흰다리 새우와 대하(大蝦)

[(부산)조은뉴스=조원진 기자]  새우 5종에 대한 명칭과 애칭에 대한 설명을 끝마친 ‘황금새우’의 정구진(36) 대표는 흰다리 새우를 대하로 둔갑시키는 상술에 한숨을 토했다.

“대하는 우리바다에서 나는 토종 새우인 반면, 흰다리새우는 동남아종으로 약 8년 전 묘종을 들여와 국내 양식장에서 키운 종이다”며 “흰다리 새우는 영양도 뛰어나고 맛도 뒤처지지 않는데 왜 대하로 둔갑시켜 파는지 모르겠다”고 답답한 심정을 표현했다. 또 “흰다리 새우에 대한 인식이 바뀌어야 하며 판매자들도 흰다리라는 명칭과 그에 맞는 가격으로 판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항구에서는 가을철 별미인 대하 축제가 한창이다. 하지만 초가을부터 미각을 돋아주고 있는 대하새우가 일부 유통업자들에 의해 흰다리 새우와 혼합 유통 판매되어 소비자의 구매 선택권을 위협하는 것이 사실이다.

대하 축제에 가보면 대하 찾기는 힘들지만 상인들은 대부분 대하라고 판매하고 있다. 축제 상인들은 ‘흰다리 새우라고 판매하면 소비자들이 잘 모르고 거부감을 느끼기 때문에 대하라고 팔 수 밖에 없다’고 말한다.

대하 새우의 현주소 살펴보면 400곳이 넘는 새우 양식장 중에서 토종 대하를 키우는 곳은 5곳 정도 뿐이다. 이 현상에 대해 정 대표는 대하는 성질이 급해서 자연산의 경우 잡자마자 죽는 경우가 99%, 양식의 경우 흰반점 바이러스에 약해서 집단폐사하는 경우가 평균 2년에 한번 꼴이라고 설명한다. 그에 반해 흰다리 새우는 바이러스에 강하고 맛도 대하 못지않기 때문에 양식선호도가 높아 양식장 수가 늘어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흰다리 새우는 외래종인 묘종을 받아 국내에서 키우는 것으로 살아있는 새우를 수입하는 것은 아니다”며 “운임료, 보관료 등을 합하면 국산 흰다리 새우보다 비싸기 때문에 수입할 이유가 없다”고 말한다. 또 “국산 흰다리 새우라고 하면 손님들이 의아해 할 수 있지만 법규상 외래종도 6개월 동안 국내에서 키우면 국내산으로 팔릴 수 있다”고 전한다.

정 대표는 흰다리 새우에 대한 인식개선이 우선 되어야 대하라고 속이고 판매하는 행위가 없어질 것이라며 “현 흰다리 양식에는 친환경 유기농 양식을 선호하기 때문에 대하 못지않은 맛과 크기, 품질을 자랑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수산연구소는 흰다리 새우의 양식 연구도 중요하지만 대한민국 토생 새우인 대하의 면역력과 무병새우로 만들기 위한 연구도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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