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가 역대 세 번째 최소경기(378게임)만에 400만 관중을 돌파한 날, ‘V10 대망’을 꿈꾸는 KIA가 시즌 첫 4연승을 내달리며 마침내 페넌트레이스 1위에 올라섰다.  

KIA는 2일 광주구장에서 열린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3안타 3타점을 올린 해결사 김상현의 호투와 선발 로페즈의 10승, 유동훈의 깔끔한 마무리에 힘입어 4-3으로 승리했다. 시즌 첫 4연승을 올린 KIA는 3위 SK에게 덜미를 잡힌 두산을 제치고 시즌 첫 1위에 등극했다.

KIA가 시즌 첫 단독 1위에 오른 것은 지난 2002년 9월12일 이후 7년 만이다. 날짜로 계산하면 무려 2516일만의 감격이다. 초반 부진을 딛고 정규리그 우승후보로 부상한 KIA는 앞으로 두산, SK와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놓고 한층 뜨거운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KIA의 단독 1위는 쉽지 않은 것이었다. 개막과 함께 하위권으로 추락해 작년의 실패를 되풀이하는 듯 했다. 하지만 강력한 투수진을 앞세워 힘을 냈다. 나란히 10승으로 마운드의 양축을 담당한 릭 구톰슨과 아킬리노 로페즈, 좌완 양현종도 6승을 따내면서 힘을 보탰다. 윤석민의 부진이 크게 보이지 않는 이유가 됐다.

불펜에서도 든든한 힘이 있었다. 한기주의 잇따른 블론세이브로 주춤했지만 0점대 방어율 유동훈이 미들맨과 소방수로 알토란 같은 활약으로 안정을 잡아주었다. 특히 이 과정에서 조범현 감독은 지난 해 마운드 실패를 디딤돌 삼아 투수들의 과부하를 철저히 차단한 보수적인 마운드 운용으로 1위에 오르는 저력을 과시했다.

타선에서는 이적생 김상현의 공이 절대적이었다. 개막후 타선침묵으로 힘든 경기를 펼쳤으나 김상현이 만루홈런 4개를 쏘아올리며 타선에 불을 지폈다. 부상에서 돌아온 홍세완도 중심타선에서 득점타를 날렸다. 최고참 이종범은 비어있는 공수에 걸친 눈부신 활약으로 팀에 에네르기를 불어넣었다. 최희섭도 17홈런으로 4번의 자존심을 지켰고 2년차 나지완과 고졸루키 안치홍도 각각 16홈런과 12홈런을 날리며 공격에 힘을 보탰다.

이날도 역시 주역은 로페즈와 김상현이었다. 로페즈는 7이닝동안 8안타 3볼넷을 내줬지만 9개의 탈삼진을 솎아내며 3실점으로 막고 승리를 따냈다. 릭 구톰슨과 함께 용병 동반 10승의 기쁨을 누렸다. KIA가 용병투수 동반 10승은 2002년 다니엘 리오스, 마크 키퍼에 이어 7년만의 경사이다.

해결사 김상현은 1회말 2-0으로 앞서가는 적시타를 날린데 이어 삼성이 2-2로 따라붙자 4회말 선두타자로 나와 좌중간 펜스를 넘기는 120m짜리 솔로포를 터트렸다. 다시 3-3으로 동점인 7회말 2사1,3루에서는 깨끗한 중전안타를 터트려 기어코 결승점을 뽑아내는 힘을 발휘했다. 김상현은 78타점을 기록, 100타점 가능성을 밝게했다.

그러나 아직 한국시리즈 직행은 장담하기 어렵다. 두산 SK와 박빙의 승부를 벌이는데다 맞대결에서 반드시 이겨야 되는 과제를 안고 있다. 다만 KIA가 7년만에 단독 1위를 차지하며 팀 분위기가 최고조에 이른만큼 쉽사리 승부에서 밀리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욱일승천의 KIA가 창단 이후 숙원인 KS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 지 팬들의 눈길이 쏠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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