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정부 시절 북한의 대남사업을 사실상 총괄했던 최승철 전 노동당 통일전선부(통전부) 수석 부부장이 `대남정책 실패' 책임을 지고 작년에 처형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표면적인 이유는 남북교류 과정상의 개인 비리지만 실제로는 남한 새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한 '오판'과 남측의 햇볕정책이 북한사회에 미친 영향 등에 대해 (북한 당국이) 책임을 물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소식통은 "최 부부장은 내부 강경파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노무현 정부의 남한과 관계 진전을 강력히 밀어붙였고 10.4 남북정상회담 추진도 일선에서 지휘했으나 남한의 정권교체로 남북관계가 악화되면서 정책판단 실책 등 모든 책임을 뒤집어쓴 희생양이 돼버렸다"고 말했다.

다른 대북 소식통도 최 부부장이 처형당한 사실을 확인하면서 "실제 북한이 최 부부장에게 씌운 가장 큰 죄목은 북한 사회 전반에 대남 의존도를 키우고 대남 환상을 심어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북한 당국은 최 부부장이 남북관계를 총괄하면서 북한 내부에 대남 환상을 심는 결과를 가져왔다고 분석평가했고, 이를 상당히 심각하게 받아들여 그를 처형하는 극한 사태까지 빚어진 것"이라며 "북한 내부에서 남북관계를 진전시키려는 대남분야 종사자들에게 경종을 울린 것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특히 남측의 햇볕정책으로 북한 주민들 사이에 대남 의존 심리와 환상이 급속하게 확산되는 것을 못마땅해하던 북한내 강경세력이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악화되자 이를 빌미로 최 부부장을 비롯한 대남 협상파 제거에 나섰다는 후문이다.

한 대북 소식통은 "최승철은 비리 정도로 처형될 사람이 아니었다"며 "설사 비리가 있더라도 남북관계가 잘 됐으면 문제가 안됐겠지만, 남북관계가 악화돼 정책을 바꿔야 할 때면 최승철 같은 협상파가 설 자리를 잃게 된다"고 말했다.

[조은뉴스-한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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