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락사와 거의 같은 뜻으로 해석되는 존엄사는 ‘euthanasia’라는 그리스어에서 유래하였고, 뜻은 ‘아름다운 죽음’이라는 사전적 의미를 가진다. 불치의 중병을 이유로 치료 및 생명 유지가 무의미하다고 판단되는 생물에 대하여 직∙간접적 방법으로 고통 없이 죽음에 이르게 만드는 행위를 말한다.

오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존엄사가 집행됐다. 식물인간 상태인 77세의 김모 할머니가 그 주인공이다. 가족과 주치의가 지켜보는 가운데 임종예배로 시작된 존엄사는 10시 20분경 김모 할머니로부터 인공호흡기를 제거했다. 그러나 수시간 내에 사망할 것이라는 의료진의 예상은 빗나갔다.

김모 할머니는 자가호흡을 통해 장시간 생존함으로써 법원판결의 적절성과 존엄사 시행의 과잉우려 및 제도적 보완대책 등의 논란이 일고 있다. 더욱이 세브란스 병원 측은 상당기간 생존 가능성도 있음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한편, 생명경시 풍조를 우려하는 천주교계는 국내에서 처음 집행된 존엄사에 대해 ‘연명장치’에 대한 명확한 규정의 마련과 의료진 중심의 존엄사 판단에 대한 우려를 나타냈다.

자유선진당 박선영 대변인도 23일 국회 브리핑에서 “존엄사의 탈을 쓰고 자살방조나 안락사가 판을 치는 일이 없도록 법적∙제도적 장치를 정교하게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존엄사 입법화를 위한 법안발의도 적극 논의되고 있는 지금, 의료∙종교∙법조계와 사회원로 및 시민단체 등이 참여한 공청회를 통해 존엄사에 대한 충분한 사회적 공감대 형성과 존엄사 남용 방지의 제도적 뒷받침이 절실한 시점이다.

[조은뉴스-홍성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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