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화 사회에서 꽃 찾아 떠나는 아름다운 가족

[조은뉴스=정양진 객원기자]  부인과 함께 벌통을 싣고 꽃을 찾아다니는 서하양봉원 정영만 원장을 오월의 마지막 날 오전 고양시 덕양구 용두동 그의 벌통 앞에서 만났다.

정영만 원장은 부인 이말순씨, 아들 정대성씨와 함께 아카시아 꽃꿀을 따고 있었는데 원심분리기(채밀기)에서 흘러내린 꽃꿀은 아카시아 꽃 향을 품고 드럼통 속으로 흘러 들어가고 있었다. “오다 보니까 야산에 아카시아 꽃들이 많던데요?” “여기 들어 온지가 4일째인데 꿀이 안 나와요.” 다음 이동장소에 관하여 “모레 함양으로 내려갑니다.

함양군 서상면은 덕유산 자락으로 6월 잡화꿀이 좋습니다.” “동의보감에 함양 서상면은 약초가 많아 조선에서 가장 좋은 꿀이 난다고 써 있대요.” 보성에는 언제 내려가느냐는 물음에 “6월 중순 영월로 들어가 로열젤리(royal jelly)를 보고 11월 15일 경 보성으로 다시 들어가 겨울을 납니다.” 벌통에서 소비를 꺼내 벌을 터는 정영만 원장의 손놀림이 바쁘게 움직이고 채밀기는 쉴 새 없이 돌아갔다.

고희(古稀)를 눈앞에 둔 노부부가 벌통을 싣고 꽃을 찾는 일은 고령화 사회에서 좋은 소일거리로 이들 부부의 양봉사업은 계속 될 것으로 보인다.


註 - 꽃꿀과 벌꿀은 다르다.
꽃꿀은 식물이 가루받이를 위해 벌과 나비를 불러들이려고 분비한 당액으로 꿀벌이 빨아 토해내는 과정에서 꿀벌의 침이 당액과 섞여 숙성되면 벌꿀이 되는 것이다. 이에 관하여 정영만 원장은 2개월 정도 숙성된 뒤에야 벌꿀의 제 맛을 낼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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