통령을 만난적이 없다', '허위사실 신문게재에 개입했다', '한나라당 박근혜 前대표와의 허위 결혼설 유포' 등이다.

검찰이 허 총재를 구속하면서 최우선적으로 작업(?)한 것은 '허경영신드롬'을 잠재울 수 있는 도덕적 결함을 확산시켜 사회적 매장을 부추긴 것이다.

검찰은 허 총재의 가택을 수색해 부시 前대통령과 함께 찍었던 사진을 압수했다. 그리고 이 사진을 국과수에 의뢰해 국과수로부터 '합성된 사진'이라는 결론을 얻어냈고, 이 같은 사실을 발빠르게 언론에 흘렸다.

그러나 검찰은 이 사진들이 어떤 경위로 합성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일체 함구했다.

허 총재에 대한 1심재판이 막바지에 달할 무렵, 허 총재측 변호사는 미국 현지방송에서 '부시 前대통령의 당선축하 파티에 허 총재가 참석했다'는 내용을 골자로 한 방송테이프를 재판부에 증거물로 신청했다.

당시 재판부는 재판장 안에서 이 방송테이프를 1시간 가량 공개적으로 방영했는데, 확인 결과 허 총재가 부시 前대통령의 당선축하 파티에 참석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방송은 미국 현지는 물론 세계 여러나라에서도 같은내용의 방송이 전파를 탄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합성사진인데, 허 총재측 변호사는 이날 재판에서 "이 방송을 제작한 방송사에서 허 총재와 부시前 대통령을 메인화면으로 내보내기 위해 서로 키높이가 다른 이들의 인물사진을 각각 편집한 것이며, 이 사진은 당시 방송사가 허 총재에게 기념으로 보내왔던 것"이라고 말했다.

허 총재측 변호사는 "허 총재가 부시前 대통령의 당선축하 파티장에서 찍었던 수많은 사진 중에서 합성된 사진만 증거물로 채택했다"며 "검찰이 압수했던 사진 중에는 방송사에서 편집용으로 사용했던 합성사진 이외에 실제 현장에서 촬영된 사진이 대다수였는데, 검찰은 이 같은 사실은 일체 함구하고 있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당시 경제공화당 관계자들은 이 같은 사실이 공개재판에서 확인되자 "검찰이 조작된 수사로 국민들의 눈과 귀를 가리려 한다. 총선을 준비하는 정치인을 이렇게 매도해 정치적 생명을 끊으려 하는 행위가 바로 선거법 위반인데, 지금 재판장에 서야할 장본인은 허 총재가 아니라 바로 검찰"이라고 분개했다.

백성학 회장, “부시, 나랑 같이 만났는데...검찰이 무고한 사람 잡는다”

게다가 지난 11일 고등법원 항소심에서는 검찰의 공소내용을 뒤집는 결정적 증거가 나왔다.

허 총재측 변호사는 검찰과 재판부에 재판진행 내내 미국측 대사관에서 허 총재에게 보내 온 초청장을 증거물로 제시해 왔지만 검찰측에서는 이 초청장 역시 조작된 것으로 몰아 붙여왔다.

그러나 이날 재판에서 부시 前대통령의 당선축하 파티장에 허 총재와 함께 참석했던 백성학(경인방송-영안모자 회장) 회장이 당시 미국측 대사관에서 받았던 초청장을 재판부에 증거물로 제출했는데, 허 총재가 받았던 초청장과 똑같은 것이었다.

검찰은 허 총재가 미국측 대사관에서 받았다고 주장한 초청장은 위조된 것이라고 일관된 주장을 펼쳐왔지만 백성학 회장이 제시한 초청장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하지 못했다.

이날 재판에는 백 회장 이외에도 부시 前대통령의 당선축하 파티장에 허 총재와 함께 참석했던 손길승 前경제인연합회 회장도 증인으로 채택되었으나 이들 모두 재판장에는 불참했다.

다만 백 회장은 서면진술을 통해 허 총재가 검찰에 증거물로 제시했던 초청장과 똑같은 초청장과 관련자료들을 증거물로 보내왔다.

백 회장은 서면진술을 통해 "2001년 부시 前대통령의 당선축하 파티에 갈 당시 비행기 안에서 허 총재와 바로 옆자리에 앉아 있었으며, 만찬파티장에서도 함께 있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백 회장은 8월호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도 "허 총재가 무고하다"면서 검찰이 애꿎은 사람을 몰아세우는데 대해 안타까움을 표명하기도 했다.

백 회장은 신동아와의 인터뷰에서 "2001년 1월 부시 前대통령이 참석한, 미국 워싱턴 시내에서 열린 대통령 취임 축하파티에서 허경영씨를 만난 적이 있다. 그 양반, 참 안됐어요. 실제로 참석했는데 참석 안 한 걸로 되어 뒤집어썼으니…"라고 말하면서, 허 총재와 워싱턴까지 동행한 비행기 탑승권 영수증, 허 총재가 건넨 명함, 부시 대통령 취임 축하 만찬 초청장 등 관련 자료를 제시하기도 했다.

검-경, "조작(?)수사 협조않으면, 구속시키겠다" 협박

특히 이날 재판에서는 검찰이 조작수사를 위해 조사과정에서 참고인들에게 허위사실로 허 총재를 매도하고, 참고인들에게 위협과 강압으로 일부 허위진술을 받아내거나 유도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줬다.

'박근혜 결혼설'을 게재했던 주간신문 '로또신문'과 '시사조선' 대표가 각각 증인으로 출석했는데, 이들 모두가 "당시 담당 경찰은 '부시와 찍었던 사진을 펼쳐 보이며, 이 모두가 합성된 것이다. 이런 사람이 정치를 해서야 되겠느냐'고 말하면서 허 총재가 파렴치범이라는 것을 참고인들에게 주지시켰다"고 말했다.

이들은 "담당경찰이 '허 총재는 이미 끝난 사람이다. 곧 구속될 사람인데, 이런 사람을 도와서야 되겠느냐. 수사에 협조하지 않으면, 불이익이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주간신문 '시사조선' K모 대표는 검찰조사에서도 '허경영죽이기'를 위해 허위자백을 유도했다고 주장했다.

K 대표는 증인신문에서 "검찰조사를 받을 당시 허 총재가 신문대금으로 5천만원을 주기로 했다는 말을 유도하기 위해 장시간 붙잡아 뒀다. 담당검사는 '꼭 5천만원이라는 금액이 허 총재 입에서 나왔다는 진술이 있어야 법정에서 잡을 수 있다'며 검찰조사관에게 이 같은 진술이 나올 수 있도록 조사를 받아라고 지시했고, 이 때문에 같은 질문을 2시간여 동안 되풀이 해 조사를 받아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허 총재가 하지도 않은 말을 했다고 진술하라고 하면 되겠느냐. 나는 그런 말을 듣지 못했다고 말했으나, 계속해서 같은 질문만 되풀이 하기에 원하는데로 진술해주면 되느냐"고 검찰에 항변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이날 재판과정에서는 밝히지 않았지만, 모 참고인은 경찰조사에서 '허 총재가 신문제작에는 개입하지 않았다'고 진술하자, '참고인을 구속시키겠다'고 협박해 진술내용을 번복하게 만들었다고 폭로했다.

그는 e조은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영등포경찰서 여모 형사는 참고인으로 출석한 김모 씨가 신문제작과 관련, '허 총재는 개입하지 않았고, 자신이 스스로 허 총재를 돕기 위해 단독으로 신문을 제작한 것'이라고 진술하자, 여모 형사는 그 자리에서 담당검사에게 전화를 걸어 이 같은 내용을 보고했고, 곧 이어 담당검사가 구속시키라고 한다'고 협박해 김모 씨가 경찰이 원하는데로 진술을 번복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여모 형사가 나에게도 협박과 회유로 허 총재에게 불리하도록 진술할 것을 강요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당시 제가 대표로 있던 주간신문 '시사조선'에서 '박근혜 결혼설' 기사를 게재한 것 때문에 경찰조사를 받았다. 여모 형사는 나에게 어차피 '허 총재는 구속될 사람이고, 정치인생 끝장난 사람'이라고 말하면서, 법정에서 양형을 적게 받으려면 허 총재가 신문제작에 직접 개입한 것으로 진술해야 한다'고 강요했었다"고 말해 조작수사로 '허경영 죽이기'에 개입한 검찰의 정치적 의도에 비상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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