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설로 수심 5~7미터로 깊어져… 관광자원으로 큰 역할 기대

[(충남)조은뉴스=이정훈 기자]  백제의 왕도였던 부여 앞을 흐르는 백마강은 1천3백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토사퇴적·수질오염·생태계 파괴로 신음하고 있었다. 때문에 부여 주민들은 금강살리기 사업을 적극 지지해 왔다. 공정이 90퍼센트 이상 진행된 지금, 부여군은 다시 깊어진 백마강과 친수공간을 활용한 친환경 수상관광 시대를 연다는 꿈에 부풀어 있다.

4대강살리기  금강 - 부여 수상관광


충남 부여는 백제의 마지막 왕도(王都)다. 하지만 현재 인구 7만6천명 남짓의 평범한 농촌도시일 뿐이다. 역대 왕조의 도읍 가운데 아직도 시(市)로 승격하지 못하고 군(郡)에 머물고 있는 곳은 태봉의 도읍이었던 철원을 제외하면 부여가 유일하다.

그래도 백제의 옛 영화를 머릿속으로 그리며 부여를 찾는 관광객이 연평균 5백여만명은 된다. 하지만 정림사지·부여박물관·부소산성·궁남지·능산리고분군·낙화암 등 부여 곳곳에 있는 문화유적지들을 둘러보는 데는 한나절이면 충분하다.

부여군 앞을 흐르는 금강 구간인 백마강(白馬江)에서도 과거의 영화를 잃은 부여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백제 말기 중국이나 일본에서 바다를 건너온 배가 구드래나루까지 들어오던 백마강은 1천3백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서 수심이 깊어야 1~2미터, 얕은 곳은 바지를 걷고 건널 수 있을 정도의 작은 강이 되어 버렸다.

금강살리기 사업, 주민 72퍼센트가 찬성

여기에는 1980년 충남과 전북에 공업용수와 농업용수를 대기 위해 만든 금강하굿둑의 영향도 컸다. 금강하굿둑으로 인해 토사의 퇴적이 심해졌다. 백마강 구간에 이르러 유속이 느려지면서 상류에서 내려운 축산·생활 하수 때문에 물이 썩는 생태계 파괴 현상도 벌어졌다.

김용태 부여군개발위원장은 아가미와 꼬리 주변이 썩어 들어간 강치의 사진을 보여주면서 “이렇게 몸뚱이 일부가 썩은 물고기들이 죽지도 않고 살아서 물속을 헤엄치고 있다”고 말했다. 남궁성 부여군청 하천계 주무관은 “금강하굿둑이 생긴 이후 부여의 특산이던 ‘우어’도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때문에 4대강살리기 사업의 일환으로 진행되고 있는 금강살리기 사업에 대한 부여군민의 기대는 매우 높다. 작년 11월 부여군민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수(全數) 여론조사에서도 주민의 72퍼센트가 금강살리기 사업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4대강사업 초기 외지에서 몰려온 4대강 반대 시민단체들을 막아낸 것도 주민들이었다. 부여군개발위원회는 1만2천여 명으로부터 금강살리기 사업 추진을 지지하는 서명을 받아 청와대 등에 제출했다. 김용태 위원장은 “‘4대강사업으로 생태계가 파괴된다’고 주장하는 반대론자들에게 ‘금강은 이미 죽었는데 뭔 소리를 하는 거냐? 실상이나 제대로 알고 반대하라’고 얘기했더니, 아무 소리 못하더라”고 말했다.

금강하굿둑 수문 열어 바닷길 열리길 희망

현재 금강살리기 사업 구간의 작업 진척률은 90퍼센트 수준이다. 부여군 관내 구간의 경우 준설작업은 끝났다. 덕분에 백마강 수심이 5~7미터로 깊어졌다. 백제보·금강역사문화관·전망대 등 주요시설물은 95퍼센트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금강살리기 사업 예산 2조2천억원 가운데 9천억원이 부여군 관내 사업에 투입됐는데, 이 중 3천억원이 백제보 건설에 들어갔다. 1천8백만 톤의 담수능력을 가진 백제보는 가뭄과 물부족을 해결하고 홍수시 유량조절에 유리한 가동보로 퇴적토사 처리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백제보 주변에는 소수력발전소, 자전거길과 산책로, 수상스포츠 및 주민체육 공간이 만들어진다. 부여군은 이를 계기로 백마강 수상관광 시대를 열어 나갈 계획이다.

금강살리기 사업과 관련해 주민들이 아쉬워하는 부분도 있다. 김용태 위원장은 “금강하굿둑을 그대로 놔둔 상태에서 준설과 친수공간 정비를 중심으로 이루어진 금강살리기 사업은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수질오염·토사퇴적·생태계파괴 등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금강하굿둑의 수문을 열어 바닷물이 유통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작권자 © 인터넷조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