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마다 골목마다 문화가 ‘들썩’

[(광주)조은뉴스=김현철 기자]   운남동 목련마을에 트랜스포머가 나타나고, 월산동에선 목요일 저녁마다 가족들이 난타 연주를 한다. 은퇴한 어르신들이 충효동 평촌마을 주민들과 영화를 찍고, 지적장애인들과 그의 가족들이 송정동의 이야기를 미디어아트로 표현한다.

광주문화재단 광주문화예술교육지원센터(센터장 노성대, 이하 광주센터)와 광주광역시,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는 ‘2013 지역 특성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이 최근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이 사업은 소외계층 중심인 기존 정책사업의 한계를 넘어 마을의 문화적 자산을 활용한 주민의 문화적 삶을 지원하기 위해 진행중인 ‘찾아가는 문화예술교육’ 지원사업. 특히 올해부터는 지역 자원을 활용하되 생활에 밀착한 문제해결형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지원, 주민들이 마을의 문제를 창작을 통해 표현하거나 해결하는 프로그램이 부쩍 늘었다.

지난 2월 공모를 통해 최종 선정된 21개 문화예술단체가 아동, 청소년, 장애인, 노인, 가족 등 다양한 계층의 시민 400여 명과 함께 음악(난타, 음악극), 미술(공공미술, 도예), 미디어(영화, 미디어아트), 연극(마당극), 진로(답사, 인터뷰) 등 다양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내가 Green 세상’(대표 박종철)은 정크아트(Junk Art, 폐품활용미술) 프로그램 ‘우리는 목련마을 트랜스포머’로 목련마을 주민과 만난다. 아이와 부모들은 마을을 관찰하고 그곳의 환경을 지키는 트랜스포머(transformer)가 되어 동네에 환경 공원을 만들고 직접 제작한 폐품 악기로 연주회를 열 계획이다. 운남동에 제조공장과 폐자원 수집상이 많다는 점에서 착안, 폐가와 쓰레기가 자주 버려지는 곳을 정크아트를 통해 바꿔보자는 취지로 기획됐다.

 맞벌이 가정의 아이들과 부모가 함께 리듬을 익히고 북을 두드리는 프로그램도 있다. 월산4동에서 열리는‘문화예술공동체 울림’(대표 오지영)의 ‘숨바꼭질 가족난타’는 맞벌이 가정 자녀들이 하교 후 갈 곳이 없는 지역 현실을 기반으로 기획됐다. 가을에는 월산4동 주민자치위원회와 함께 가족과 월산동의 이야기가 담긴 넌버벌 퍼포먼스를 마을 잔치에서 선보일 계획이다.

60세 이상 시니어들이 모인 ‘광주영상미디어클럽’(대표 전양수)은 카메라를 들고 무등산 북쪽 자락의 충효동 평촌마을을 찾아간다. 평촌마을 주민과 시나리오 , 연기, 촬영, 편집까지 영화제작 전 과정을 함께 진행하고 농촌마을의 숨은 이야기, 가족과 세대 이야기를 다룰 예정이다. 오는 11월, 광주국제영화제 시니어 섹션에서 주민과 가족들을 초대해 시사회를 연다.  

 2008년부터 광산구의 공단과 농촌 등지에서 미디어 교육을 해온 ‘인디미디어 트다’(대표 이정훈)는 이번에는 성인 지적장애인들을 찾아 나섰다. ‘따로 또 같이하는 미디어아트 송정 젓가락 두 짝’은 광주지적장애인복지협회 광산지부의 실무자와 성인 장애인이 함께 동네 출사를 통해 송정의 보물을 찾고 골목길 뮤직비디오와 미디어아트 작품을 제작하는 프로그램이다. 이들의 작품은 12월에 송정공원역에서 볼 수 있다.

이 밖에도 무등산분청사기협회 ‘내손으로 빚는 충효도예마을이야기’, 꿈꾸는 다락방 ‘청각장애 청소년과 함께하는 전라도 문화예술기행’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광주 곳곳에서 진행된다. 연말에는 21개 프로그램 참가자들이 전시, 공연 등으로 한 해의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의 062-670-57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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