잦은 시스템오류, 전송지연 등 민원불만 급증
아웃소싱 형태는 증권사 특수성 무시한 조치

[조은뉴스-김종남 기자] 최근 금융지주사를 두고 있는 증권사들이 IT통합으로 아웃소싱 형태의 IT시스템을 운용하면서 내부 불만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현재 IT통합이 완료된 증권사 관계자들은 “IT통합은 3류로 가는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지주사들이 증권사의 특수성을 고려하지 않은 채 그룹 계열사 간 IT통합이 이뤄지면서 많은 시스템상 문제점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증권사 IT업무는 분·초에 따라 돈이 왔다 갔다 해야 하는 민감한 영역이어서 그동안 그룹과는 독립적으로 운영돼 왔었다.

특히 선물옵션 투자자들의 경우 시스템 트랜잭션 처리가 0.1초만 늦어져도 민감하게 반응할 정도여서 전문 SI업체조차도 쉽게 접근하기 힘든 영역이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그룹사들이 비용절감을 이유로 계열 IT전문회사를 설립해 IT통합을 하면서 아웃소싱 형태의 IT시스템을 운용하는 증권사들이 많이 늘어났다.

문제는 아웃소싱 형태의 IT운용으로 기존보다 서비스 질이 낮아진데다 잦은 오류와 전송지연이 나타나면서 민원발생이 급증해 증권사 직원들의 불만이 높아졌다.

영업점에 근무하는 직원들이 영업화면에서 불편사항이 발생해 IT전문회사에 개선을 요청하면 하나같이 “전화만으로는 해결해 줄 수 없으니 공식문서를 통해 절차를 밟아 달라”는 대답만 되돌아올 뿐이라고 한다.

이에 따라 하나대투증권 노동조합은 IT통합에 반대하는 투쟁을 벌이고 있고 메리츠증권 직원들도 노조 게시판에 불만의 목소리를 나타내고 있다.

현재 하나대투증권은 지난달말 IT인력 60여명을 IT자회사 하나INS로 이관된 상태인데 노조는 IT 아웃소싱에 반대하며 지주사를 상대로 시위를 벌이면서 강력히 반발하고 있는 상태다.

은종민 증권노조 하나대투증권지부 지부장은 “증권사 아웃소싱은 증권사 핵심역량인 IT경쟁력을 포기하는 것이나 다름없다”며 “인원구조조정을 통한 비용절감을 위해 통합하는 것은 문제가 많아 조합원들과 함께 IT통합에 반대하는 투쟁을 끝까지 펼칠 것이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도 지난해 설립된 메리츠금융그룹 내 IT자회사인 메리츠금융정보서비스로 IT통합이 이뤄진 상태지만 원활한 유지, 보수가 이뤄지지 않아 고객들의 항의가 빗발치고 있다.

현재 다른 금융지주사들도 지주사 내 자회사의 IT부문을 통합을 이미 완료했거나 서두르고 있어 향후 논란이 확산될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러한 문제점 때문에 증권사 중에는 삼성증권이 통합했던 IT부문을 다시 원 상태로 되돌리고 있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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