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겨레·경향'은 '조·중·동 2중대'인가, 목 움츠린 진보언론

[조은뉴스=권경렬 기자]   오는 4·11 총선에서 서울 노원갑에 출마한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과거 '막말 논란'을 두고 정치적 공방이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진보언론'으로 분류되는 <한겨레>와 <경향신문>마저 일제히 김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겨레>는 6일 '김용민·문대성, 국민 대표할 자격 있나'라는 제목의 사설을 통해 "누가 봐도 시대정신은커녕 공직 후보의 기본자격조차 의심케 하는 인물이 있다"면서 논문 표절 논란의 부산 사하갑 문대성 새누리당 후보와 서울 노원갑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목했다.

이어 <한겨레>는 "물론 두 후보의 문제를 똑같은 무게로 바라볼 순 없다. 문제의 성질도 사안의 경중도 다르다"면서도 "그러나 둘 다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에 나설 자격이 있는지 의문스럽다는 데는 이견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김 후보는 막말 사실이 드러나자 기민하게 잘못을 시인하고 사과했다. 그렇다고 해서 그가 발언한 내용까지 없어지는 것은 아니"라면서 "그가 공직 후보로 나서지 않았으면 모를까, 지역민과 국민을 대표하는 국회의원 후보로 나온 이상 과거의 어떤 언행도 엄격한 심판의 대상에서 벗어날 수 없다"고 비판했다.

<경향신문> 역시 이날 '막말파문 김용민 후보 사퇴해야'라는 사설에서 "우리는 김 후보의 과거 막말 동영상이 인터넷에 폭로된 지난 2일 이후 김 후보와 민주통합당의 대처방식을 유심히 지켜 보았지만 허탈함과 실망감을 감출 수가 없다"면서 "김 후보의 막말은 반성과 사과만으로 매듭지을 수 있는 수준을 넘었다. 마땅히 후보직 사퇴로 이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새누리당은 고령·성주·칠곡에 공천했던 석호익씨가 과거 성희롱으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을 했다는 이유만으로 공천을 취소한 바 있다"며 "새누리당과 이명박 정권을 심판하겠다는 민주통합당이 그만큼도 결단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유권자들이 어떻게 믿고 기댈 수 있겠는가"라고 비판했다.

또한 "타락한 세상을 타락한 언어로 한껏 질타하는 것이 때론 순기능을 할 수 있다"면서도 "‘이웃으로 더불어 살기 위해 필요한 정도의 성평등 및 인권 의식’은 갖고 있어야 한다"며 김 후보의 사퇴를 거듭 촉구했다.

보수의 '프레임'에 매번 끌려다니는 진보매체

대표적인 진보언론으로 손꼽히는 <한겨레>와 <경향신문>까지 들고 일어나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이들 진보언론들은 늘상 선거철마다 보수의 '도덕성' 프레임에 끌려다니면서 한 점 부끄럼 없는 진보를 요구하고 나서왔다.

그러나 이들은 당시의 인터넷 문화를 이해하지도 못하고, 예전 한나라당이 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환생경제'라는 연극에 대해서도 잊은지 오래다. 행여 진영 전체가 '성도착증 환자'로 몰릴까 두려워 싹을 잘라버리기 위해 김 후보의 사퇴를 촉구하는 듯하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진보세력의 중요 키워드로 떠오른 '노무현'에 대해 "거시기 달고 다닐 자격도 없는 놈", "육XX놈" 등의 성적 비하도 서슴지 않았던 이들이 현재 김 후보를 비난하고 있는 새누리당의 주축 의원들이었다. 이들은 대부분 이번 총선에도 공천을 받아 후보로 나왔다.

이들은 현직 의원들이 '연극'을 통해 국가 원수를 모욕하는 발언과 실직자가 '인터넷 방송'을 통해 타국 대통령과 국방부장관을 모욕하는 것이 어떤 차이가 있는지 전혀 인지하지 못하고 있다. '막말'을 이유로 들어 후보 사퇴를 요구하려면 박순자, 송영선 등의 후보들 사퇴도 함께 요구해야 할 것이다. 객석에서 함께 호응하고 웃고 떠들던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도 간접적인 책임을 면치 못한다.

<한겨레>와 <경향>은 곽노현 교육감 사건에도 그랬고, 나꼼수의 비키니 논란 때도 그랬다. 유독, 진보인사의 도덕성에 대해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는 이 매체들은 <조선>, <동아> 등 보수언론이 지목하면 함께 달려들어 공격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마치 국민들이 민주당에 대해 '한나라당 2중대'라고 불렀던 것처럼 <한겨레>와 <경향> 역시 '조중동 2중대'라고 불릴 법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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