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 평창군 도암면 차항 2리.

57가구 201명이 사는 작은 마을이지만 농산어촌어메니티연구회 소속 교수, 연구원 등 전문가들은 우리나라 최고로 살기 좋은 마을로 평가한다. 자연환경, 경관, 주민의식, 소득, 문화환경, 자긍심 등 여러 분야에서 탁월하다는 말이다. 차항 2리는 인간이 살기에 가장 적합하다는 해발 700m 대관령 고원에 위치해 있다.

차항 2리의 주 소득원은 씨감자다. 고원이 감자 재배에 적합한 입지적 특성을 잘 살린 것이다. 차항 2리에서는 씨감자 원종을 개량하고 보급종을 대량 생산해 소득을 올리고 있었다.

이곳에서 생산되는 ‘대관령감자’는 당질이 우수하다. 칼류, 알기닌, 사포닌, 비타민C를 다량 함유하여 최상급 판정을 받고 있다.

차항리 최덕규이장은 “주민들은 서늘하고 한랭한 기후조건을 잘 살려 품질 좋은 씨감자를 생산해 타지보다 좊은 소득을 올리고 있다”고 자랑했다.

정부에서 수매하는 대관령 씨감자의 30%(4,000t)를 차항리에서 생산하고 있어 차항 2리에서는 호당 10~30ha의 경작지에서 해마다 4억~5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이렇게 되기까지 차항2리는 적지 않은 우여곡절을 겪었다. 씨감자 생산에 지리적 이점이 있다곤 하지만 주민들이 합심하지 않았으면 ‘씨감자 메카’로 거듭날 수 없었다. 특히 감자 윤작피해를 줄이고 생산량을 조절하기 위한 주민 합의 과정이 가장 큰 난관이었다.

씨감자 외에 친환경농법으로 여름 배추와 당근, 파세리, 파프리카, 딸기, 서양란 등을 생산하게 된 것도 우연히 이뤄진 것은 아니다. 원래 이들 농산물은 감자 윤작을 막기 위해 한 해 감자를 심었던 땅에 재배하던 것을 특화시켜 이제는 전국적으로 유명해졌다.

이 덕에 딸기 등 대부분의 야채류는 전량 일본으로 수출되고 있다. 감자와 채소류 생산으로 농업소득만 호당 1억원 이상의 순이익을 내고 있다. 전국에서 가장 잘 사는 농촌마을이 된 것이다.

‘고원스포츠’도 또 다른 마을의 소득원이다. 승마와 산악자전거, 고원관찰들이다. 이를 위해 이 마을은 경주마나 대관령 한우, 사슴 등을 초지에 방목하고 있다. 마을에 있는 5개 목장은 방목체험이나 승마체험 프로그램을 운용하고 있다. 승마체험은 1인당 1만 5천원을 받는다.

유럽형 경관은 마을의 또 다른 자랑거리다. 원래 경치가 뛰어났지만 주민들이 지난 10여년간 노력한 끝에 오스트리아 레오강 지역과 같은 뛰어난 경관을 조성했다. 푸른 초원에 수 많은 가축떼를 방목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펜션도 10채를 건설, 운영하고 있다. 1박에 10만~25만원이나 하지만 항상 도시 관광객들로 넘친다. 평창군 농업기술센터 이상명 계장은 “차항 2리는 감자밭 118ha(35만평) 외에 목장과 목초지도 2백 40만평이 넘는다.”며 “이를 바탕으로 전국 유일의 고원체험형 마을로 특화시키고 있다”고 소개했다.

여름에는 모기가 없을 만큼 서늘해 고원관광지로도 유명하다. 가을에는 황병산 단풍이 매우 아름다워 단풍으로 둘러싸인 등산로가 일품이다. 겨울에는 많은 눈 덕분에 스키의 메카로 자리잡아 많은 사람들이 찾는다. 주민들은 이 마을을 사계절 리조트로 가꿀 계획이다.

산림청에서도 마을의 잠재력을 평가해 산촌종합개발사업지로 선정했다. 산림청 경영지원과 진헌무 계장은 “차항 2리는 매우 독특한 산촌문화와 입지를 활용해 소득을 창출하는 마을로, 주민이 원하는 형태로 발전할 수 있도록 돕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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