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우선으로 보호받아야 할 내 아이의 인권이 CTS방송에 무참히 짓밟혔다”

[조은뉴스-김현주 기자] 5월, 행복하고 화목한 가정을 만들기 위해 가족 구성원들의 보이지 않는 노력이 치열한 달이다.

가정의 달에 가장 주목받는 날은 바로 5월 5일 어린이날. 이날 전국 곳곳에서 나라의 미래인 어린이들을 위한 다양한 행사가 마련되어 어린이들에게 행복감을 선사했다.  

가족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야 할 이날, “CTS방송에 짓밟힌 내 아이의 인권을 회복해 달라”고 호소하며 길거리로 나선 아버지들이 있어 안타까움을 더해주었다. 

5일 어린이날 정오, CTS방송피해자모임 피해 아동의 아버지들이 CTS기독교방송사(이하 CTS) 앞에서 ‘아동의 인격을 살해하고 정신적 고통까지 철저히 외면하는 CTS의 부도덕과 썩은 양심을 규탄’하는 거리 집회를 가졌다. 
 

 이들은 “어린이날이지만 부조리한 현실과 무책임한 CTS방송 때문에 고통 받으며 살아가고 있는 내 아이의 짓밟힌 인권을 회복하기 위해” 거리로 나섰다고 전했다. 

이날 피해 아동 아버지들은 결의문을 통해 “우리 아이들이 CTS의 사익 목적을 위한 무분별한 비방 방송에 희생양이 된 후 두려움과 불안 속에서 삶의 의욕과 용기, 정체성마저 잃어 엄청난 정신적 고통 속에서 살고 있다”며 “아버지의 이름으로 CTS의 불의와 패악에 맞서 당당하게 나아갈 것과 무분별한 CTS방송에 짓밟힌 아이들의 인권과 명예, 그리고 인격권이 완전히 회복되고 정신적 고통이 말끔히 해소되는 그날까지 강력히 투쟁할 것이며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을 결의했다. 

또한 이들은 “CTS는 방송의 오류와 잘못을 시인하는 사과방송으로 지난날의 잘못을 용서받고 어린이들이 당한 정신적 고통을 충분히 보상하라”고 요구했다.  

피해 아동 이모 군의 아버지 이모 씨(45세)에게 어린이날을 택해 규탄시위를 가진 이유에 대해 묻자 그는 “어린이날 아들과 함께 맛있는 음식도 먹고 이벤트 현장에도 참석해서 아들에게 좋은 추억을 선물하고 싶은 것이 부모의 마음이지만, 아들이 CTS방송 피해 이후 좀처럼 밖으로 나가려고 하지 않는다”라며 “아들이 먼저 몇 달째 계속해서 CTS 앞에서 사과방송 요구 피켓시위를 하는 엄마를 대신해 자기가 CTS에 가서 직접 항의하겠다고 나서려는 것을 억지로 말리고 내가 대신해야겠다는 결단으로 이 거리에 나왔다”고 말했다. 

그는 “몇 달 째 계속 피켓시위를 하던 애 엄마가 건강이 나빠져 병원에 다니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이 자기 때문에 엄마가 먼저 죽겠다면서 자기가 CTS 사장에게 사과방송을 해달라고 직접 말하겠다는 것을 보고 차마 아버지로서 가만히 있을 수가 없었다”고 덧붙였다. 

이씨는 또한 “그동안 아이들 엄마들이 고생했는데 직장생활 때문에 함께하지 못해 아버지로서 마음 한 구석이 개운치 않았다”며 “‘영유아는 나라의 미래입니다’라는 표어를 내건 CTS는 자신들과 종교가 다른 아이들의 인격은 함부로 다뤄 기독교 방송사답지 못한 행태를 보였다.

사과방송을 요구하는 일은 작게는 내 아이의 인권을 되찾는 일이고 내 가정을 지키는 일이기도 하지만, 이 일이야말로 차후 동일한 아동인권유린 행위를 예방하고 근절하기 위해 사회구성원으로서 마땅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밝혔다.

 

또 다른 피해 아동의 아버지 김모 씨(46)는 “아이가 학교생활뿐 아니라 친구관계가 전보다 원만하지 못하고, 대인기피증이 생겼다. 방송을 보고 난 후 친지들이 선입견을 가져 만나기를 꺼려하고 친구들도 잘 놀러오지도 않는다”며 “하루빨리 사과방송을 받고 싶고 앞으로 무분별한 방송 때문에 제2의 피해 아동이 안 생겼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피해 아동의 아버지 유모 씨(50) 또한 “어른들의 잘못된 생각과 행동 때문에 피해를 입은 우리 아이가 좋지 않은 기억을 모두 잊고 하루 빨리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갔으면 더 바랄 것이 없다”고 전했다.
 

 이날 피해 아동의 아버지들은 피해 아동의 어머니들과 함께 CTS방송의 부도덕과 비양심적 방송 행태와 무책임한 사후 조치에 대한 비판과 피해 아동들의 피해 사실이 담긴 전단지를 시민들에게 전달하며 시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또한 시민들의 공감과 참여의 목소리를 이끌어내기 위한 서명운동도 펼쳤다. 

현장에 있던 주민 김정인(가명, 52, 마곡동) 씨는 “아이들의 얼굴이 (부정적인 내용의)방송에 나오면 누가 좋아하겠나”라고 CTS 측의 처사를 비판하면서 “원치 않는데 동의도 없이 아이들의 얼굴을 도용한 것은 잘못한 일이다. CTS가 잘못을 했으면 사과방송을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서명운동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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