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권경렬 기자]   지난 12일 제주도가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선정한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됐다. 이에 각종 언론들은 연일 “지역경제 1조2천억원의 효과”라고 대서특필하며 관련 보도를 쏟아내고 있다.

하지만 일각에선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신뢰성에 의혹을 제기하고 있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또한, 인도네시아 정부는 재단 측에서 총 4천5백만달러의 비용을 요구해와 후보지 선정 참여를 철회했던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더하고 있다.

제주도가 세계7대 자연경관에 선정됨에 따라 문화체육관광부는 제주도의 관광산업 진흥뿐 아니라 한국관광의 도약을 위한 기회로 활용하기 위한 후속 전략을 마련하고 있다고 밝혔다.

문광부 관계자는 “이번 선정으로 인하여 향후 제주를 찾는 외래관광객은 보다 늘어날 것으로 보고 이들을 수용하기 위한 숙박, 음식, 안내체계 등의 수용인프라 강화와 접근편의성 증진에 대해서도 근본적 대책들을 수립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와 국회, 대통령까지 홍보에 앞장서


이러한 성과는 국회와 대통령까지 나서 제주도의 선정을 위해 적극 노력한 덕분에 이뤄낼 수 있었다.

지난 2007년 7월,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전세계 누리꾼을 대상으로 후보지 440곳을 선정했다. 이어 이 재단은 2009년 7월에는 28곳의 최종후보지를 선정, 발표했다.

이에 2010년 12월,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범국민추진위원회’와 ‘제주-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 밤도민추진위원회’가 잇따라 출범했고, 지난 1월14일엔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선정 지지 투표를 했다. 이어 3월10일에는 국회에서도 만장일치로 제주 선정 지지 결의안을 채택했다.

이처럼 정부와 국회까지 범국민적 지지를 이끌어내 11월6일, 뉴세븐원더스 재단이 발표한 후보지 상위 10곳에 제주도가 포함됐고, 11월12일 최종적으로 제주도가 세계 7대 자연경관으로 선정되기에 이르렀다.

인도네시아 정부, “이것은 돈벌이 사업”


지난 5월20일 <오마이뉴스>의 보도에 따르면 세계 7대자연경관 후보지 중 하나인 몰디브 정부가 세계 7대자연경관 선정 투표 행사에 참여하지 않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몰디브의 독립언론인 <미니반뉴스> 등에 따르면, 토이브 모하메드 문화예술관광부 장관은 5월18일 기자회견을 통해 “뉴세븐원더스재단이 예상을 뛰어넘는 엄청난 금액을 요구해 왔기 때문에 몰디브는 이 경쟁에서 철수할 것”이라며 “우리는 이 경쟁에 참가하는 것이 몰디브의 경제적 이익에 도움을 줄 것으로 더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발표했다.

또한, 몰디브 정부가 <오마이뉴스>에 보낸 자료에 따르면, 인도네시아 문화관광부는 “재단이 뉴세븐원더스 선정식 행사 주최국으로서 내야 할 돈이라면서 라이선스 비용으로 1천만 달러, 장소ㆍ행사 비용으로 3천5백만 달러를 요구해왔다”고 몰디브 정부에 밝혔다. 제로 와칙 인도네시아 문화관광부 장관은 “이것은 공정하지 못하고 비이성적”이라며 “나는 이 NGO 기구(재단)를 비롯한 그 어느 누구에게도 갈취 당하지 않겠다”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뉴세븐원더스 재단’, 사기성 짙은 영리사업


지난 9월 국회 문화체육관광방송통신위원회 이용경 창조한국당 의원은 제주도 세계 7대 자연경관 선정사업에 대해 “민간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사기성 짙은 영리사업일 개연성이 크다”며 “전화와 인터넷 투표를 통해 세계 7대 자연경관을 선정한다고 하면서 정작 최종 선정 기준과 절차를 공개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이 그 근거”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겨레> 역시 11월13일 사설을 통해 “뉴세븐원더스는 앞서 1999~2007년 7월에도 ‘세계 7대 불가사의’를 선정했는데, 당시 영국 <인디펜던트>는 ‘유러비전 송 콘테스트 심사가 오히려 더 객관적으로 보일 지경’이라며 야유했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 만리장성과 브라질 예수상 등을 뽑은 그 행사에 1억명 이상이 인터넷과 휴대전화 투표에 참여했다고 했으나 그게 매우 수상한 수치였다. 한 사람이 복수의 이름이나 기관명으로 투표횟수를 아무리 부풀려도 문제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개인의 복수 투표가 가능하고, 정확한 선정 기준을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많은 이들이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공신력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네스코ㆍ유엔도 관련 없어… ‘뉴세븐원더스 재단’의 공신력은?


지난 2007년 유네스코(UNESCO)는 “(유네스코는) 뉴세븐원더스 캠페인과 관련이 없다”라고 확인한 바 있다. UN협력 사무국 역시 지난 4월 “우리 사무국은 뉴세븐원더스 재단과 파트너십을 맺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이처럼 어떠한 공신력도 확인할 수 없는 민간단체의 투표에 대해 지난 4월 최초로 의혹을 제기했던 누리꾼(@pythagoras0, @AF1219, @Netroller)들은 <오마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왜 칠레, 인도네시아, 몰디브의 관료들은 그 내막을 죄다 알아차리고 더 이상 돈 뜯기기 않겠다고, 국가의 자존심을 돈에 팔아넘기지 않겠다고 하는데, 왜 우리나라의 관료들은 국민들에게 이 국제사기꾼의 사냥감이 되라고 독려하고, 수억원의 세금을 광고에 허비하고, 미친 듯이 전화투표에 열을 올리는 건가”라고 비판한 바 있다.

이러한 일련의 상황들이 뒤늦게 드러나면서 인터넷 상에서는 논란이 증폭되고 있지만, 정작 각종 포털 뉴스 사이트에서는 제주도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을 찬양하는 기사만 쏟아져나온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부의 보도자료를 받아쓰기만 하는 다수의 언론이 누리꾼들의 정보력에 뒤떨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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