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조은뉴스=조원진 기자]  엔·달러 환율이 1달러당 70엔대로 접어들면서 수출에 압박을 느끼기 시작한 일본기업들이 움직이기 시작했다. 일본정부도 3월 지진피해에 엔고 상황까지 가세하면서 일본 경기가 회복하지 못할까 위기의식을 갖고 대처하고 있어, 대일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기업 역시 적잖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KOTRA는 최근 ‘일본 엔高와 대일 교역환경 변화’ 보고서를 발표하고, 이례적인 엔고 상황에 대한 일본 기업들의 의견을 인터뷰하고 한·일 교역환경 변화와 우리기업의 대응 방안을 제시하였다.

8월 미국과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엔화에 대한 투기수요가 증가하면서 엔화 가치는 역대 최고치인 달러당 75.95엔까지 치솟았다. 이에 일본정부는 9월 엔고대책 중간보고를 발표하여, 시장개입을 통한 금융정책 외에도 고용, 해외기업 매수, 자원 확보를 위한 예산을 편성하는 등 다각적인 산업부흥 정책을 포함시켰다.

정부의 정책발표에 산업계의 반응은 나쁘지 않지만, 일본 기업들은 지진피해와 엔고로 어려워진 경영환경을 극복하고자 해외진출을 진지하게 고려하고 있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자동차, 전자, 기계와 같은 수출품목 제조업체는 엔화 강세가 수출 경쟁율 저하를 가져올 것을 우려해 해외 조달과 생산거점 이전을 검토하고 있다. 부품업계는 수입 비중이 높아 엔고의 타격을 덜 받는 대신 내수경기의 침체가 경쟁과열을 가져와 생산비용 절감을 위한 해외조달 확대를 검토 중이다. 유통업계의 경우 소비재를 중심으로 지진 피해와 엔고가 모두 해외수입 수요를 증가시켜 외국산 제품 수입에 대한 태도가 긍정적이다.

한국은 지리적 근접성으로 유통이 용이하고 품질도 중국, 동남아 시장보다 우수하여 일본 기업들의 투자 대상으로 적합하다. 단, 대일 무역에서 수입이 큰 비용을 차지해 엔고가 우리기업에게 오히려 더 큰 부담으로 다가올 수 있으므로 부품소재의 국산화를 위한 지속적인 기술투자도 병행되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KOTRA 김성환 일본팀장은 “최근 대지진, 엔고, 한류 열풍 등 일본에서 한국기업이 진출하기 유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라고 설명하면서, “부품소재, 소비재, 가전제품 등 유력시장에서 창출되는 신규 수요에 대한 적극적인 마케팅이 필요하며, 반면에 일본기업의 생산거점 이전, 해외기업 인수합병 수요를 유치하기 위한 각국의 투자환경 조성사례를 벤치마킹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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