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뉴스=안희환 논설위원 칼럼]  청문회 스타라는 말이 있습니다. 청문회를 통해 숨겨진 진실을 폭로함으로써 유명해진 국회의원을 가리키는 말입니다. 파급효과가 큰 것을 폭로할수록 그만큼 널리 알려지고 인기를 얻게 됩니다. 청문회를 통해 대 국민적 지명도를 높이고 그것을 발판 삼아 정치인으로서의 입지를 높인 사람들이 꽤 많습니다.

국회의원으로서 감추어진 진실을 드러내는 것은 본연의 직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런 면에서 청문회 스타 자체를 혐오하거나 문제시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그 덕분에 국회의원들 간에 선의의 경쟁이 벌어질 수도 있고 잘못된 현상들이 바로 잡힐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들이 알 권리를 누릴 수 있는 기회도 제공되기 때문입니다.

문제는 성실하고 꾸준한 의정 활동을 통해 능력을 검증받으려하기보다 충격적인 내용을 폭로하는 것으로 대체하려는 모습도 볼 수 있다고 하는 점입니다. 그런 과정에서 나오는 것이 왜곡된 자료 제시와 무차별적인 의혹 제기입니다. 대상이 되는 사람이 상처를 입거나 명예훼손을 당하거나 곤욕스러운 상황에 처하는 것은 상관하지 않은 채 한 건 터뜨리려는 욕심만 드러내는 국회의원들을 보면 국민의 대표라고 보기엔 뭔가가 꺼림칙해집니다.

최근에도 그와 같은 일이 벌어졌습니다. 민주당의 이석현 의원이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의 아들에 대해 서울대 로스쿨 부정입학 의혹을 제기한 것입니다. 만약 사실로 밝혀졌다면 이석현 의원은 주가를 높일 수 있었을 것입니다. 한나라당의 안상수 대표는 그 동안의 말실수와 맞물려 궁지에 몰렸을 것입니다. 한나라당 전체도 도덕성에 큰 타격을 입을 것이고 반대로 민주당은 기세등등할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석현 의원의 의혹 제기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충분한 자료조사와 검증이 없이 한 건 터뜨리기 식이었음이 드러난 것입니다. 실컷 상대방을 모욕하고는 아니면 말고 식의 태도를 보인 이석현 의원과 그런 이의원을 지원 사격한 박지원 원내대표, 그리고 함께 호응한 민주당의 꼴이 우스워지고 말았습니다. 수습을 해야 할 상황이기에 민주당의 손학구 대표가 사과까지 하게 되었습니다.

이번 사안은 그냥 있을 수 있었던 에피소드로 넘어가서는 안 됩니다. 한나라당이 이석현 의원과 박지원 원내대표 등을 상대로 명예훼손으로 고소하였는데 검찰은 대상이 정치인이라고 몸 사릴 것이 아니라 철저한 조사를 해야 할 것입니다. 사법부에서도 명예훼손에 합당한 처벌을 내려야 할 것입니다. 그것이 무차별적인 폭로전을 방지하는 기회로 작용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그 동안 국민들은 정치인들에 비해 상대적인 박탈감을 느껴왔습니다. 일반 국민들의 경우 문제시 되고 처벌까지 받는 일들이 국회의원들에게는 문제시 되지도 않고 법적 처벌에서 벗어나는 경우를 많이 보았기 때문입니다. 유전 무죄, 무전 유죄라는 것 이상으로 유권 무죄, 무권 유죄라는 생각이 국민들에게 있는데 이런 분위기를 불식시켜야 하는 것입니다.

이번 일은 어느 정당을 지지하느냐 하는 것과는 별개의 것입니다. 피해자가 민주당 의원이고 가해자가 한나라당 의원이라 해도 마찬가지입니다. 어느 당이든지 간에 양식을 가진 사람들이 활동을 해야 정상적인 국회운영이 가능하지 않겠는지요? 한 방을 때려 뜨려는 얄팍한 생각을 버리고 진정으로 국민을 위해 일하는 일군으로 승부를 내는 국회의원들이 많아지기를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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