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조사] 주요신문 조사, 'MB 1년' 신뢰도 급강…지지율도 30%고착화

이명박 대통령이 오는 25일로 취임 1주년을 맞는 가운데, 현 시점에서 대통령 선거를 다시 치를 경우 국민 10명 중 6명 이상은 이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갖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대선 당시 이 대통령의 득표율이 48.7%에 달했던 점을 감안한다면, 지난 1년 간 국정운영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도'가 현격히 떨어졌다는 반증이며, 실제로 주요언론사들이 23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도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30% 초반대를 유지했다.

응답자 64.9% "지금 선거한다면 이 대통령에게 투표하지 않겠다"

<경향신문>이 여론조사 전문기관 '현대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성인 남녀 1천명을 대상으로 20~21일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64.9%가 "하지 않겠다"고 답했다. 



이에 반해 "이 대통령에게 투표하겠다"는 응답은 28.4%에 불과했으며, 잘모름과 무응답은 6.7%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다고 밝힌 사람 가운데 38.2%가 "투표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조사됐다.

이른바 '강부자' 내각으로 파열음을 낸 이명박 정부가 '촛불 정국'과 경제위기 등 지난 1년 간 국내외적 어려움을 겪는 과정에서, 국민과의 소통부재와 정부여당의 '일방통행'이 드러난 이후 '신뢰도' 급감이라는 상황을 초래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세대별의 경우, 20대(77.9%), 30대(75.5%), 40대(68.7%) 순으로 연령이 낮을수록 투표하지 않겠다는 응답이 높았으며, 60대 이상에서만 유일하게 "투표하겠다"(48.7%)가 "투표하지 않겠다"(38.4%)보다 높게 나타났다.

지역별로 보면 이 대통령의 지지기반이었던 '대구·경북'과 '부산·울산·경남' 지역에서도 "투표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각각 54.2%, 61.4%로 절반 이상이었다.

이같은 현상은 <한겨레>의 여론조사 결과에서도 동일하게 나타났다. 이 신문이 '리서치플러스'에 의뢰해 지난 21일 실시한 조사결과에 따르면, 응답자의 57.9%가 "지금 대통령 선거를 다시 한다면 이명박 대통령을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반면 "지지하겠다"는 응답은 10명 중 3명에도 미치지 못하는 28.9%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찍었다고 밝힌 응답자 중, 33.4%가 지지하지 않겠다고 밝혔으며, 48.7%만이 "이 대통령을 다시 지지하겠다"고 응답했다.

55.5% "1년간 잘한것 없다"…<중앙> "정치적 신뢰회복 시급"

한편 이명박 대통령에 대한 국정운영 지지율도 30%초반에 머물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경제위기와 대북정책, '국민과의 소통' 등 국정 운영 전반에 걸쳐 사실상의 '낙제점'을 받았으며, 지지층 이탈 현상도 두드러지게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

<경향>과 <한겨레>, <중앙일보>와 <조선일보>가 이날 공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지지율은 각각 32.7%, 34.1%, 32.2%, 33.5% 등 30% 초반대로 고착화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 <경향> 조사에선, 국정운영 지지도가 낮은 원인을 두고 '대통령 본인'이라는 답변이 35.9%였으며, 여당(22.7%), 대통령 참모(16.2%), 야당(12.0%)이 뒤를 이었다.

이와 관련, <중앙>도 "최소한의 신뢰가 전제되지 않을 경우 정부정책이 곧 불신과 냉소 대상으로 전락한다는 뜻"이라며 "정치적 신뢰회복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이밖에도 <한겨레> 조사에선, '지난 1년 동안 무엇을 가장 잘못했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경제회복 노력 부족, 취업난, 물가불안 등 경제 관련 응답이 24.0%로 가장 많았으며, 국민여론 수렴 부족 11.6%, 서민외면 정책 6.1% 순으로 조사됐다.

<경향>도 "지난 1년 동안 정부가 가장 잘한 분야에 대한 물음에는 '없다'는 답변이 전체의 55.5%를 차지했다"며 "가장 잘못한 분야는 경제를 선택한 답변이 37.4%로 가장 많았고 정치(17.8%), 남북관계(15.2%), 교육(9.7%) 순으로 뒤를 이었다"고 밝혔다.

이밖에도 응답자 80.3%가 "현 경제위기에 있어서 이 대통령의 책임이 있다"고 답했으며, "책임이 없다"는 응답은 18.5%에 머물렀다.

<국민일보>가 이날 밝힌 여론조사 역시, 지난 1년 간 이명박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는 응답자가 29.0%로 1위를 차지했으며, 특히 69.3%는 현 경제위기에 대해 "IMF 외환위기 때보다 더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민주당 정세균 대표는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경제와 민주주의, 남북평화 모두 후퇴한 역주행 1년 이었다"며 "정상적인 정부라면 6,70점은 되겠지만 이명박 정부는 반절도 안되는 50점 이하의 F학점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이어 2년차를 맞는 이명박 대통령은 제발 국민들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갈등보다는 통합을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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