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기가스 배출 0%, 연간 유류비 60% 절감

[(울산)조은뉴스=양일수 기자]  현대중공업이 세계 최초로 배터리(battery) 충전 시스템을 21톤급 굴삭기에 접목시킨다.

현대중공업은 최근 지식경제부로부터 ‘21톤급 배터리 굴삭기 개발’ 국책과제의 주관기관으로 최종 선정됐으며, 오는 2016년까지 134억원을 투입해 전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21톤급 굴삭기의 동력원을 배터리 충전 방식으로 개발한다고 7일(목) 밝혔다.


배터리 굴삭기란 공사장이나 전기차 충전소 등 산업용 전기가 들어오는 곳이면 어디서나 굴삭기에 설치된 배터리팩에 전기 코드를 꽂아 충전할 수 있는 굴삭기를 말하며, 배터리로 전기모터를 가동하는 전기차와 같은 원리를 채택하고 있다.

고유가 현상으로 인해 유류비 절감이 굴삭기 구매의 핵심 요인이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배터리 굴삭기는 충전에 필요한 전기료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연간 유류비가 기존 굴삭기 약 6천만원(중대형 승용차 20대분)의 40% 정도면 충분하다.

배터리 굴삭기는 경유를 사용하는 디젤엔진이 아닌 전기모터로 가동돼 배기가스 배출이 전혀 없다는 것도 큰 장점. 미국과 유럽에서는 각각 2015년, 2016년까지 건설장비 배기가스 배출량을 현재보다 90% 이상 의무적으로 감소시키는 등 친환경 장비 개발에 대한 관심이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고 있어 전기굴삭기 수요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010년 세계 최초로 개발한 릴방식(reel, 작업 중 전기케이블이 연결되어 있는 유선 방식) 전기굴삭기를 비롯해, 이번 배터리 굴삭기 개발을 통해 향후 세계 전기굴삭기 시장을 선점할 것으로 전망되며, 오는 2024년까지 전기굴삭기 시장점유율 20%, 매출 57억불을 달성해 이 분야 세계 1위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다.

이번 개발을 담당한 현대중공업 기계전기연구소에 따르면 전기굴삭기 시장 규모는 2020년 135억불, 2024년에는 300억불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자진 현대중공업 상무(건설장비 개발부문)는 “배터리 굴삭기 개발을 통해 국내의 배터리, 전동기, 인버터 등 관련 부품산업 활성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향후에도 최첨단 기술이 접목된 하이테크 건설장비를 지속적으로 개발해 세계 건설장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국내 최초로 디젤엔진과 전기모터를 함께 사용하는 하이브리드 굴삭기를 개발한 바 있으며, 올 하반기 중 스마트폰으로도 건설장비 고장여부, 부품교환시기 등의 정보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는 하이메이트(Hi-mate) 서비스도 실시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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