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몽골 의료진 선진 의료기술 배우러 한국 온다

몽골은 1991년 구 소련 붕괴와 함께 들어온 시장경제와 자본주의 도입 이전까지 사회주의에 기반한 의료구조를 형성했다. 의료 운영체계는 사회주의 타성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의료수준도 낮다.
 
기초의과학대, 치과대 등이 있지만 의대부속병원이 없어 실습도 못한 채 사회에 진출하는 의사도 상당수다. 수술 경험도 거의 없다. 의약품과 의료장비 마저도 부족해 국민들의 의료 만족도는 높지 않다.
 
이러한 몽골 의료 현실에서 다양한 수술경험과 높은 의료수준을 갖춘 한국 의료진의 의료봉사 활동은 현지인들에게 단비와도 같다. 한해 몽골을 찾아 무료 봉사활동을 하는 한국 의료진은 1000명을 웃돈다. 이들의 활약은 한국 의료기술의 위상을 높였다.
 

몽골 의료 봉사에 나선 한국 의료진들이 현지 안과병원에서 몽골인 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망막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사진=저작권자 (c) 연합뉴스. 무단전재-재배포금지)
몽골 의료 봉사에 나선 한국 의료진들이 현지 안과병원에서 몽골인 의사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망막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몽골 보건국은 세계 최고 수준인 한국 의료기술을 전수 받기 위해 지난해 8월 보건복지부와 보건의료분야 양해각서와 행정약정을 체결했다.
 
그 첫 성과로 몽골 보건부는 지난 16일 삼성서울병원과 몽골 의료진 연수프로그램 계약를 체결했다.
 
몽골 보건부는 오는 4월부터 내년 6월까지 15개월 동안 5차례에 걸쳐 자국 의료진 68명을 삼성서울병원에 파견하기로 했다.
 
그동안 서울대병원, 서울성모병원 등 개별 병원 차원에서 외국 의료진에 대한 연수프로그램을 가동한 적은 있었지만 정부 차원에서 대규모 의료 연수를 의뢰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950년대 한국이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의 첨단의학을 배웠던 것처럼, 이번에는 몽골 의료진이 국내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에 온다. 연수 분야별 파견 규모는
▲임상면역학과(22명)
▲의료영상학과(5명)
▲소아내시경(4명)
▲소아신장복강경(5명)
▲소아재활(5명)
▲소아안과(5명)
▲소아정형외과(5명)
▲소아간호(8명), 소아흉부외과(5명)
▲정신과(5명) 등이다.
 

지난 16일 몽골보건부와 삼성서울병원 간 몽골의료진 연수프로그램 계약이 체결됐다. 이에 따라 몽골 보건부는 자국 의료진 68명을 삼성서울병원에 파견한다. 사진왼쪽부터 권오정 삼성병원 기획실장, 정은영 복지부 서기관, 정호원 과장, 최한용 삼성서울병원장, Ms. Bayart Baatar 몽골 보건부 국장, 몽골국립암센터 Dr.Chinburen, Tastsral E 몽골 보건부 과장, Dr. Munkbat 몽골국립암센터 관계자.(사진=삼성서울병원)
지난 16일 몽골보건부와 삼성서울병원은 몽골의료진 연수프로그램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몽골 보건부는 자국 의료진 68명을 삼성서울병원에 파견한다. (사진=삼성서울병원)
 

이처럼 몽골이 한국에 연수단을 파견한 이유는 세계 수준에 버금가는 의료기술도 있지만, 무엇보다 문화적 차이를 많이 느낄 수 없기 때문이다.
 
한국은 몽골과 지리적으로 가까워 심리적인 안정감도 느낄 수 있다는게 복지부의 설명이다. 게다가 미국에 비해 생활비와 항공비도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앞서 몽골 국립암센터는 지난해 8월 삼성서울병원 장기이식센터와 MOU를 체결했다.
 
이를 계기로 몽골 보건국이 국내 최고 병원을 찾던 중 몽골암센터 관계자의 연결로 삼성서울병원과 연수프로그램을 진행하기로 했다.
 
몽골 보건부는 연수프로그램 개발과 연수 비용으로 삼성서울병원에 100만달러를 지급한다. 삼성서울병원은 총괄적인 몽골 연수자 관리를 위해 T/F 팀을 구성할 예정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몽골에 근무한 적이 있고, 몽골 문화와 의료수준을 이해하는 있는 의료진을 담당 교수로 지정해 전반적인 관리를 한다.
 
또 단순한 참관에 그치지 않고 직접 진료와 실험에 참여시켜 의료지식을 전수한다. 연수 효과 극대화를 위해 중간·최종 연수보고서도 작성한다.
 
복지부 관계자는 “지난해 정부간 협약에 이어 이번 삼성서울병원과 몽골보건부간 의료인 연수 계약을 계기로 두 나라의 보건의료 분야 협력이 확대될 것”이라며 “우리나라가 한국전쟁 이후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통해 현재 한국의료의 초석을 이뤘던 것처럼 이번 계약을 통해 몽골의 의료수준과 의료환경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할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