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Y출마에 '친 정세균' 등 민주 의원들 맹공…박희태도 '울산 출마' 가시화

'4.29 재보궐' 선거의 확정 지역이 속속 모습을 드러내면서 재선거 열기가 가열되고 있는 가운데, 18대 총선과 17대 대선 당시 낙선의 쓴 맛을 본 '거물급' 정치인들의 귀환이 본격화 되고 있는 양상이다.

"전주 덕진이 내 정치적 모태"라는 말을 남기며 지난 12일 이지역에서의 출마를 공식 선언한 정동영 전 통일부장관. 워싱턴 간담회를 통해 정치활동 재개를 선포한 정 전 장관은 "13년 전 설레는 마음으로,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 역시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는 울산 북구 재보선에 사실상 출마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지만 이들의 정치귀환을 바라보는 당 안팎의 비판이 만만치 않아, 이에 따른 정치적 후폭풍 또한 상당할 전망이다.

전주 덕진 예비후보 5명 "정 전 장관 출마는 당 지도부와 국민 능멸한 처사"

민주당 김양곤, 민경선, 임수진, 한명규, 황인택 의원 등 전주 덕진지역 출마 예비후보 5명은 15일 공동 명의의 비난 성명을 발표, "정동영 전 장관의 출마 선언은 당 지도부와 국민을 능멸한 처사"라며 강도높은 비판을 가했다.



이들은 "워싱턴에서 당과 국민에게 일방적으로 출마를 통보한 것은 당의 선거 전략에 재를 뿌린 결과를 초래했다"며 "정 전 장관이 지난 총선에서 '동작구에 뼈를 묻겠다'고 한 약속을 지키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출마 포기를 촉구했다.

이와 함께 "자신의 지역구를 개인 사욕에 의해 수시로 바꾸는 정 전장관이야 말로 심판의 대상"이라며 "개혁 공천을 통해 MB정권 1년 실정을 심판하려는 당 선거전략에 재가 뿌려졌다. 민주당은 사당이 아니며, 덕진은 뻐꾸기 둥지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임종석 전 의원이 '정치인에게 지역구는 아무 때나 게임하듯이 바꾸는 것이 아니다'고 한말을 가슴에 새겨야 할 것"이라며 "대선 참패 후 미국행을 선택했던 그가 과연 8개월 동안 자성의 시간을 가졌는지 조차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지난 총선 당시 후배에게 물려주었던 지역구를 한마디 사죄도 없이 빼앗으려는 작태는 정치인으로서 최소한의 도덕과 윤리마저도 저버리는 것으로 이 역시 비난받아 마땅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친 정세균' 등 민주 의원 10명도 "내부 분열은 패배 자초하는 길"

이밖에 김부겸, 김동철, 김상희, 백원우, 신학용, 양승조, 우제창, 이광재, 조정식, 최재성 등 민주당 소속 10명의 의원들도 이날 '정 전 장관은 출마를 재고해야 한다'는 제목의 성명을 내고 "국민 정서와 당원 바람을 저버린 매우 부적절한 판단"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당과 상의없이 개인의 입장만을 일방적으로 앞세우는 것은 올바른 지도자의 자세가 아니다"며 "누구라도 당을 분열과 갈등으로 몰아넣어선 안된다"고 지적했다.

특히 "보수 세력들은 정 고문의 출마 발표만으로도 내분과 적전 분열을 이야기하고 있다"며 "우리의 상황이 매우 엄중한 이때, 정 고문의 출마는 과거 대선후보의 고향복귀에 대한 찬반 논란으로 이어져 선거 의미를 크게 퇴색시키고 있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들은 "유권자와의 약속을 저버리고 지역구를 자신의 편의대로 옮기는 것은 책임 있는 정치인의 자세가 아니다"라며 "소수야당으로 공룡 여당을 견제하겠다고 호소해야하는 처지에 내부 분열된 모습을 보이는 것은 패배를 자초하는 길"이라고 철회를 촉구했다.

한나라당 박희태, 울산 북구 출마 가닥?...민노-진보신당 "큰 망신 당할 것"

정동여 전 장관의 출마 선언은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에게 까지 영향을 미친 양상이다. 대선후보까지 지낸 '야당 거물'이 선거 전면에 나서면서, 여당 대표인 박희태 대표의 출마론에도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앞서 박 대표는 지난13일 <CBS노컷뉴스>와의 전화 통화에서 "울산 (북구 출마) 얘기는 전혀 들어본 적이 없다"고 말하면서도, "지금음 그 어떤 얘기도 할 상황이 아니다"라고 밝혀 출마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음을 시사했다.


특히 윤두환 전 의원의 '의원직 상실형'이 확정된 이후, 한나라당 내에선 '거물급' 정치인을 투입해야 이지역을 지켜내는데 승산이 있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노동자들과 진보진영의 '메카'로 자리잡고 있는 울산 북구 지역이 민주노동당과 진보신당 등의 세력 기반이라는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박 대표의 한 핵심 측근은 "판이 짜였으니 어떻게 할 지 빠른 시일내 결정해야 한다"며 "늦어도 이달말까지는 결정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아울러 "당에서 울산 출마를 건의해 오면 박 대표가 진지하게 고민할 것"이라며 "박 대표가 출마를 한다면 현재로선 울산이 될 가능성이 높지만 여론의 반응을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이에 대해 민노당과 진보신당은 즉각 반발하고 나서는 동시, 이미 이번 재보선을 통해 이명박 정부 심판을 외치고 나선 이들은 오히려 박 대표의 출마를 촉구하며 반드시 정부여당의 독주를 견제할 것이라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진보신당 조승수 전 의원은 13일 "박 대표가 나온다면, 집권여당의 책임자로서 반드시 평가를 받아야 한다"며 "이왕 출마하시려면 울산 북구로 오시기 바란다. 저희가 고령에 맞게 잘 예우를 해서 반드시 평가를 해드릴 자신이 있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민주노동당 예비후보 중 한 명인 김창현 울산시당 위원장도 "민주주의를 짓밟은 한나라당을 대표하고 정부를 대표할 수 있는 사람이 이 곳에 온다면 노동자들과 서민의 심판을 받을 것"이라며 "한나라당은 울산에서 큰 망신을 당하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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