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광양인

[(전남)조은뉴스=오승택 기자]   21세기를 전후해 세계는 매우 빠른 속도로 변화하고 있다. 국경을 초월하는 세계화(globalization)가 급속히 진전되고 있으며, 자율성을 갖는 지자체가 지역민의 이익을 중앙정부보다 더 효율적으로 대변하는 지방화(localization)가 세계화와 함께 가속화되고 있다.

한편 과도한 경쟁과 지도자의 계산 잘못으로 모라토리엄을 선언하는 지자체가 생겨나기도 했다. 이처럼 지자체간 경쟁이 치열한 지방화시대를 맞아 지역민의 궁금증 해소는 물론 지역발전의 지혜를 찾고자 기획한 기획대담. 2010지방공기업경영대상 우수상을 수상한 부산교통공사 안준태 사장을 만나본다.

1952년 옥곡면에서 태어난 부산교통공사 안준태 사장은 진상중학교, 순천고등학교, 부산대 법정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동아대에서 행정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22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부산시에서 교통국장, 행정관리국장, 문화관광국장, 기획관리실장, 부산광역시장 권한대행, 정무부시장을 지내다 국민고충처리위원회 상임위원을 거쳐 행정부시장을 역임했으며, 지난 2009년 1월부터 부산교통공사 사장으로 재임 중이다.

특히 부산시청에 재임하면서 탁월한 행정능력은 물론 청백리의 표상으로 널리 알려진 안 사장은 공기업인 부산교통공사 사장에 취임하여 혁신경영과 문화경영으로 만성적 적자에 시달리는 부산교통공사에 희망의 빛을 보여 대내외적으로 능력을 인정받고 있는, 고향 광양의 기개를 높인 자랑스런 광양인이다. 

  <interview>

Q, 뒤늦은 감은 있지만 2010지방공기업경영대상 우수상을 수상을 축하드립니다. 그동안 부산에서 행정능력은 물론 공기업의 CEO로서 탁월한 역량을 발휘해 부산시민은 물론 조직 구성원들로부터 대단한 신망을 받고 있는데, 수구초심(首丘初心)이라는 말이 있듯이 그동안 갈고 닦은 능력을 고향을 위해 헌신해야 한다는 말이 지역에 회자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A, 감사합니다. 제가 영광스러운 상을 수상할 수 있었던 것은 부산교통공사 조직원들의 공기업 구성원으로서 본연의 임무에 충실하고자 부단한 노력을 기울인 저희 직원들의 공로라 생각합니다. 모름지기 공기업은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지만, 필요한 비용은 그 사업의 수입에서 충당하여야 한다는 비용변제(費用辨濟)주의를 택하는데, 국민의 세금으로 설립된 만큼 개별기업의 독과점으로 인한 국민의 피해방지나 실업대책 등과 같은 사회정책적인 목적의 사업을 수행하면서도 국가나 지자체에 부담을 주지 않아야 합니다. 따라서 공직자의 본연의 기본 임무에 충실한 결과일 뿐인데, 과도한 칭찬에 오히려 송구스럽습니다.

또한, 오랜 시간 고향을 떠나 생활을 하면서도 늘 마음에는 고향의 모습이 지워지지 않았을 뿐 아니라 오늘의 제가 있도록 정신적인 지주가 된 자랑스런 광양인의 기개를 잃지 않기 위해 노력을 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고향 광양의 발전은 저의 바램이기도 합니다. 만일 기회가 된다면 미력한 힘이나마 그동안 쌓은 경험과 지혜를 고향발전을 위해 헌신하겠습니다.

Q, 고향을 잊지 않고 꾸준히 관심을 기울인 것에 대해 지역민을 대신하여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그렇다면 현재 광양이 처한 상황에 대한 진단과 함께 광양의 미래 비전에 대한 견해는?

A, 세계경제의 축이 동북아시아로 쏠리면서 신흥 경제 강국으로 떠오르는 중국과 거리가 가까울 뿐만 아니라 천혜의 조건을 갖춘 항만을 가진 저희 광양은 세계를 향한 대한민국의 관문이자 전진기지라 생각하기에 광양의 미래는 아주 밝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아무리 좋은 보석도 갈고 닦지 않으면 돌멩이에 불과한 것처럼, 아무리 좋은 환경을 가지고 있다하더라도 이를 적절히 활용하지 못하면 그 효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도시중심의 경쟁이 가속화되는 시대적 상황에서 여타의 도시에 뒤떨어지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이는 결국 오늘을 사는 우리 광양시민들의 삶의 질적인 면은 물론, 내일을 살게 될 우리 2세들에게도 영향을 주게 마련입니다. 그러나 백운산의 정기를 이어 받은 자랑스런 광양인들의 능력은 대한민국 그 어느 지역인들에 비해 탁월하다고 생각합니다. 따라서 이러한 광양인의 마음과 지적 능력의 인적 네트워크를 구성하고 이를 바탕으로 지혜와 힘을 모으면 늘 밝고 따뜻한 기운이 넘치는 세계적인 도시 광양을 이룰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광양인의 저력으로 세계적 도시 광양을 이룩하는데, 지도자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말씀으로 이해됩니다. 그렇다면 지역을 대표하는 정치인들이 필요로 하는 덕목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A, 도시발전에서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할 일이 사람입니다. 선진국으로 갈수록 복지제도가 잘 되어있듯이 인류문명 발전의 궁극적 목적은 보다 질 높은 삶을 유지하는데 그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모두가 만족해 할 수 있는 사회복지가 최종적 목표입니다. 이를 이루고, 지역을 위해서 적당히 안주하지 않고 자신의 모든 것을 바칠 수 있는 멸사봉공(滅私奉公)의 헌신적 마음가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광양의 미래에 대한 긍정적인 견해를 환영하며, 말씀 중에 지적한 바와 같이 지역발전과 관련한 많은 문제 가운데 특히 지역민의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 광양항의 활성화입니다. 동북아시대의 도래와 함께 광양항의 역할은 물론 활성화에 대한 지역민의 기대치가 높았었습니다. 그러나 중앙정부의 부산항과 광양항의 양항체제(Two Port System) 정책이 부산 신항의 개항과 평택항 등 분산된 탓에 원래의 취지와는 다른 진행이 되면서 실질적으로 광양항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에 대한 견해는?

A, 지난 4월 5일자 경향신문의 보도에 따르면, ‘전남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각종 화물을 싣고 내리느라 북적거려야 할 부두 본래의 모습이 실종됐다’란 제하에 ‘부두에 설치된 대형 크레인 30대 가운데 3분의 1인 10대가 아예 멈춰 있기 때문이다’라고 했습니다.

이와 함께 ‘광양 컨테이너부두에는 당초 5개 부두 운영사가 모두 30대의 대형 크레인을 이용하여 각종 수출입 화물을 배에 싣고 내렸으나 현재는 3개사가 20대의 크레인만 운영하고 있다’ ‘지난달 31일자로 동부익스프레스사가 부두 운영권을 포기하고 철수’했으며, ‘이에 앞서 2009년 말에도 4대의 크레인으로 연간 컨테이너 80만TEU를 처리하던 다국적기업인 허치슨사가 부두 운영을 포기했다’면서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의 운영사가 최근 경영난으로 잇따라 철수하면서 5일 현재 ‘부두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하고 있다‘,‘최근 2년여 사이 광양항 컨테이너부두의 ‘공동화 현상’이 가속화하면서 부두 운영에 비상이 걸렸다‘고 하였습니다. 이 기사를 보면서 가슴이 아팠는데, 광양컨테이너부두는 전체 처리능력이 연간 540만TEU에 달하기 때문에 당장 수출입 화물의 하역과 선적에 지장을 받지 않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부산항과 함께 ‘양항체제(Two Port System)’ 구축계획에 따라 건설한 광양항의 명성에 치명적 손상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최근 광양 컨테이너부두 등을 ‘항만공사’로 전환하여 민영화하는 문제가 본격 대두되기도 하지만 새로운 부두 운영사를 찾기도 어려운 실정입니다.

따라서 광양항 컨테이너부두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선 정부 차원의 과감한 개선책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광양항은 천혜의 자연조건뿐만 아니라, 신흥경제강국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과의 거리, 국토의 균형발전 등 제반 상황을 고려할 때 대한민국의 핵심적인 항으로 육성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선 광양인의 결집된 힘과 정부차원의 노력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아울러 21세기 해양의 시대를 맞이해서 이를 관리, 개발하기위해 해양수산부의 부활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Q, 이럼에도 불구하고 얼마 전 전라남도는 서남권경제자유구역 지정을 신청할 예정이라고 밝히면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의 산업, 물류 등 제조업 분야와 함께 지역경제를 이끌어갈 양대 축으로 자리하게 돼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하였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여타 경제자유구역청 가운데 유독 저조한 양상을 보이는 광양만권자유구역청의 정체상태는 침체 또는 퇴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이에 대한 견해는?

A, 전라남도의 서남권경제자유구역 지정이라는 말은 ’선택과 집중‘이라는 현대적 키워드와는 약간 거리가 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도 갈 길이 먼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을 생각할 때 지금은 ’집중‘하는 것이 마땅한 일이 아닌가 생각됩니다.

또한 광양만권경제자유구역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저희 광양시를 포함한 여수와 순천 등 광양만권역의 어느 한 지자체의 노력만으로는 역부족인 면이 있습니다. 따라서 광양만권 활성화에 있어 절대적 사안인 SOC확충을 위한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 제기되고 있는 광양만권의 씽크탱크를 위한 연구소의 공동설립 등은 효과적 방안이 아닌가 생각합니다. 또한 SOC가운데 가운데 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갈수록 높아지고 있습니다. 특히 고속철은 저희 광양시가 동북아의 물류거점도시로 거듭나는 데 있어 절대적으로 필요로 하는 문제라 생각합니다.

광양항 활성화는 물론 전라선에 이은 경전선의 복선화와 고속철화는 절대적이기에 정치권은 물론 지역민 모두의 힘을 모아야 할 사안이라 생각합니다. 아울러 남해안 Sun-belt의 중심에 있는 광양시의 발전을 위해 집중적인 정책적 지원이 절실하다고 생각합니다.

Q, 많은 시간 대담에 응하여 주신 것에 감사드리며, 마지막으로 광양시민에게 드리는 인사 말씀을 부탁한다.

A, 존경하고 사랑하는 광양시민여러분, 이제까지의 대량 생산체제중심의 산업사회는 인간성의 상실과 함께 산업화에 따른 과도한 개발로 인해 자연훼손, 생활환경 오염 등과 같은 문제가 나타났습니다. 그러나 21세기 접어들면서 지식을 기반으로 혁신과 창조력이 강조되는 새로운 사회가 전개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도시의 경쟁력이 요구되는 지방화시대, 지역발전의 우선적 과제는 적극적인 주민참여라고 생각합니다. 주민참여에 의한 지역개발이란 주민의 다양한 필요를 발굴해 주민들이 직접 참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으로, 주민의 건강, 복지, 교육, 공동체 형성 등의 분야에 보다 관심을 높이는 일입니다.

또한 도시중심의 세계촌 시대에서 지역의 개성화는 여타 도시와의 경쟁력 확보의 절대적 관건입니다. 따라서 광양시의 개성화는 광양시민과 시민, 시민과 광양이 갖고 있는 자연적 환경 사이의 관계를 풍요롭게 해야만 이뤄집니다. 다행히도 백운산의 정기를 이어 받은 우리 광양은 이러한 모든 것을 갖췄습니다.

이제 해야 할 일은 광양인 모두의 힘과 지혜를 모으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격려와 성원으로 광양인의 기개를 잃지 않고 노력해 온 저 역시 상경하애의 아름다운 미풍양속과 광양인의 훌륭한 전통을 되살려 시민 개개인의 삶이 풍요로운 광양을 만드는 일에 미력한 힘이나마 보태겠습니다.

존경하고 사랑하는 광양시민여러분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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