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승주의 불원천리 화두& 책

[(칼럼)조은뉴스= 북소믈리에 오승주]  올해는 선거와 맞물리면서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SNS 서비스가 화두가 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체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데다 완성된 서비스도 아니기 때문에 혼란이 한두 가지가 아닙니다. 이럴 때는 SNS의 본질을 꿰뚫는 책을 읽는 게 좋은 방법입니다.

언제나 보고자 하는 마음 없이 보면 보이지 않는 것을 보고, 보고자 하는 마음으로 보면 껍데기 형상을 본다.
-노자 <도덕경> 1장-

 

2008년 대한민국을 흔들었던 촛불시위를 분석하기 위해서 10권 넘는 책을 찾았지만, 촛불 현상을 가장 정확히 분석한 책은 클레이 셔키 교수의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였습니다. 특히 1987년의 민주화시위와 너무도 다른 모습에 오피니언 그룹들은 어안이 벙벙해질 밖에요. 뚜렷한 지도층이 존재하지 않는 것, 시위장에서 춤추며 노는 것, 여중생들이 나온 것, 시민들이 지침을 받지 않고도 하나가 된 것 등등. 혼란 그 자체였습니다.

클레이 셔키(뉴욕대 언론대학원 교수)는 관리비용이 아니라 공유의 방식을 통해서 일이 일어난다는 사실을 다각도로 분석했습니다. 위키피디아처럼 사람들이 아끼고 사랑하는 것에 대해서는 헌신적인 봉사를 한다는 점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불원천리 제15화 참조)

<많아지면 달라진다>는 잉여 시간이라는 개념을 사용합니다. TV에 시간을 빼앗겨 사회적 의제가 물타기되었지만, 이제 사람들은 유튜브에서 TV 내용을 보고 댓글로 말을 섞는 것을 더 좋아한다는 것입니다. 2008년 촛불시위에 대해서도 직접적으로 장을 할애해 언급하고 있습니다. 우리들은 SNS라는 매체를 결과로 정해놓고 분석을 한 데 비해, 클레이 셔키는 SNS 자체는 중요하지 않다는 입장입니다. 문제는 대중이 바로 그 시점에 자신들의 열망을 실현시킬 수 있는 매체가 무엇인지 찾아냈다는 데 있다는 점입니다.

SNS 담당자들이 주목해서 봐야 할 부분이 바로 이것입니다. SNS 뒤에는 그것을 이용하는 사람이 있고, 사람 안에는 마음이 있습니다. SNS는 바로 사람의 마음을 보면서 사용해야 합니다. 우리는 SNS에 나와 있는 말만을 가지고 현상을 분석하려고 합니다. 말은 그림자일 뿐입니다. 이것을 이해하지 못하면 우리들의 SNS 활용은 언제나 ‘죽은 자식 나이 세기’를 면치 못하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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