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교생 64명 중 44명이 도시 학교에서 전학 온 학생들로 구성된 독특한 학교



[조은뉴스=이준철 기자]   지난주 부산의 한 중학교 학생이 20층 아파트 베란다에서 “이번 시험 정말 잘 치려고 엄청 노력했지만 뜻대로 안됐다. 성적 때문에 비인간적인 대우를 받는 이 세상을 떠나기로 결정했다”는 유서를 남기고 몸을 던졌다. “성적으로 사람을 평가하는 이 사회를 떠나고 싶다. 한국이 왜 자살률 1위인지 잘 생각해보라”는 말과 함께…

대한민국 교육의 심각한 문제점을 드러낸 어린 주검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부모와 선생님들에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한다. 각박한 현대사회의 무한경쟁과 주입식 교육, 1등 주의와 맹목적 교육열 그리고 능력과 관계없이 한 인간으로서의 행복하게 살아갈 존엄성 조차도 상실된 교육환경. 바람직한 대안은 없을까?

프로이트는 인간의 인격 형성에 대해 1단계 항문기(Anal stage), 2단계 구순기(Oral stage), 3단계 남근기(Phalic stage), 4 단계 잠재기(Latance stage), 5단계 자애기(Ganital stage)로 나누고 각 단계에서 발달에 필요한 환경적 인적 모든 요소가 충족되지 못하면 문제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결국 나이로 보면 1세부터 13~4세까지인데 유아 및 초등 교육이 얼마나 중요한가를 엿 볼 수 있다.

전교생 64명 중 44명이 도시 학교에서 전학 온 학생들로 구성된 독특한 학교

인천 강화군 하점면 산수 좋은 마을에 도심의 학교를 떠나 전학 온 학생들로 주축이 된 특성화 교육과정의 초등학교가 있다. 명신초등학교(교장 김홍남 / www.ms.es.kr / 이하 명신초)가 바로 그곳.

전교생 64명의 명신초는 44명이 도시 학교에서 전학 온 학생들로 구성된 독특한 학교다. 한때 폐교 논의가 있었던 이 시골학교가 농촌체험활동, 여름연극학교, 가을 예술학교, 전교생 모임인 다모임, 효체험 등의 특성화된 프로그램과 교육과정으로 “도시에서 찾아오는 작지만 행복한 학교”를 탄생시켰다.



2011년 인천광역시 지정 농촌체험교육 연구학교로 지정된 명신초 어린이들은 연중 실시되는 다양한 체험과 공동체활동을 통해 ‘배려와 나눔’의 마음을 실천하며 자연 속에서 여유로운 정서와 창의성을 배우며 자라나고 있다.

학교 텃밭에는 고추, 토마토, 오이, 호박, 상추, 고구마, 배추, 무 등이 고사리 같은 아이들의 손을 통해 유기농으로 재배되고 있다. 재배된 각종 채소는 학생들의 급식 재료로 사용되며 ‘품평회’를 열어 자연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갖는 시간도 갖고 있다. 지난 4월부터 현재까지 실제적인 농촌체험중심의 프로그램 운영은 아이들의 정서함양에도 큰 도움이 되고 있다.

명신초의 등교시간, 이 학교 정문에는 도시학교에서는 상상하기 힘든 장면이 매일 연출된다. 선생님들이 모두 나와서 웃는 얼굴로 학생들을 마중하는 것. 그 따듯하고 자애로운 선생님의 사랑을 듬뿍 머금고, 명신 어린이들은 즐겁고 명랑한 하루를 시작한다.

2교시가 끝나면 20분간 중간 놀이시간을 갖는다. 전체 학생들이 가장 즐거워하는 시간으로 교감선생님과 축구를 하고 교장선생님과 줄넘기도 하면서 보낸다. 이러한 ‘체험중심 교육과정’은 도시에서 농촌으로 찾아오는 전원형 학교로 자리매김하게 하는 원동력이 됐다.



또한 명신초가 자랑하는 또 다른 교육프로그램은 여름과 가을에 운영되는 ‘계절학교’다. 학생들은 여름 연극 계절학교를 통해 표현력과 창의성 및 단체활동을 통한 공동체의식을 기른다. 올해로 3년째 운영되고 있는 5일간의 연극체험은 학부모, 학생의 만족도가 다른 프로그램보다 높다. 가을 예술 계절학교는 전 학년을 대상으로 목공, POP, 북아트 등 학년별로 교사와 학부모가 협의회를 통해 프로그램을 선정, 3일간 실시된다.

명신초, 바람직한 초등교육의 모델 제시

김홍남 교장은 “학력향상보다는 ‘즐거운 학교’ 놀이터처럼 선생님들과 어울려 격려와 칭찬을 바탕으로 가르치고 있다”면서 “주입식 교육이 아니라 자연친화적 학습이 우선되어야 하며 기본적으로 몸과 마음이 건강해야 아이들이 학습 및 학력능력 향상이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해진 교과내용보다는 체험학습 및 인성교육을 중점적으로 하고 있으며 5,6학년이 되면 저 학년 때 부족했던 공부하는 습관과 학업능력을 키우는데 집중한다”고 덧붙였다.

1학년부터 6학년까지 전 학급 학생수는 적게는 8명에서 많게는 16명 수준으로 선생님들은 개개인의 사정을 살피고 개인의 능력에 맞도록 개별화 교육에 힘써 학생들의 학력 또한 매년 오르는 추세에 있다.

특히, English-Jump활동과 독서 즐기기는 이 학교의 특색사업이자 노력중점사업으로 운영되어 학부모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다. 또한 적극적인 방과후 활동 운영으로 사교육비 절감에도 앞장 서고 있다. 피아노, 바이올린, 컴퓨터, 독서논술, 뮤지컬잉글리시, 영어회화 등을 농산어촌 연중 돌봄 학교 예산으로 무료로 운영해 학부모들의 사교육비 부담을 경감해 주고 학생들의 취미활동과 특기 신장에 적극 도움을 주고 있다.

명신초는 “도시에서 찾아오는 작지만 행복한 학교”란 말처럼 학생에게 밝고 긍정적인 인성을 갖추게 하고 경쟁보다는 배려를 먼저 배우고, 농산어촌에서의 풍부한 자연 경험과 부족함 없는 교육을 통해 행복한 삶의 기초를 다지게 하는 바람직한 초등교육의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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